장르
소설을 읽는 이유는 3가지
'즐거움' 때문이다.
하나는
‘영웅’이
될 수 있는것.
주로
형사가 돼서 범인에게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한다.
그
과정이 치밀한 두뇌싸움이건,
거친
몸싸움이건 즐기게 된다. 둘은
‘범인’이
될 수 있는것.
사람은
누구나 내재된 욕망이 있다.
잠재된
폭력성,
숨기고픈 악의
같은 것.
그것이
법으로든 이성으로든 통제되는데,
소설은
잠시 그 고삐를 풀게 한다.
셋은
‘반전’.
증거와
인물을
관찰하고 작가의 의도를 해석해 답을 찾았을 때,
그
노력을 한순간에 박살내는 반전은 묘한 쾌락을 선사한다.
자,
여기
3가지
즐거움이 꾹꾹 눌러 담긴 소설이 있다.
특히나
'반전'은 이 소설을 ‘반전소설’이라
자부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독자가
형사가 될지 범인이 될지는 모른다.
3가지가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웅동체’처럼
한 몸이니.
대놓고
‘반전소설’
그래도
절대 알 수 없는 반전은 무엇일까?
“어떻게
죽었습니까?”
“살가죽이
벗겨진 채로요.”
-
산채로
살가죽을 벗기는 연쇄 살인마 ‘블러드 맨’
그를
쫓는 살인현장을 읽는 뛰어난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
‘소름끼치게,
그는
너무나 가까이 있었다.’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는 30년만에
고향을 찾는다.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 때문이다.
제이크의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였으나,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이다.
제정신이
아닌 아버지는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르고 병원에 입원했다.
엉망진창인
집안을 보며 감상에 젖어들 때,
전화가
걸려온다.
살인사건이
벌어졌으니 공조를 해달라는 것.
제이크가
묻는다. “어떻게
죽었습니까?”
“살가죽이
벗겨진 채로요.” 보안관의
대답에 공포와 분노가 되살아난다.
현장에
도착하자,
엄마와
아들로 추정되는 사체를 발견한다.
범인은
피해자의 살가죽을 산 채로 벗겨냈다.
30년전
어머니가 살해당한 방식이다.
제이크는
동일범임을 확신하고,
그의
확신에 답을 하듯 범인은 '사냥'을 시작한다. 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막기 위해,
현지보안관과
범인을 추적하지만,
정신
나간 아버지의 '도망가!'란 비명 섞인 경고뿐이다.
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때마침,
초강력
허리케인이 다가온다.
텅
빈 마을, 증인은 없고 시체만 쌓여간다.
제이크를
걱정한 아내와 아들은 유령 마을에 발을 들이고,
불안한
제이크는 하루빨리 섬을 나가기 위해,
사건에
몰두한다.
마침내
아버지의 기괴한 그림에서 범인의 윤곽이 잡히고,
실마리를
잡으려던 찰나.
제이크는
절규한다.
아내와
아들이 사라졌다!
처참히
도륙 당할 아내와 아들...
제이크는
온전히 그들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
‘반전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대담하고 악랄한
데뷔작
불친절한
‘추론’과 평범한
'일상'에 감춰진, 지나칠수 밖에 없는 복선!
그
누구도 깨트릴 수 없다! ‘충격’과
‘혼돈’의
참혹한
반전!
'반전'을
만들기 위해선 객관적인 증거와 증언이 필요하다.
이것들을
조립해 나가는게 수사과정이고,
독자는
이것을 통해 범인을 색출한다.
이때
작가는 속임수를 쓴다.
객관적인
것을 비틀린 시선으로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블러드맨>은
이 공식을 무참히 깬다.
<블러드맨>은
증거를 수집해 나가는 것보다,
제이크의 '특별한 능력'에
주목한다. 제이크는 범죄현장을 보면,
범인의
입장에서 피해자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상상해 재구성한다. 즉
독자에게 주어진건 매우 불친절하고 불확실한 ‘추론’이 전부다. 이것이 관찰에 의한 합리적인 결과물로 ‘콜드리딩’이라
불리는 수사기법이라 강조하지만, 사실 '객관에 가까운 주관'일
뿐이다.
‘믿지
마라’라는
것이 스포가 될 수 있지만,
믿을
수 밖에 없다.
주어진
게 그것뿐이니.
추론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일지는 독자의 몫이다.
또한
'현장'에서의 추론이 만드는 복선은 일부분이다.
나머지는
제이크의 ‘일상’에서
비롯된다. 평범한
소음,
지나친
시선,
단순한 일과, 배경의
한 부분 등이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여 반전의 밑바탕이 되어있다.
책이
500페이지이고,
정신없이 몰아치는 광폭한 연쇄살인의 한가운데, 과연 전부 기억해 낼 수 있겠는가?
분명
중간중간 뭔가 이상하고 깨름직 하지만 도저히 짐작할 수 없다.
더군다나 '상영금지작'같은
살인묘사는 공포감을 조성해 독자의 사고를 마비시킨다. 또한 블러드맨은 도통 정체를 들어내지 않으니, 보이지 않은 무언가가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초조해진다.
많은
것을 이야기 했지만, 절대 스포가 될 수 없다. '반전소설'이라 내세우지만 그 반전 절대 알 수 없다.
설사
안다해도, 그 참혹함에 차라리 아니길 바라며 스스로를 속이게 될 것이다.
결국
작가는 당당히 '반전'이라 부를만한, 충격과 경악의 결말을 선사함으로 데뷔작임에도 독자의 뇌리에 박힌다.
+@
전반은 충격,엽기적인 살인방식에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결국 독자의 이목 끌기에 성공한다
중후반은 자연재해로
고립된 무대, 계속되는
참극, 진화하는 괴물, 사라진 가족등 한꺼번에 덮쳐와 긴장감이 폭발한다
결말은 진실(반전)은
어떤 살인보다 끔찍하고, 잔인하다. 그 음울하고 슬픈 마지막장면은 뒷맛이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