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
정준오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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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

 

정준오 지음

메이킹북스 출판




여행의 매 순간은 나에게 가장 낯선 순간이다.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곳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곳에 나를 동화시킬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익숙해진다.





‘아프리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미지의 세계...

드넓은 초원...

야생동물...?



이렇게 생소하고도 낯선 ‘아프리카’라는 곳을 그냥 여행도 아닌,

무려 ‘자전거’로 종단 여행을 떠난 멋지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늘 소개할 책에 담겨있습니다.

바로 붉은 노을진 하늘 아래 펼쳐진 넓은 초원의 배경을 표지로 시작하는 <세렝게티의 낯선 자전거>입니다.






자전거로 떠나는 아프리카 여행기가 펼쳐지는 이 책의 저자는 정준오 작가님입니다.

20살 여름방학 때 가게된 중국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26살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아프리카의 여러 곳을 횡단하는 여행을 다녀온 뒤 그 생생한 경험담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목차인 ‘CONTENTS’ 다음과 같아요.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총 6장에 걸쳐서 6개의 나라를 두루 거친 여행기를 담고 있고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끝이 나게 됩니다.



[프롤로그]


[1장] 이집트

[2장] 수단

[3장] 에티오피아

[4장] 케냐

[5장] 탄자니아

[6장] 잠비아


목차의 제목들과 각 장의 에피소드 이름들만 봐도 여러 나라에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와 재밌는 여행기가 궁금해지지 않나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본문에 대해 살펴볼께요.









[프롤로그]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이 내 인생의 가장 힘든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의 길을 나오기 위한 워밍업에 지나지 않았음이 명확해진 지금이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던 사막 길의 마지막을 밟았던 순간처럼, 지금 이 순간도 더디고 힘들지만 끝이 있다는 걸, 이겨낼 수 있다는 걸 확신한다.






[1장] 이집트





자전거 여행은 허기짐의 극한을 맛보았던 인도 배낭여행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곳에서 만난 외국인 부부는 자전거로 아프리카 여행을 하다 휴식차 인도에 왔다고 했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 여행도 좋아하고 체력도 좋은 나지만, 어떻게 자전거로 10,000km가 넘는 아프리카를 종단할 생각을 하는지? (중략) 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난 그렇게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부의 다이내믹한 여행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p17 중에서



이전에 중국, 인도를 여행해봤던 저자도 아프리카 여행은, 그것도 자전거를 이용하여 다니는 여행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인도에서 만난 한 부부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결국 6년 후에 떠나게 된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그 시작의 계기는 우연이지만 마치 운명같은 느낌이 있네요.








자전거에 카메라, 침낭, 갖가지 전자 제품 등 25kg이 되는 방대한 짐을 실었다. 미처 싣지 못한 짐은 어깨에 멨다. 무거운 짐 대문에 상체는 잔뜩 구부린 채로 페달을 밟아야 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달팽이다. 등딱지에 붙어 있는 집채만 한 짐을 이고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달팽이가 따로 없다.


p21 중에서



여행의 초반부터 맞이하게 된 심각한 상황이었을 것 같아서 웃프기도 했어요. 자신을 달팽이로 비유하는 저자의 표현이 재치있더라구요. 난감하고도 열심히 이동을 하고 있었을 그 모습이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운 추억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들은 언제나처럼

걸어 다닐 때 낯선 이가 ‘할루!’

신호 기다리는 운전사가 ‘할루!’

물건 사라고 하는 아저씨도 ‘할루!’







[2장] 수단





여행을 하면 자연스레 현지인을 관찰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한 가지.

‘써먹을려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그 나라 문화나 습관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 현지인들이 하는 인사법이나 말을 따라하면 그들은 마치 동향 사람을 만난 듯 기뻐하고 좋아한다.


p84 중에서



여기저기 ‘할루!’ 하는 친절함으로 가득했던 첫 번째 나라 이집트를 거쳐 이번엔 두 번째로 ‘수단’에 가게된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요.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인사법과 문화 등을 익히는 건 타국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죠. 그 나라의 의식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배워본다는 건 참 의미있는 일인 것 같아요.








'T.I.A (This is Africa)!'


아프리카 자전거 종단

어떤 여행보다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보다 더 가치있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3장] 에티오피아





하지만 숨이 막힐 듯한 언덕과 귀가 찢어질 듯한 아이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 풍경은 그간의 고생을 잊을 만큼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다.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웠다. 자연이 빚었기에 기묘한 산들을 볼 수 있었고, 태양의 채광이 더욱 영롱한 빛깔을 감상할 수 있었다.


p150 중에서



이 책의 표지가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는데 알고 보니 에티오피아에서 저자가 접헀던 풍경의 한자락이더라구요. 풍경 인생샷으로 꼽아도 될만큼 그 분위기와 운치가 멋스러운 것 같아요. 실제로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웠다’고 하는 저자의 소감만큼이나 이 곳의 실제 모습이 정말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4장] 케냐


예전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와수의 해외극한알바 편으로 유명해진 나라 ‘케냐’입니다. ‘아프지마 도토 잠보’라는 말이 입에 맴돌기도 하면서 케냐의 코끼리들이 떠오르는 곳이죠.







난 오늘, 여행자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인연을 만났다. 그는 바로 수단행 배에서 만났던 구스터프였다! (중략)

“너 여기에 왜 있냐?”

“나 자전거 고치러 왔지! 그런 넌 여기에 왜 있냐?”

반갑고, 신기하고, 웃겼다. 우리는 서로를 보며 한참을 웃었다.


p205 중에서



타국의 여행에서 만나는 인연들은 잠시 스쳐갈지라도 특히나 반갑고 소중한 만남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저자와 다른 지역에서 만났던 구스터프를 케냐에서 다시 만난걸 보면 말이죠.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지만 기막힌 우연에 정말 반가웠을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았네요.








[5장] 탄자니아





여행을 하게 되면 꼭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불필요한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 (중략) 가지고 다닐 수 있고, 뜨거운 열기에도 견디는 음식들은 모두 자필품이 되었다. 예를 들어 망고와 바나나 같은 과일, 다양한 맛의 캔 음료수, 허기와 맛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키는 파인애플 통조림, 어떤 음식과 먹든 조화로운 맛을 내는 땅콩버터, 참치, 빵 등이 있다.


p224 중에서



이 부분을 보면서 ‘자필품이 뭐지?’ 하시는 분이 있으실텐데요. ‘자.필.품’이란 ‘자전거 여행자의 생사를 가늠하게 하는 물품’으로 저자가 생필품에서 따서 만든 용어같아요. 평소에는 흔하기도 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만 같은 먹거리들이 이렇게 여행에서는, 그것도 자전거로 하는 여행에서는 중요해졌다고 합니다. 여러 오지를 다니면서 터득한 저자의 경험이 담긴 용어라 더 특별하게 와닿네요.







저자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들게 된 명함이라고 해요. 앞면에 그려진 나무는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바오밥 나무이고 그 옆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저자와 인상적인 문구가 새겨져 있네요. 뒷면엔 명함을 주는 상대방에 대한 인상과 만난 장소를 적어놓을 수 있게 칸을 만들어 둔 게 보이구요. 여행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들에게 건네주는 저자의 따스함이 담긴 명함이라는게 느껴집니다.








[6장] 잠비아





신발까지 벗어 던지고 전속력으로 쫓아오는 아이들. 제길 힘이 벅차다.이번에는 ‘끝났다’라는 심정으로 자전거에 내려 그들을 맞이했다.그런데 그들이 신발까지 벗고 달리며 하는말,

‘How are you? How are you? I'm fine!’

이 인사를 하기 위해 그렇게 뛰어온 거였다. 이렇게 순수한 영혼이라니!


p260 중에서



잠비아에서 만난 사진 속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인사에 저도 미소가 지어지네요. 낯선 이를 경계하며 지나치려 했지만 마주하고 보니 인사를 건네기 위해 뛰어왔던 아이들. 여러 날의 자전거 라이딩과 여행으로 힘든 와중에 저자의 마음 한 켠에 위로와 에너지가 전해졌을 것 같아요.








TV등의 매체로 접했던 아프리카라는 곳은 저에게 미지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표지처럼 노을 진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있고, 영화 ‘라이온킹’에서처럼 무리지어 다니는 여러 야생동물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고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그런 이미지였는데요. 이 책을 통해 그보다 더 많은 아프리카의 모습을 접할 수 있어 신기하고 흥미로웠어요.



특히나 지금의 코로나 시국에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책으로나마 ‘아프리카’라는 곳의 생생한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답니다. 게다가 ‘자전거’로 여행하는 아프리카라니..! 솔직히 제가 언제 그런 곳을 여행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지를 탐험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꿈같은 일일테니까요.



세계의 많고 많은 나라 중에, 그것도 ‘아프리카’라는 나라를 여행을 한다는건 저로서도 아직 상상을 못했던 일이었는데요. 그 용기와 대담함에 정준오 작가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더라구요. 이 책을 읽는 다른 분들에게도 미지의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랜선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세렝게티의낯선자전거 #정준오 #메이킹북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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