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지 않는 손 - 서정홍 동시집
서정홍 지음, 윤봉선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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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정홍 선생님의 "닳지 않는 손"을 받았습니다.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쓴 동시집이라서 순식간에 한 권을 다 읽게 되었구요 ^^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하여 쓴 동시집이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이 글을 쓰신 서정홍 선생님은요

지금 산골마을에서 농사지으며 "강아지똥 학교"를 열어 농촌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 동시집 [윗몸일으키기] [[우리 집 밥상] 시집 [58년 개띠] [아내에게 미안하다]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자녀 교육 이야기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 뜻있는 분들과 함께 쓴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등이 있어요

 

 

고추를 따면서

 

"인교야, 덥제?

농사 가운데 고추 농사가

일이 제일 많다 아이가.

그라고 다 자란 고추는 따 가지고

바로 햇볕에 내놓으마 안 된데이.

그늘에다 하루 이틀쯤 숨을 죽이가꼬

햇볕에 말려야 되는 기라."

 

다 자란 자식들도

엄마 품을 갑자기 떠나면

몸과 마음이 병들기 쉽듯이,

엄마 품에서 떨어진 고추를

햇볕에 갑자기 말리면

불에 덴 것처럼 된다는 할머니.

 

고추를 따면서

나는 또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고추를 따면서 어린이들도 배우는 게 있겠지만 어른들도 배우는 게 있답니다

엄청난 속도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하루 이틀 그늘에 고추를 말리듯 모든 일에는 기다림이 필요함을 잊고 지낼 때가 많지요.

 

이 동시집은 모두 4부로 나누어져 있어요

 

1부 어른이 되면

부모님의 사랑과 지혜를 느낄 수 있답니다.

 

여기에 실린 시들을 읽으며 친정 부모님이 떠올라 눈시울을 많이도 붉혔네요 ^^

늘 바라기만 하고 잘 안된 일들은 부모님을 탓했던 못난 제 자신이 떠오라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부끄럽고 마음 아팠어요.

 

2부 마지막 소원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의 느낌으로 시를 썼습니다

예전의 가난했지만 서로 도와주고 살았는데 요즘은 옛날보다 풍족하지만 인정이 덜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알면서도 여유있게 삶을 즐기지 못하는 우리네 이야기랍니다..

 

3부 아토피 귀신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토피 귀신

 

하느님은 왜 내게

아토피를 주셨을까?

 

가려워서, 온몸이 가려워서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긁어 대는데.......

 

어머니는 맑은 공기 마시고

음식 잘 가려 먹으면

저절로 낫는 병이라 하지만

동무들은 나를 보고

아토피 귀신이라 놀려 댑니다

 

햄버거, 피자 먹지 마라.

콜라, 사이다 먹지 마라.

아이스크림 먹지 마라.

과자 먹지 마라.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어른들이 먹지 마라 합니다.

나는 먹을 게 거의 없는

아토피 귀신입니다.

 

4부 소중한 선물

우리에게 주어진 이 자연이 바로 귀한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쓴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봄날

 

청개구리 한 마리

자동차 다니는 길을

팔짝팔짝 건너간다.

 

아버지는

달리던 자동차를

잠시 세운다.

 

청개구리

지나갈 때까지.

 

 

읽는 동안 마음에 잔잔한 호수가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 긍정적인 눈으로 엮어낸 풀꽃다발 같은 시들이었습니다.

 

좋은 책 만들어 주신 서정홍선생님과 우리교육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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