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호랑이는 설날이 제일 싫어!
박경임 지음, 박서영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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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앞두고 읽기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 있을까 싶다. <까치 호랑이는 설날이 제일 싫어!>는 겁 많은 호랑이와 재치 있는 까치의 만남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 ‘세화’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풀어낸 작품이다. 새해가 오기 전,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호랑이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아이들이 공감하기 쉬운 감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전통 문화를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호랑이가 그림 속을 넘나들며 겪는 좌충우돌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세화의 의미와 설날 풍습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등장하는 호작도가 액운을 막고 좋은 소식을 불러온다는 상징 역시 이야기의 흐름 속에 스며들어 있다.

박경임 작가의 글은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다. 귀신에게 겁을 먹고 도망치는 호랑이의 모습, 서양 그림 속까지 피신했다가 더 큰 두려움을 마주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큰 웃음을 준다. 여기에 박서영 작가의 그림은 호랑이의 표정을 섬세하게 살려, 글보다 먼저 감정을 전달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이다.

이야기 속에는 ‘함께함’의 가치가 조용히 담겨 있다. 혼자일 때는 무섭기만 했던 상황이, 누군가 곁에 있으니 견딜 수 있는 순간으로 바뀐다. 무겁지 않게 전해지는 이 메시지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책의 마지막 구성 또한 눈길을 끈다. 해치, 닭, 개, 매, 토끼 등 세화 속 동물들이 지닌 상징을 정리해 두어, 읽은 이야기를 배움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세화를 색칠해 붙일 수 있는 워크시트가 포함되어 있어,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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