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왜 돌아왔을까? 우리 그림책 45
윤미경 지음, 이윤우 그림 / 국민서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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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가슴 한 켠이 먹먹해져왔다. 잔잔한 파스텔톤의 그림체가 무척 따뜻하고도 아름답게 느껴졌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도 아픈걸까?
육지에 살던 고래가 호기심에 이끌려 바다로 나갔다가 바다와 사랑에 빠져 바다에서 살게 되었다. 커다랗고 느렸던 고래는 바다에서 사는게 더 자유로웠기에 다리는 사라지고 지느러미가 생겼다. 하지만 육지를 잊지 않고 가끔씩 숨구멍으로 그리움을 쏟아올렸다.
어느 날 바다에 나타난 낯선 것들로부터 육지의 냄새를 맡았던 고래는 그 선물들을 계속 계속 삼키다가 배만 커지고 이상한 소리가 나며 바다 깊은 곳으로 잡아당긴다.
육지로 떠 밀려온 고래는 이제 육지를 향한 그리움조차 품을 수 없게 된다. 해변가에는 고래가 삼켰던 그런 이해못할 육지의 선물들만이 가득하다.
고래는 육지를 사랑한 것 밖에 없는데 육지의 낯선 선물들 때문에 아파서 결국 죽게 된다. 우리들이 무심코 버렸던 해양쓰레기들이 고래를 아프게 하고 병들게 한다. 고래 뿐만이 아니다. 바다에 있는 해양 생물들도 그럴 것이다. 많은 해양 생물들이 넘쳐나는 해양 쓰레기로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바다는 점점 병들어 갈 것이고 바다 생물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날도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다면 고래의 육지에 대한 첫 사랑도 조금씩 회복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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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장례식 푸른숲 작은 나무 27
델핀 발레트 지음, 피에르 에마뉘엘 리예 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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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장례식을 두고 종교가 다른 세 아이가 논쟁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이 아이들이 서로의 종교를 내세우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엄마와 나와서 친구 라셸을 기다리는 알리스, 그리고 조금 늦게 나왔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나온 라셸. 그리고 그 둘과 놀기 위해 찾아온 아민은 스파이 놀이를 하기로 한다. 그러다가 달팽이 한마리를 발견하고 먹이를 찾아 주려다가 알리의 발길에 밟혀서 죽고만다. 그래서 장례식을 치뤄주기로 하는데 장례 치루는 방법을 이야기하다가 아민은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라셸은 유대교 회당에서 해야 한다고 말하자 알리스는 성당에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궁금점과 차이점들을 이야기하며 달팽이의 종교는 과연 무엇일지 알아보려는데 라셸 할아버지가 팁을 준다. 달팽이의 종교가 없을 거라고 했지만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기도하며 달팽이의 장례를 치뤄준다. 기도하고 난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서로 안아주고 헤어진다. 알리스와 아민은 서로에게 간식과 꽃을 나누며 앞으로의 관계가 어떨지 보여준다.
종교가 다른 세 아이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봄햇살 같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셋은 싸우거나 자신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달팽이의 장례에 기도를 했을 뿐이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진 그 순수함 속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다.
비단 종교 뿐만 아니라 조금의 다름에도 서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다 벌어지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나 전쟁의 아픔을 봐도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많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를 더 위로해주는 것은 아닐까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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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기 싫어서 사과밭 문학 톡 17
탁정은 지음, 오이트 그림 / 그린애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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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에서 하염없이 물벼락을 맞으며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외로워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서 다양한 슬픔이 떠오른다.
엄마의 생일 선물을 사러 쇼핑몰에 갔던 윤재는 갑작스런 많은 인파와 떠밈으로 인해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크게 다친데 없었지만 그 사고에서 봤던 같은 반 친구 로지가 몰래 빠져나가는 것을 본다. 로지는 자신을 본 걸 비밀로 해달라 하고 윤재는 엄마 선물로 모아놓은 용돈을 잃어버리고 찾을 수가 없다.
무릎의 상처나 멍같은 경미한 상처 외에도 윤재는 아이들과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 역할을 감당하기 힘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거나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같은 곳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부모님께 말할 수는 없었다. 혹시 걱정하실까봐 상처받을까봐 자신의 진짜 상처를 숨긴 것이다.
그것은 사건 현장에서 만났던 로지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언니가 특기생으로 뽑힌 게 아니라 특혜를 받았다는 것도, 그래서 자신은 부모 힘이 아닌 스스로 배역을 따내려한 것도 그랬다. 부모님은 모르게 하고 싶어 집에서 다쳤다는 거짓말을 한 것도. 자신의 상처를 감추려고 친구들에게 모진 말로 쏘아댄 것도 말이다.
윤재는 석현이에게 오해를 풀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풀어보려고 함께 노력하게 된다. 우주 과학관에서 우연히 재난체험을 같이 하게 된 로지와 윤재는 서로의 상처(외상후 스트레스)를 풀어가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로지와 윤재가 만나 처음 사고가 있던 그 현장에 가서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은 상처를 이겨내려는 첫걸음인 동시에 둘의 관계가 앞으로 더 밝게 빛나는 순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에 있었던 여러 사건,사고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아파왔다. 그 사건 현장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나 그 사람들의 가족들. 그 때를 떠올리는 것조차 힘든 시간들. 그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것조차 벅찬데 또 상처받을까봐 배려를 배워야 하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 것도 너무나 아프다.
더욱 더 사랑하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쁘는 나누면 배가 되는 것이 맞기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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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꿀꺽한 마녀 - 세상을 구하는 독서 어드벤처 사과밭 문학 톡 16
파스칼 뤼테르 지음, 프랑수아 라바르 그림,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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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인 에르네 마요가 도서관에서 잠드는 바람에 도서관의 책들을 싫어하는 마녀들을 만나게 된다. 도서관의 마녀들은 괴상한 노래와 주문을 외우면서 책들에 자신들의 독침을 묻힌다. 몸을 숨겼던 에르네가 마녀들에게 들통나고 자신들의 침이 묻은 책을 읽게 하려했지만 마녀의 선글라스 하나를 빼앗아 무사히 도망쳤다.
세상을 구하는 독서 어드벤처라니, 독서하는 사람들이 싫은 마녀들의 저주로부터 책과 사람들을 구출해내는 영웅 같은 이 이야기의 첫 시작이어서 두근거리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도서실에서의 마녀와 싸우는 이야기라는 것이 너무 멋지지 않은가.
마녀들의 저주에 이미 에르네의 친구인 토토는 고양이로 변했고 네네는 쥐로 변해 있었다. 그들과 함께 폴 할아버지 집에 가서 마녀들이 왜 책을 싫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할아버지가 마녀사냥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도서관에 갔다가 도서관 사서로 변신한 마녀 때문에 토토와 네네 그리고 어항의 붕어가 된 사서 선생님과 도망을 친다. 지하창고에서 책을 좋아하는 꼬마마녀를 만나고 함께 나가려다 마녀들의 주문에 걸린 책을 읽고는 반만 두더지가 되어버린 에르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계획을 짜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 아름다운 책을 읽게 해 마녀들을 과거로 돌려보내며 친구들 모두 주문에서 풀리게 된다.
책을 너무나도 사랑한 에르네와 친구들, 책을 통해 얻는 기쁨을 알았기에 저주 가득한 무서운 마녀들과의 대결에서도 이겨낼 수 있었다.
도입 부분에서 에르네는 도서관에 가면 세계여행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신기한 동물들도 만날 수 있기에 너무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도서관에서 침묵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도서관의 예절도 알려준다.
우리 아이도 에르네처럼 도서관에 가면 이것저것 책을 읽느라 좋아할 것 같지만 막상 마녀들을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직은 겁이 많아서 상상이 안가지만 책을 너무나도 사랑한다면 책을 구할 용기 정도는 조금씩 배워가지 않을까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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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의 색상 명명법 - 현대 색상 표준 체계를 세운 세계 최초의 색 명명집
아브라함 고틀로프 베르너.패트릭 사임 지음, 안희정 옮김 / 더숲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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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백과사전같은 단단한 커버, 파스텔톤의 은은한 파란색을 입힌 아름다움과 흡사 빛에 반사된 다양한 색이 모자이크 된 향연들. 이 책을 처음 받아든 느낌이다.
세계 최초의 색을 이름 붙인 책이란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매력적인 느낌이 드는 베르너의 색상 명명법은 생소하지만 자연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매우 기발하고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연의 동물과 식물, 광물계에서 묘사된 이름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색과 함께 떠오르기도 했다. 잘 모르는 새나 암석의 경우라도 이런 색이겠구나 하고 짐작해볼 수 있었다.
색을 분류해서 이렇게 명명한 것만 보더라도 베르너가 색에 대해서 얼마나 섬세하고 정확하게 구분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광물학자였던 그가 암석의 색의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했다는 것이 직업적인 재능에서도 드러난 것이 아닐까?
우리가 단 하나의 색으로 보던 것들도, 예를 들어 하양 (whites)도 8가지로 나누어 그 색에 섞인 약간의 색들까지도 구별해낸다. 빨강(reds)도 18가지나 되는데 그 중 베이너스 블러드 레드는 거의 검정색으로 보이는데도 카민레드에 브라우니시 블랙이 섞인 색이다. 제일 흥미로웠던 색은 초록 (greens)였는데 에메랄드 그린이 쇠오리 날개의 아름다운 얼룩점이라니, 이 얼마나 기가막힌 이름 붙이기인지.
색에 이름을 붙이는 그 순간 자연이 떠오르고, 그 자연의 색을 돌아보게 되고 하니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더 관심있게 알아보려고 하고 더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하게 될 테니 이런 색을 알려준 자연에 더 감사하고 행복하게 여겨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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