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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 ㅣ 문학동네 동시집 32
서정홍 지음, 정가애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시는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만 쓰고 읽는 것이 아닙니다. 돈보다 사람과 자연을 섬기는
사람,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은 사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이
쓰고
읽는 것이지요. 아이고 어른이고 누구나 쉽게 읽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시입니다.
- '책머리에 '중에서
동시를 만나기 전 작가님의 마음과 짤막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책머리에' 부분을 먼저
읽으며 공감하기 시작했지요. 아이고 어른이고 누구나 쉽게 읽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시라는 말씀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동시가 더 좋은지도 모르
겠습니다.
이 동시집 역시 아이와 함께 보았습니다. 외가에 가는 차 안에서 시를 서로에게 읽어주
며 문제도 내고 맞히기도 하면서 말이죠. 제목을 말하지 않고 시를 읽고나서 제목을 알아
맞히는 놀이도 하고 어려워 잘 모르겠다고하면 초성으로 힌트도 주고 하면서 동시집과 만
났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차분히 앉아 또한번 읽어보았지요. '책머리에'부터
마지막의 '해설'까지 찬찬히 보았습니다. 이렇게 읽다보니 윗층에 사는 이웃부터 멀리
이사간 친구까지, 그리고 가끔씩 만나는 동생들까지 떠오르더군요. 아마도 시 속의 인물
들이 내 가족, 내 이웃, 내 친구같은 느낌이 들어서인 듯싶습니다.
어떤 시를 읽고 있으니 가슴이 뭉클해졌고, 또 어떤 시는 고개가 끄덕여졌고, 또 다른 시는
너무 따스해서 그 따스한 온기가 오롯이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는 방수 페인트 기능사 요한 아저씨, 드라마 보조 출연자 진수
삼촌, 산골 마을 목욕탕 주인아저씨, 초등학교 1학년 최종득 선생님, 택배 기사 효민이
아저씨, 약 안파는 약사, 파란만장한 이모, 진주 할머니 등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삶의 이야기가 가득한 동시집이에요.
우리 둘레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 냄새나는 동시집,
추운 겨울 날, 가족과 함께 소리내어 읽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