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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평점 :

커다란 몸집을 한 거인의 모습, 그리고 그에게 안겨 있는 한 여자와 여자 아이..
모두들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렇다, <우리 아빠, 숲의 거인>은 바로 다정스런 가족의 이야기이다.

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면지..
이 면지엔 아이와 나무와 그리고 새의 모습이 보인다.
이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룰 것이다.

조금 전 면지에서 보았던 그 여자 아이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이건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만났고,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엄마 아빠가 만났기 때문에 내가 태어난 거잖아요?'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중에서...
자, 그럼 함께 들어 보실래요? ^^
통조림 회사에 다니던 엄마는,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해적들을 만나게 됩니다.
놀란 엄마는 끼약~! 소리를 지르며 숲으로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아빠를 만나게 되죠.
우리 아빠는 숲의 거인이에요.
아빠의 모습에 놀라 해적들은 모두 사라집니다.

이렇게 만난 우리 엄마, 아빠는 서로에게 한눈에 반했대요.
왜 반했는지는 모른답니다. 원래 이런 일에는 이유가 없는 거래요.
엄마 아빠는 사랑에 빠지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혼을 하게 됩니다.

엄마 아빠의 결혼사진이에요.
하지만 엄마는 숲에서 살 수는 없었어요.
숲에서 살 수 없는 98가지 이유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빠와 함께 아파트에 살게 되었어요.
엄마는 결혼 후에도 통조림 회사에 계속 다녔고, 아빠는...
숲이 아닌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숲의 거인이었던 아빠는 점점 작아졌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빠는 인형처럼 아주 작아졌죠.
어느 날 엄마가 소리를 질렀어요.
"이건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숲의 거인이었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아아, 여보......당신이 이렇게 되기를
바란 건 아니었는데, 뭔가 잘못되고 말았어.
내가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
- <우리 아빠, 숲의 거인>중에서...

엄마는 아빠를 들고 숲으로 달려갔어요.
숲에서 살 수 없는 98가지 이유는 이젠 없어요.
냉장고가 없어도 괜찮고, 벌레가 많아도 괜찮아요.
옷에 흙이 묻어도 되고, 바닥이 딱딱해도 괜찮아요.
그리고 숲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어요~

이렇게 나는 숲에서 태어났어요.
나는 엄마 아빠를 사랑하고, 엄마 아빠는 나를 사랑해요.

우리는 때로 사랑을 나눠요.
사랑은 아마 노을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건가 봐요.^^
정말 그렇다. 사랑은 노을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좋은 것이다.
가족과 함께라면 말이다.
이따금씩 느껴지는 아빠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숲의 거인이고픈 마음이겠지.
점점 작아지려는 아빠의 마음을, 혹은 엄마의 마음을 사랑이란 마음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음을 감사하며, 서로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숲의 거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