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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된 삼형제 ㅣ 비룡소 전래동화 16
이현주 지음, 이수아 그림 / 비룡소 / 2011년 1월
평점 :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의 16번 째 이야기인 <부자가 된 삼 형제>와 만나게 되었어요.
7살 아이들은 보통 서사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준이 역시 옛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특히 비룡소의 전래동화 시리즈는 읽고
또 읽을 만큼 재미있어 하지요.
얼마 전 준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달마다 그림책'이란 행사가
있었어요. 유치원 강당에서 아이들에게 빛그림과 함께 엄마들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거예요.
저는 그 날 두 권의 책을 들려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의 9번 째
이야기인 <단물고개>였답니다. 처음 읽을 땐 잘 몰랐는데, 여러 번 반복하여 읽다보니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말이죠.
그리고 소리내어 읽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반복적인 운율이 느껴지더라고요.
순간, 넘 놀랍고 기뻐서 한참을 두근두근! 기분좋은 설레임을 맛보았지요.
그렇게 연습에 연습을 하고 유치원 아이들과 만나는 순간...
또 하나의 가슴 벅참을 느꼈답니다. 아이들의 마음과 저의 마음이 어느 새
맞닿아 있더라고요. 이런 게 바로 소통이 아닐까 싶었어요.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아이들이 숨죽이며 보내오는 반응들이 느껴져 더 흥이 났답니다.
이렇게 책을 통한 또 한 번의 달콤한 설렘을 맛보았다는..^^
그 날 이후로 옛 이야기에 대한 기대랄까? 떨림이 생긴 듯합니다.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부자가 된 삼 형제> 역시 참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어요.
흥미로운 줄거리와 익살스런 그림이 잘 어우러져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어요.
이야기 속 삼 형제의 모험 또한 책 속에 빠져들 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겨 놓은 것들을 죄다 팔아 마련한 은돈 석 냥,
이 석 냥의 은돈을 사이좋게 한 냥씩 나눠 가지고 나중에 잘살게 되면 모여서 함께
살자고 다짐하는 삼 형제의 모습도 참 따스했고요.
각자 살 길을 찾아 떠나며 만나는 어려운 상황들과 그 역경을 헤쳐나가는 지혜로움
또한 옛이야기가 주는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느껴지는 말맛이 정말 특별하게 다가오는 <부자가 된 삼 형제>
어제도 오늘도 읽고 또 읽었다지요..^^
옛 이야기를 너무도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책 없이도 들려줄 수 있는 옛 이야기 몇 편쯤은
꼭 가슴에 품어 두자고 다짐했답니다.
더운 여름 날, 옛이야기 그림책 한 권 들고 가까운 숲을 찾아, 시원한 바람 소리 벗삼아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 더위도 무서워 멀리 달아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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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의 신 나는 책 놀이>
옛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일곱 살 기준이, 유치원 여름 방학을 맞아 방학 숙제 중 하나인 독후 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책놀이를 해 볼까? 아이에게 물어보았지요.
아이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비룡소의 <부자가 된 삼형제>를 가져오더라고요.
그러고는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찾기 시작했어요. 아주 아주 신 나는 놀이를 준비하듯 말이에요.
드디어 아이의 시선이 멈추었어요. 바로 이야기에 나오는 삼형제 중 맏이가 지팡이로 기둥을 힘껏 치는
바람에 도깨비들이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달아나는 그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아이는 유치원에서 해 보았다며 반가운 표정으로 설명을 시작했어요.
스케치북에 칠하고 싶은 색깔의 크레파스를 막~ 칠하고, 그 위에 검은색 크레파스로 또 칠하면
된다고 말이죠. 그리고 뾰족한 이쑤시개로 그림을 그리면 책 속의 그림처럼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아, 스크래치를 말하는거구나! 그럼 우리 한 번 해 볼까?" ^^
이렇게 우리의 신 나는 책놀이가 시작되었답니다..
우선 방학 과제물에 책 제목과 지은이 그리고 읽은 날짜 등을 적었어요. 사뭇 진지한 울 기준이..^^

정성껏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적었답니다.

자, 이젠 본격적으로 색칠하기 시작이에요.

그런데, 이 무슨??
"기준아, 지금 어디에 그리고 있는거니?"

장난기가 발동한 우리 아들, 책상에도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자, 자, 다시 스케치북으로 돌아왔어요.
그래, 그래야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네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콧등에 검은색 크레파스로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말이죠..ㅎㅎ

도깨비 얼굴에 난 수염이 우습다며 스케치북 대신 자신의 얼굴에 직접 책놀이를 해 버렸네요..
고 녀석 참...
그래도 즐거우면 된거죠? ^^

이렇게 완성된 검은 그림이에요.
자, 그럼 이제 그림을 그려 볼까요?

처음엔 샤프로 그렸는데, 잘 안된다며 유치원에서 했던 것처럼 이쑤시개로 하고 싶다네요.
하지만...아무리 찾아봐도 이쑤시개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면봉의 솜을 떼고 끝을 조금 꺾어 사용했지요.
얼굴에 검은 수염 마구 그리고 책상엔 검은 크레파스 가루가 잔뜩이네요..
그래도 마냥 즐거운 기준이랍니다.^^

생각보다 뚜렷하게 그려지진 않더라고요.

우리 기준이의 작품입니다. 도깨비들이 놀라 도망갈 만 한가요?^^

그럼 이제 방학 과제물에 붙이기만 하면 끝~
과제물 종이에 알맞은 크기로 자르고 있는 중이에요.

아, 이렇게 붙여놓고 보니 더 멋지네요..
기준이의 신나는 스크래치 놀이! 끝~~^^

책놀이 한 뒤에 기준이가 얼굴에 그린 도깨비 수염 지우느라 한참을 씻고 또 씻어야 했어요.
생각보다 잘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책상이며 바닥이며 떨어져있는 크레파스 가루들...
쓸고 닦느라 이 또한 한참을 고생해야 했답니다.
아, 그래도 즐거운 건 왜일까요?
정말 신 나요!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