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대한 열린 생각

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내 이웃은 강아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아주 편안한 자세와 표정으로 신문을 펼쳐 든 강아지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빨강과 파랑의 색채 대비 또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란 생각이 든다. 
자, 그럼 내 이웃이 된 강아지를 만나볼까?

표지를 넘기면 만나게 되는 독특한 면지의 그림들..아마도 아파트와 같은 집을 형상화한 그림인 듯싶다.
책의 첫 부분, 우리 아파트는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조금 심심한 곳이란다.
커다란 이삿짐센터 차가 오기 전까지는...

그렇다면 커다란 이삿짐센터 차가 온 후로는 무언가 재미난 일이 일어났다는 말이겠지.
크고 작은 상자들, 그리고 신기한 모양의 상자들이 이삿짐 차에서 나온 다음날, 새로운 이웃이 왔다.
어떤 이웃일까? 궁금해 하는 사이 정체를 드러낸 이는 바로 강.아.지..^^
친절한 강아지 이웃이 나는 무척 좋아지만 엄마, 아빠는 새로운 이웃이 강아지라는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싫은 내색을 한다. 며칠 뒤 또다른 이웃이 이사를 오는데, 이번엔 코끼리 한 쌍이다. 
나는 그들 역시 좋은 이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엄마 아빠는 역시 코끼리 이웃이 달갑지 않다.
그리고 며칠 뒤 나타난 새로운 이웃, 이번엔 악어다.

그리고 얼마 뒤, 마음에 들지 않는 이웃들을 뒤로하고 엄마 아빠와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는 이야기..

단순하면서도 반복되는 이야기, 하지만 작가의 목소리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빨간색과 파란색..강렬한 색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또한 이색적이다.
강아지와 코끼리 그리고 악어로 표현된 새로운 이웃들, 그러한 이웃을 무조건 싫어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결코
그림책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점점 각박해지는 우리들의 삶의 관계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 보았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잊고 지내던 이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참 색다른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