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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칩 쿠키, 안녕 ㅣ 창비아동문고 260
이숙현 지음, 이명희 그림 / 창비 / 2010년 11월
평점 :
병 속에 담겨있는 초코칩 쿠키들이 참 달콤해 보여요!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부드러운 초콜릿같은 표지의 감촉 때문에
자꾸만 만져보게 되네요.
문을 열고 뒤돌아 보는 소녀의 모습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한참을 생각해 봅니다.

이숙현님의 동화집 <초코칩 쿠키, 안녕>에는 여섯 편의 사랑스런 동화가 담겨 있어요.
한 편 한 편 다른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모두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공통점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인지 마치 감동과 여운이 있는 한 편의 장편을 본 듯한 느낌이에요.
여섯 가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고민과 갈등을 엿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런 어려움들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느새 희망과 용기로 바뀌고 있는 거예요.
그야말로 기분좋은 변화인 동시에 즐거운 외침이었지요. 글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인 것같은 설레임 또한 느껴졌어요.
특히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 부분들은 읽는이로 하여금 글 속에 푹 빠져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책을 덮어야하는 순간이 가까워질 수록 너무 아쉬웠어요. 자꾸만 남은 분량을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벌써 끝나는거야, 이렇게 재미있는데...^^;;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이야기, 따듯한 이야기, 이숙현 작가만이 들려 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여서 더 좋았어요.
소소하지만 특별함이 묻어나는......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네요.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 ’지은이의 말’ 또한 동화만큼이나 기억에 남습니다.
손 안 짚고 뜀틀을 넘는 바람에 매트에 고꾸라지던 아이, 배에서 심장이 뛴다고 특급 비밀은 알려 주는 듯 친구에게 속삭이던 아이,
뭔가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곧 죽어도 그걸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나였으니까.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건 당연한 일이라고...서로 다른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가끔씩 그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고......
다르기 때문에 가까워지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고 말이죠. 꼭 십 년만에 꿈을 이루었다는 작가의 말에
가슴이 뭉클했어요.
그리고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듬뿍 담겨 있는 말을 듣고 나니, 앞에서 읽었던 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답니다.
못내 아쉬워 책을 다시 펼쳐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이 있었어요.
행복할 권리가 있는 이 땅의 아이들에게

아이와 함께, 친구와 함께 여럿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고민에 힘들어 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이 책을 덮을 즈음, 어느새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나 있을 테니 말이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엔 따듯한 마음을 담아 책 한 권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더욱 좋겠죠.
새롭게 시작되는 2011년, 힘찬 꿈틀을 위하여 모두 모두 파이팅!

- ’뜀뜰, 꿈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