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향기..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한국동시 100년 애송동시 50편 ㅣ 문학동네 동시집 9
강소천 외 지음, 양혜원 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9월

그리움 가득 담은 고운 표지부터 참 특별한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요즘은 그림책보다도 동시집을 더 찾게 된다..

문학동네의 동시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냥 좋은..그런 동시집..

우리 아이와 함께 한국동시의 따스한 온기를 느껴 보았다..

 

'동시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달리 보게 해 줍니다. 사소한 것을 그냥 사소한 것으로 있게 하지 않고 뜻깊은 것으로 다가서게 합니다.'라는

이상교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그냥두면 사소한 것들..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특별함이 있어 동시는 언제나 새롭고 신비롭다..

 

이번 동시집에는 특히 노래로 들려줄 수 있는 동시들이 많아 더욱 좋았다..

그 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구슬비'..

 

 

구슬비

 

권오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

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중에서..

 

 

너무도 귀엽고 예쁜 시어들..

구슬비를 읽고 있으면,  맑고 상쾌한 숲속의 향기가 느껴진다..

 

소리내어 읽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시..

그저 시로만 두기 아쉬워 반가운 가락을 생각해 냈을까..

문득문득 입가에 맴도는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나도 모르게 지금도 흥얼거리고 있다..

 

이 동시집에 담겨있는 50편의 시 중..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는  아름답고 소중한 동시들..

 

각기 다른 시대의, 다른 작가들의 시를 이렇게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시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들 또한 손에 쥔 시집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동시집 뒷편에 소개되어 있는 '시인에 대하여' 부분 또한 정말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들과 한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랄까..

 

100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 있는 아름다운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부터 다시 10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에 담긴 고운 마음들이 잊혀지지 않았음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