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성
저넷 월스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미지박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다. 영문판 표지는 여자아이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인데 바로 그런 느낌으로 자신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다만 쟈넷이라는 아이의 환경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좀 이상하다고 할까?  

엄마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요리는 귀찮으니 일주일치를 한꺼번에 한다.아빠도 이래저래 짧은 기간 일자리를 전전해가며 아이들이 모아둔 돈을 훔쳐가서 술을 퍼마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들 부모가 밉지가 않다. 오히려 사랑스럽다. 가난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줄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의 별을 찾아 그 별에 이름을 짓도록 해준다던가,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 대화하고 놀아준다던가 소소한 에피소드들 속에 그려진 그들은 너무도 자유로운 영혼이고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 존재였으니까. 이런 부모 밑에 자라난 아이들도 결코 불행해하지 않고 재미있게 모험을 즐기며 자라난다.  

이 정도는 살아야 남들에게 웬만큼 산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이 기준에 들지 못하면 나는 실패자인가? 이 두 질문이 화두로 다가올 때가 있다. 하지만 작가가 그려낸 부모들은 이 정도는... 이 기준은...이런 남이 정해준 틀 속에서 살아가기보다 나에게 적절한 만큼... 나의 기준 속에서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이 보통 사람의 시선에는 설령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난 이같은 강심장은 아니라 이들처럼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너무 타인의 시선 속에 나를 얽매이지 말 것. 내 눈에 어떻게 보이더라도 당사자는 전혀 다른 느낌 속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이 두가지만 기억하고 싶다. 어떤 설교보다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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