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평점 :

전 세계 천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만화 <보노보노> 속 가장 특별한 이야기
"행복은 아주 작은 편이 좋아. 작은 행복에도 기쁘다면. 큰 행복에는 아주 많이 기쁠 테니까"
-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라는 제목이 마치 보노보노가 살아 있어서 나의 친구가 되어서
친근한 친구에게 물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제목인 거 같다.
보노보노라는 캐릭터 성격과 왠지 맞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가 보노보노라는 캐릭터를 알게 된 것은 tv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보게 되면서부터다
포로리의 목소리도, 어딘가 둔한 거 같기도 하고 여유가 넘치는 거 같은 보노보노의 성격도, 가끔은 사이다 같은 너부리의 성격도
보면서 3명의 주인공들이 어울려지는 게 재미있었다.
그때는 그냥 재미있다 캐릭터가 귀엽다의 정도였는데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보노보노의 인생 상담'을 읽고 다시 보노보노를 접하다 보니 생각보다 보노보노의 만화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많구나 싶기도 하고, 철학을 감싼 만화이구나 싶어졌다
그러니까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만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고,
어릴 때부터 쭉 좋아할 수 있고 덕후들이 있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1권부터 30권 중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특별히 고른 18개 작품만을 모은 베스트 컬렉션이다
수백 편의 에피소드 중 원작자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작품을 한데 모은
어쩌면 원작자가 본 가장 보노보노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이라는 느낌
그래서 보노보노라는 캐릭터는 알지만 나처럼 보노보노 만화책을 다 못 본 독자들에게는 입문용으로 좋고
보노보노 책을 다 보고 좋아하는 덕후들에게는 소장용 혹은 원작자가 좋아하는 보노보노가 뭐지? 하면서 읽어 볼 수 있는 도서가 아닐까

안에는 한국어판 특별 서문 수록이 있고 이야기는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이 세상은 모두의 메모투성이 / 시시한 이야기가 정말 좋아 / 오늘도 재미있는 일이 시작된다

각 만화와 함께 있어서 무겁지 않게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고 생각을 더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그게 아마 어릴 때 보던 보노보노와 커서 보는 보노보노의 차이점이겠지 ...?
"그렇구나 있던 것은 작아지긴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구나"
"누군가의 추억이라든지 ... 그렇다면 이 세상은 모두의 메모투성이네"
옛날에 내가 갖고 있던 것이라는 부제목에 보노보노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돌을 찾는 에피소드
그 안에서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의 행동이 웃기기도 하고 그 안에서 추억을 떠올리고 세상의 모든 것이 메모투성이이며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정말 작아지긴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내 머릿속에 추억으로 남겨있으니까
이렇듯 보노보노는 재미와 함께 "아 !"하게 만드는 부분이 드는 거 같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혼자서 자는 거랑 혼자라고 생각하며 자는 건 다르구나"
어쩌면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생각하기에 따라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거 같다

읽다 보면 보노보노와 포로리와 너부리의 케미가 정말인지 웃기다
실제로도 저렇게 오랫동안 우정을 지속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싶어지는 요즘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 건 풍경을 보면서 걷는 것과 비슷하구나"라는 한 컷
누군가와의 이야기는 서로의 삶의 일부분을 공유하는 거기 때문에 어쩌면 풍경을 보면서 걷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구나 싶어졌다

요즘 나도 모르게 우울해졌는데 이 부분을 읽고서는
"우울한 일이란 건 우울한 일이 끝난 다음을 위해 있는 걸까?"라는 물음에 많은 생각을 했다.
우울한 일이란 건 우울한 일이 끝난 다음의 홀가분을 위해 있는 걸까 ...? 아니면 ...?

보면서 동생에게도 공유를 해주었던 페이지
"살찌는 걸 싫어하는 이유는 모두들 자기가 뚱뚱해지는 걸 원치 않아서일까 ?"
갑자기 쪄버린 살들 그로 인해서 다이어트를 해야 하지만 세상에는 왜 이리 맛난 게 많은 건가!!
여하튼 저 물음에 동생이랑 잠시 짧은 토론을 했었는데 어쩌면 정말 자기가 뚱뚱해지는 걸 원치 않아서 혹은 뚱뚱해지면 건강이 나빠져서
살찌는 걸 싫어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잣대들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구나 취미란 놀이였구나 "
"어른이 된 다음에도 놀기 위해서야 "
어른이 되면 마음 놓고 눌 수가 없는 걸까? 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걸까?
그래서 취미라는 명목하에 마음 놓고 놀아야만 하는 걸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어른이 되면 일에 치이기도 하고 어릴 때에 비해 책임져야 한 것도, 생각할 것도, 살아가는 것도 벅차서 그런 걸까 ...
일부러 취미라는 단어에 눈치 안 보고 놀 수 있는 걸까?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라는 책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많은 잡념이 떠오르기도 하는 거 같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거처럼 '아, 읽어서 참 좋았어'라고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건 어쩌면 내가 보노보노를 좋아하고 이 책이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보노보노 다운 면을 약간은 엿볼 수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내 아이들이 지금 이 책을 보고 어른이 되어서 보면 어떠한 느낌이 들까 싶다.
잘 가지고 있다가 아이들에게도 보여줘야지 :)
그때그때 느낌이 다른 오늘 하루 일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