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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ㅣ 라임 그림 동화 33
이렌 코엔-장카 지음, 엘자 오리올 그림,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3년 8월
평점 :
그림체부터 눈에 들어온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벽난로 안에서 세찬 바람 소리가 들려도
작은 곤충들이 옷소매나 바짓단에
달라붙거나 목까지 기어올라와도
하늘이 부서질 듯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거려도, 사람이 보이기만 하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짖어 대는
이웃집 개도 드넓은 바다와 거대한 파도까지
어느 것 하나 무서움을 느끼지 않는 릴루
오히려 파도는 회전목마처럼 릴루를 태우고
물거품과 웃음을 선물해 주지요
하지만 릴루가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건
학교 끝나고 교문 밖으로 나왔을 때
엄마나 아빠가 커다란 밤나무 옆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겁이 나는 아이였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도
엄마와 아빠가 릴루만 혼자 남겨 두고
멀리 떠났을까 봐, 집이 텅 비어 있을까 봐
겁이 나는 아이였지요
숲속을 산책하다가도 엄마와 아빠를
잃어버릴까 봐 겁이 났죠
릴루는 가끔 엄마에게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냐는
질문을 하곤 하는 아이였고
엄마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절대로
떠나지 않고,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엄마는 항상 릴루 곁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릴루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잘 몰라서 한숨을 내쉬었지요
릴루는 학교에서 소풍을 가는 날,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바깥을 계속 바라보게 되고
엄마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심장이 조여왔는데요
소풍에 온 친구들과 다 같이 숨바꼭질을
시작한 릴루, 릴루도 숨을 만한 곳을 찾아서
달리고 달리다가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나무를 찾아 숨게 되었는데, 릴루는
손끝으로 나무를 가만히 만지다 보니
나무를 덮고 있는 초록색 이끼가
엄마의 살결만큼이나 보드라웠지요
릴루는 두 팔로 나무를 꼭 끌어안으니
릴루를 안아 주는 엄마랑 아빠의 팔 같아
마음이 편안해지고, 친구들과 숨바꼭질 놀이도
재미있게 하면서 신나는 하루를 보냈는데요
릴루는 소풍을 다녀온 날에도 엄마에게
"엄마랑 아빠는 날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죠?"
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되면서 엄마의
언제나 네 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잠에 들게 되죠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는
우리 아이의 분리 불안을 잠재우는
힐링 그림책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는데요
첫째 11살, 둘째 9살 봄 때까지는 제가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첫째와 둘째 역시
나 혼자서 등하교를 해야 한다는 게
불안했던 탓에 계속해서 학교까지 같이
가자는 아이들이었기에 데려다주고,
학교 끝나면 데리고 오고 했었지만
혼자 가도 안전하고, 엄마가 없어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기 위하여 여름이 시작되는 동시에
아이들이 스스로 등하교를 하게 되었는데요
아이들 혼자서 등하교를 시작하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이 편안해진 것 같더라고요
아이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아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공감해 주며,
아이가 안전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여 마음을 편안히 만들어
주는 것이 좋고, 책 속에서 그 마음을
담고 있는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섬세한 그림체 또한 보는 눈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