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초 - 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인터넷에서 어느 신문기사를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학에 이어, 자기계발분야의 서적을 가장 많이 본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또 어느 신문기사에서 본 독서달인의 인터뷰에선, 자신의 독서철칙은 절대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계발서'는 마치 독초인지 약초인지 구분이 안가는 풀 같다. 난 작년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보단 안 유명하더라도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일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베스트셀러도 한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몇몇 자기계발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읽어보았다. 그런데 모두 실망스러웠다. 내가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는 몰라도 '읽어보니 별 것 없네?'하는 속 빈 강정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꽤 전에 나온 책이지만,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예외였다. 책 내용이 뒤통수를 맞는 듯이 신선해서 '나도 이젠 이런 설득의 법칙을 알았으니 설득 당하는 편이 아닌 설득하는 편이 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실생활에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참 좋은 책인데 실생활에서 활용하기가 어려우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리처드 와이즈먼의 '59초'는 달랐다. 재미있고 유익할 뿐만 아니라 59초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실생활에서도 쉽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다.

  먼저 맺음말에 나오는 문구를 이용해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1분 안에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해주는 방법> 

1. 감사하는 태도를 길러라 - 행복감과 육체적 건강이 증진되고, 미래에 대해 더 낙관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
2. 지갑에 아기 사진을 넣어 가지고 다녀라 - 잃어버린 지갑이 되돌아올 확률이 증가한다.
3. 부엌에 거울을 걸어놓아라. -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건강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4. 사무실에 식물을 놓아두어라 -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해주며, 창조성을 자극한다.
5. 호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위팔을 가볍게 만져라 - 부탁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6. 관계에 대한 글을 써라 - 배우자나 애인과 더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가 된다.
7. 상대가 거짓말할 것 같으면, 이메일로 용건을 말하라고 하라 - 취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 할 확률이 낮아진다.
8. 아이를 칭찬할 때에는 능력보다는 노력을 칭찬해라 - 결과에 관계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가 생겨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9. 목표를 달성한 모습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하라 - 그저 꿈이 실현된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10. 자신의 유산을 생각해라 - 장기적 목표를 재확인하고, 목표 실현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달리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내가 보기에 자기계발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듯 했다. 첫째는 버거운 류. 사실 책을 읽고 서평 쓰기도 귀찮아하는 내게, 중장기적 프로젝트 같은 느낌으로 계획을 세워주는 듯한 자기계발서는 너무 버거웠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수(?)할 자신도 없었고, 그걸 믿고 따라하기엔 솔직히 귀찮았다. 그리고 이런 버거운 류가 아니면, 그저 동기부여만 해주는 가벼운 류였다.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은 전혀 귀띔도 해주지 않고 '난 이렇게 알려주었으니 그 뒤는 네가 하기 나름이야'하고 책임을 전가해버리는 책. 그런데 '59초'는 고맙게도 이 두 가지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인 것 같다. 59초는 문제제기를 하고, 실험결과를 말해주고, 그에 따라 가장 실천하기 쉽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가장 중요한 부분만 쏙 담아 놓았다. 사실 그래서 처음에 독자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는 도입부분이 약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장의 도입부마다 약간 뜬금없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 만족감이 커서 봐줄 만 한 정도다. 

  '설득의 심리학'의 뒤표지에 어느 독자가 '빨리 절판되어 나만 알고 싶은 책'이라고 평해놓은 게 꽤 인상깊었는데 지금 내 심정이 꼭 그렇다. '59초'가 빨리 절판되어 이 책이 알려주는 방법을 나만 알고 싶은 건 너무 과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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