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네가 있잖아
도나 드놈 지음, 최경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3년 넘게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가장 힘든 시기에 그 사람과 만나기 시작했던 터라, 알게 모르게 그 사람에게 많이 의지하고 기대고 힘들 땐 항상 그 사람을 찾았다. 헤어진 건 얼마 전이지만, 사실 사이가 틀어진 건 이미 일년 전 쯤 이었다. 그 일년 전 어느 날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어느 한쪽만 너무 많이 기대면, 그 관계는 무너지기 쉽상이라고. 그래서 우린 무너져버린 걸까. 지금 생각해 보면 분명 그 사람이 없을 때도 나에게 힘든 일들이 있었고, 그럴때 그 사람 없이도 그 힘든 일들을 헤쳐온 나인데, 그 사람과 만나면서 그 사람에게 기대기 시작한 뒤로는 힘들때 그 사람 없이는 도무지 그 힘듦에서 벗어나오지 못했다. 그때마다 그가 항상 날 위로함으로써 그 힘듦에서 벗어났다. 나에겐 그래도 그가 있다는 생각이 큰 힘이 되었다. 왜 그때, 나에겐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에겐 언제나 내가 있는데,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하고,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지지 못하는 너무나 크고 가까운 존재인 '나'가 말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너에겐 네가 있잖아'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나에겐 언제나 가장 소중한 내가 있는데, 왜 힘들때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위안을 얻었을까.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표지에 있는 거북이 삽화가 마음에 들었다. 거북이가 자기자신을 양손으로 껴안고 있는 그림인데, 이 그림을 보고 난 내 자신을 저렇게 껴안고 보듬고 위로했던 적이 있는가 돌이켜보게 되었다. 항상 내 자신의 장점보단 단점을 더 많이 생각했고, 그걸 고치려고 애쓰며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단점을 개선하면 더 좋겠지만, 그런 단점이 정말 단점인지 모르게 됐다고 할까? 내가 정말 안좋다고 생각해서 고치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남이 봤을때, 남의 기준에서 생각해서 남들이 보고 싫어하고 실망할까봐 그걸 고치려하는건지...곰곰히 생각해보면 생각할수록 전자보단 후자임이 분명해졌다. 내 삶인데 왜 남의 기준에 맞추려고 발버둥치며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건지, 이 책이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좋은구절이 삽입되어 있어서 참 좋았다. 특히

 

온전히 깨어있는 삶을 살라!

 

한계를 극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나는 힘과 능력이 있다. 나는 성공한다.

나의 모든 것은 완벽하다. 온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

 

나의 몸은 에너지와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빛이다.

 나는 쾌활하다.꾸미지 않은 행복이 내 몸 전체를 흐른다. 누릴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나는 모두 이룰 수 있다.

나는 강하고, 매력이 넘치고, 부유하고, 풍요로움을 타고 나다. 나는 지금 이를 입증하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한다. 오늘 나는 삶을 새로이 시작한다. 기쁨과 사랑이 마치 연못에서 샘솟는 것처럼 나에게서 흘러넘친다.

사랑은 어떤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나의 마음속에 있다. 사랑은 어떤 사람을 마주치더라도 나의 마음속에 있다.

나는 사랑으로 이 세상을 감동시킨다. 나는 지금 이를 깨닫고 있다.

 

나는 꾸준하다. 나는 끈기가 있다.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는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장애물이 있으면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삼는다. 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그 기회는 성공을 향한 나의 길에 놓여있다.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 우주의 힘은 나를 통해 드러난다.

나의 행동은 단호하다. 나는 인생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다.

작자미상           -p.105~107

 

이 구절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큰 소리로 소리내어 읽는 것만으로 그 전과는 뭔가가 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큰 소리로 이 구절을 따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도 컸다. 내가 제일 실망한 점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를 점이 없는, 진부한 내용이었다. '너에겐 네가 있잖아'라는 참신한 제목과는 다르게 그 내용은 전혀 참신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읽는 내내 지루하기도 했다. 어디선가 본 문장들로 이루어진 어디선가 본 내용이었다. 제목과 같은 참신한 내용을 기대했던 터라 더 실망이 컸다. 하지만 약간 작은 사이즈와, 두껍지 않은 두께라서 보기에도 귀엽고 들고다니기에도 편리해 가볍게 읽기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제목과 같은 참신성은 기대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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