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1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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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을 사서 읽기보단 도서관에서 빌려있는 편이다. 책을 사는데 돈을 아낀다는 것은 이렇게 떳떳하게 말할 일이 못된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도 이유가 되겠지만, 책장에 꼽혀진 책을 읽지 않는 점도 크다. 이상한 성격 탓인지, 집에 있는 책장에 꼽혀있는 책은 언제든 맘만 먹으면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읽지 않게 되더라.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2주뒤엔 반납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꼬박꼬박 그 기간 안에 맞춰 읽게 되더라는 것이다.

  도서관이 집에서 5분거리라는 이점도 있어, 난 도서관을 애용한다. 그러면서 얻게 된 테크닉이랄까? 도서관이 문 닫을 시간 즈음에 도서관에 가면, 사람들이 반납한 책을 아직 제자리에 꽂지않고 바퀴달린 작은 책장에 놓아둔다. 아마 사람들이 도서관이 문닫을 즈음해서 제자리에 꽂는 거겠지. 그런데 바로 여기에 빌리기 힘든 책이 대부분 있는 것이다. 빌리려고 보면 항상 대출중인 책들, 그런 책들 말이다. 엊그제도 그렇게 해서 이책을 빌렸다 - '배려, 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어제 자기전에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고 이 책을 폈다. 몇장을 읽고보니, 스펜서 존스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나 '선물' 같은 자기개발 우화라는 걸 알았다. '배려'라... 솔직히 어떤 내용일지 뻔하게 추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왜일까, 조금만 읽고 덮으려던게 새벽 2시 30분에 완독을 한 다음에야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배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씀' 이다. 즉, 내가 아닌 다른사람을 위해 마을을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일이던가. 내가 배불러야 다른 사람 배고픈게 보이는 법이라면서 나 돌볼 여유도 없다는게 흔한 핑계거리였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배려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나를 위해 좀더 솔직해지고, 우리를 위해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모두를 위해 통찰력을 가지라는 것이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마음을 쓰면 되는 아주 저비용 고효율의 행위인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눈치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난 눈치 없다는게 그다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스스로가 그런걸 알면서도 굳이 고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 눈치가 없는 건 남에 대한 배려가 없기때문이라는 걸 들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땐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생활 -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점차 그 말을 이해하게 됬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남에 대한 배려없이 살아왔는지.... 나에게 생기는 작은 피해를 피하려고 남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면서 살아왔는지...하지만 깨닫고 나서도 한번에 180도 나를 고칠순 없었다. 내가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리면 딴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이었다. 그래서 조금씩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배려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고쳐나가곤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개인주의'라는 말로 보호막을 치고서는, 남에 대한 배려 없이 살아 왔다는게 느껴졌다. 이기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개인주의는 그렇지 않은것이라고. 하지만 책에서 나오는 한 예로 정문앞에 차를 대는 것을 들수 있다. 언뜻보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잘 생각해보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제까지 내 스스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게 얼마나 많을까. 굳이 피해- 즉,- (마이너스) - 를 안줬다 해도, 내가 조금만 더 배려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도움 - 즉, +(플러스) - 가 됐다면, 나혼자가 아닌 전체적으로 생각했을때 배려를 하는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배려'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아니다. 어려워서 여려번 읽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대목이 없다. 누구나가 다 알고 있고, 또 학교에서 도덕, 윤리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친숙한 말들이 많이 나온다. 몇몇 문장은 마음에 와닿아 다이어리나 수첩에 배껴 적어본 문장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책에서도 말하듯이, 안다는 건과 깨달은 것은 다르다. 깨닫는다는 말에는 생활속에서 실천해나가고, 행동으로 옮긴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소중한걸, 값진 걸 알고있으면서도 안다는것에 그친 내자신이 후회됐다. '배려'이전에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선물', '연어'와 같은 우화들을 읽었었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깨달음을 주는 책들이었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마지막 책장을 닫는순간 날아가버렸다. 실천하지 않았던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머리속에만 담아놓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음으로써, 소중하고 값진 것들을 썩혀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나가자.  

  우선, 이 책에 누군가가 밑줄 그어놓은 것부터 지우려고 한다. 이렇게 '배려'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면서도 남에 대한 배려 없이 공공을 위한, 모든 사람이 함께 보는 책에 아무 생각 없이 밑줄을 그으면서 읽은 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뭐, 언젠가 그사람도 밑줄 그으려다 살며시 펜을 놓는 날이 오겠지. 다음 사람을 위해서,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밑줄을 지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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