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더 사랑해
션.정혜영 지음 / 홍성사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이미 제파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읽고 난 뒤, '행복'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80년대, 부탄의 생활수준은 내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했지만, 물질적으로 풍족했고 편리했던 캐나다에서 느끼지 못한 행복을 그녀는 부탄에서 느끼고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정착하기에 이른다. 그녀의 그런 삶의 행보를 보며, 내가 편리한 것과 행복한 것을 혼동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확실히 현대사회는 편리하다. 게다가 나날이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한가? 그 답은 해마다 늘어가는 우울증 발병률, 자살율이 보여주고 있다. 많은 걸 누리고 있음에도 더 불행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별 기대 없이 보게 된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면, '오늘 더the 사랑해'는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그리고 내가 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는지 깨닫게 해준다.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부부, 션과 정혜영이 쓴 '오늘 더the 사랑해'는 그동안 미니홈피에 올린 여러 사진과 글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 한다. 대충 눈으로 훑어볼 때만 해도 TV를 통해 보아온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 훈훈한 봉사활동 이야기겠거니 했지만 그 이상의 책이었다. 책은 사진과 미니홈피의 글들로 이루어진 만큼, 2시간 정도면 다 읽어진다. 하지만 그 두시간 내내 내가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했었는지는 읽어 본 사람들만 알리라 생각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어느 노래 가사처럼, 그들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그토록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찬양,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 서로에 대한 사랑, 이웃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는 마음,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었다.


나는 혜영이를 공주처럼 생각하고 공주처럼 대해 주며 산다.
공주의 남편인 나는 왕자가 된다.
나는 우리 딸 하음이도 공주처럼 생각하고 공주처럼 대해 주며 산다.
공주의 아빠인 나는 왕이 된다.
공주가 되고 싶으면 남편을 왕자로 대하고, 왕자가 되고 싶으면 아내를 공주로 대하고,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고 대해 주면 나도 그만큼 귀해지는 것 같다.          -p.136


   이 구절을 읽고 션에게서 하나님을 본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정혜영이 그를 볼 때마다 예수님이 생각난다고, 예수님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정말 신기하게 남편의 모습에서 예수님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처럼(p.27) 나도 그랬던 걸까? 오랜 기간 무대 위에서 힙합가수로서의 션을 보아왔고, 연예정보프로를 통해서 션과 정혜영 부부의 사랑스러운 모습도 보아왔고, 무릎팍도사를 통해서는 이웃을 사랑하고 아내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그를 보았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나자, 아니 이 구절뿐만이 아니라 이 책에 적힌 그의 글 속 단어 하나하나가 그가 얼마나 따뜻하고 맑은 마음을 지닌 '아름다운' 사람인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이상의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도... 그의 피앙세 정혜영 또한, 션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된 비교적 초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남편을 믿고 보통 사람이라면 못마땅하기만 할 그의 이웃사랑의 실천을 지지해 주고 함께 하고 있다. 그것만 봐도 그녀 또한 얼마나 맑고 아름다운 사람인지 느껴졌다.

   나는 무교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느낀 것 또한, 행복해지려면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는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느낀 것은 내가 그동안 행복을 세상에서 즉, 나의 내면이 아닌 바깥 세상에서 찾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는 한, 난 '진정으로' 행복해 질 수 없다는 것. 그들은 현명하게도 그들 내면에서 행복을 찾고, 실천함으로서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이 세상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게 때로는 손해일 때가 있다.
세상적인 손해.
하지만 나는 그 손해가 전혀 손해 같지 않다.
왜냐면 내 마음에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p.38

 

 결혼기념일, 그리고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나를 기쁜 마음으로 밥퍼에 보내준 나의 아내.
나는 밥퍼에 가서 나의 아내의 마음까지 드렸다.
그리고 올해도 작은 것을 드렸지만
더 큰 행복을 가지고 돌아왔다.      -p.168


   이런 구절들을 읽으면서, 그들이 그렇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은 내면에서 그들의 행복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그동안 세상적인 것에 잣대를 놓고 괴로워 한 내가 너무나 어리석게 느껴져서 부끄럽기도 했다. 세상적인 것에 행복을 따지는 건, 마치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과 같지 않은가? 이제야 새삼 깨달았으니, 나에게 남은 건 앞으로의 하루하루를 깨달음에 대한 실천과 행동을 노력으로 다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고, 괴로움도 찾아올 테지만 그때마다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나를 다잡고 또 다시 새삼 깨닫고, 그런 과정들을 반복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이들처럼 본보기가 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처럼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이 책을 읽고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내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맑아지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