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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음식과 관련 된 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사서 보는 편인데 이번 수플레는 감사하게도 박하 출판사에 보내 주셨다.
수플레에는 3나라 3도시의 3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뉴욕에 사는 릴리아의 이야기인데 필리핀계 미국인으로 희망적인 자신의 미래를 바라고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 남편 아니를 만나 결혼 하게 된다. 그리고 완전한 가정을 위해 베트남에서 2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헌신을 다해 키운다.
그리고 30년 정도가 지난 지금 아이들에게는 돈을 위해 본인들을 입양했다는 오해를 받으며 비난과 멸시를 받고, 남편 없시 형식적인 부부관계만 유지할 뿐 사랑을 주지 않는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마음이 텅 비어 가는 그 시점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 아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어 이제 남편 수발까지 들게 되었다. 남편이 쓰러지고 나자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도 병원비로 점점 줄어들어 큰 집에 남는 방을 하숙하기로 마음 먹는다.
하숙생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하숙의 조건으로 식사를 제공하게 된다.
평소에도 부엌에서 그나마 활기를 찾곤 했던 릴리아는 하숙생의 식사를 준비하며 다시금 생활의 활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서점에서 수플레 레시피가 적혀 있는 책을 한 권 사게 되고 그동안 먹었던 수플레는 모두 실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수플레는 원래 먹기 전까지 부풀어 오른 모양이 유지 되는 것이나 대부분은 오븐에서 꺼내 고 얼마 안 되어 꺼져 버렸다.)
릴리아는 요리책에 적혀 있는 수플레를 하나씩 만들어 보면서 수플레가 부풀어 올라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 짐에 따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릴리아는 삶에서 느끼지 못하는 만족을 부엌에서 느끼게 되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파리에 사는 마크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마크는 사회성이 제로인 화방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사회성 짱이 아내 클라라가 있었기에 살면서 불편은 몰랐다.
결혼 하고 자녀가 생기지 않았지만 아내가 있어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클라라가 인사도 없이 하늘나라로 가 버렸다.
마크는 갑자기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리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아내가 늘 있었던 부엌에는 근처에 가지고 못하고 집에도 밤 늦게 들어가 일찍 나오는 삶을 살게 된다.
아내와 함께 알고 있는 모든 지인들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으며 (우연한 만남이라도) 삶에 아무런 의욕이 없이 살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날 갑자기 결심을 하고 마크는 부엌에 있는 아내의 물건들을 모조리 정리하여 버려 버리고 새롭게 요리 도구들을 사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크의 요리가 시작되고 부엌에서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마지막 이야기는 이스탄불에 사는 페르다의 이야기다.
페르다는 중년의 여인으로 결혼 해 결혼한 아들과 파리에서 일을 하는 딸이 있다. 매 주 금요일 딸과의 통화를 좋아하고 부엌에서 하는 본인의 요리를 주변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평온이 깨지게 되는데 넘어져 엉덩이뼈가 부러져 걸을 수 없게 된 페르다의 어머니가 페르다의 집에 살게 되면서 부터 페르다의 일상의 행복은 깨지게 되었다.
사실 페르다의 어머니는 허언증에 경박하기까지 해서 자라오면서 페르다는 힘들었다. 그 어머니 곁을 떠나고 싶어 결혼도 일찍 했는데 다시 어머니와 한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24시간 케어에 급기야 치매까지 와서 헛소리까지 하며 페르다는 괴롭힌다.
어머니가 온 후로 좋아하던 딸과의 통화도 어렵고 손녀와 요리도 어렵게 되며 우울한 하루 하루를 보내 던 중 외출에서 수플레 요리책을 사게 되고 수플레 요리를 시작한다.
페르다 역시 수플레의 부풀어 있는 시간을 점점 늘이는 것에 기쁨을 느끼게 된다.
과연 이 3명의 주인공의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진행이 될까?
부엌에서 느끼는 행복감으로 행복한 결말이 날지~ 아니면 또 다른 슬픔이 찾아올지~ 는 .. 궁금해진다.
(사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어 난 은근 충격 받았다.)
이렇게 수플레라는 책은 삶이 힘든 3명의 사람들이 부엌에서 요리라는 행위를 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고 행복을 되찾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솔직히 수플레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고 부엌에서의 행위 자체가 메인이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주인공의 수플레 성공 여부를 두근두근 하며 기다리게 되었고...
주인공들이 만든 완성 된 요리를 누군가가 맛있게 먹어 줄 때의 회복되는 행복감에 나 역시 행복해 하며 보았다.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데 참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음식으로 인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 알게 되었다.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말처럼.. '주저앉아버린 영혼을 다시 일으켜주는 인생 레시피'가 담긴 책..
현재 너무 힘들고 지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볍지만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이 '수플레' 라는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