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ITQ 파워포인트 특별대비 - 지존 2006
공효석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다른 ITQ교재를 못봐서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정말 부실합니다..ㅡㅡ

 

컴활2급을 지존교재로 공부해서 상당히 좋구나 하고

 

ITQ도 이걸로 공부해야지 하고 샀는데..ㅡ.ㅡ;;

 

영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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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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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고 내가 내뱉은 첫마디.

"대체 이 작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산 거야?"

그만큼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의 삶과 소설은 보통 사람과 다르다. 5번의 자살 시도 끝에 서른 두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오사무. 작가는 인간 실격의 주인공 요조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동정심을 유발할 만한 약간의 과장과, 허세를 섞어서.

인간실격의 주인공인 요조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들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다. 뛰어난 미남인데다, 집은 부자이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높게 나올만큼 머리도 좋은 편이다. 그 속이야 어떨지 몰라도 일단은 우스운 행동을 일삼고 항시 웃는 얼굴을 함으로써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재주까지 있다. 하지만 그가 인간에게 가지고 있는 극도의 공포감은, 결국에 그를 궁지에 내몬다. 인간을 향한 공포감. 요조만큼 극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가지고 있다. 때문에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요조의 심정에 일부 동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요조가 반 친구들을 웃기기 위해 일부러 철봉에 실패했다는 대목. 뜨끔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낯설은 얼굴들을 만나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 나는 엉뚱한 언행을 일삼았다. 사실 익살은 인간 관계에 매우 좋은 작용을 한다. 우스운 행동과 화내지 않음은 경계감을 없애고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요조가 성공했던 것처럼, 나도 성공했다. 나는 반 전체 아이들과 원활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요조처럼 처절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리 괴로운 심정도 아니었다. 조금 피곤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거짓된 익살과 과장된 미소는 깊은 사귐을 방해한다. 중1때의 나는 사귐의 폭이 넓었고, 미움을 받진 않았지만, 한번도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어떤 면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익살은 타인을 향한 경계심이요, 일정범위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내 몸 전체에 배리어를 두르는 것과 비슷하다. 소설 속에서 요조는 다케이치에게 들키고 만다. 그것은 분명 끔찍하고 처참한 기분일 것이다. 내 치부가 남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진듯한 수치심, 비참함. 요조는 공포심이 더 컸던 모양이지만, 내 경우엔 이쪽이 더 컸다.

어쨌든 약간은 공통점이 있기에 요조의 실패한 인생에 더욱 동정이 갔다. 가엾고 안타까웠다. 소설 속에서 요조는 여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는데, 확실히 이해가 갔다. 서툴기에 더욱 나락으로 빠져들어가는 요조의 아기같은 순수함과 안타까운 처지가 여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했을 것이다. 연민. 그렇게밖에 살지 못하는 요조가 한심하고 답답하지만,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의 수기는 슬펐다.

반면에 넙치나 호리키라는 '평범한 보통' 인간에겐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행동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이었는데도, 거기에 상처입는 요조가 있기에 그들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결국엔 나도 요조가 아닌, 넙치와 호리키에 속한 인간인 것이다.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그들을 욕할 수 없었다. 요조의 마음은 제쳐놓고, <좋은 집안에 태어난 주제에 한심하게 헤실헤실 웃으며 여자들의 정부노릇과 음란한 만화를 그려 돈을 벌고 술과 담배 약에 취해 사는 구제불능의 젊은 만화가>만을 보자면, 역시나 사회에서 그리고 내가 쓰레기로 분류하는 쪽은 요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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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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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이었을 것이다. 친구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라는 영화를 보러 가자고 말을 꺼내왔다. 그때까지 나는 베르메르라는 화가에 대해 알지 못했다. 또, 영화가 소설을 바탕으로, 그리고 그 소설이 실존하는 그림을 보고 쓰여진 것조차 몰랐다. 말 그대로 아무 지식 없이 친구의 손에 이끌려 영화관에 가게 됐다.

사실 좀 미심쩍었다. 그리 작지 않은 영화관에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저녁 때 단 두 회만 상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목을 덜 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다른 영화를 보고 싶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떠들어대던 것들로 말이다. 하지만 친구가 워낙 보고 싶어했기 때문에, 괜히 돈하고 시간만 버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표를 끊었다.

불이 꺼지고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었다. 야릇한 음악이 흐르고, 새하얀 얼굴의 인형같은 소녀, 스칼렛이 등장했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멋지게 나왔던 콜린 퍼슨이 베르메르 역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천천히 진행되는 이야기. 일견 평화로워 보이나,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문득문득 그리트와 베르메르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면, 나까지 덩달아 찌르르, 하고 전율이 일었다. 마침내 베르메르가 그린 그리트가 화면 속에 드러났을 때 가슴이 덜컥 뛰었다.

결국 나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멍한 상태였다. 내겐 생소한 델프트의 풍경, 순수한 소녀의 얼굴로 묘하게 색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그림. 결코 말이 많지 않았던 그리트와 화가 베르메르 사이의 야릇한 분위기.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영화를 볼 당시에 나는 무방비 상태였다. '북구의 모나리자'라고까지 불리는 그림을 몰랐으며, 베르메르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아무 정보도 없이 백지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시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다. 괜히 한번 더 봤다가, 처음 접했을 때의 짜릿한 기억을 망치고 싶진 않았다. 대신, 책을 들었다.

나는 '그리트'라는 소녀가 트레이시라는 여인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허구적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아무 의심 없이 그리트의 존재를 믿었던 것이다. 어쨌든 책과 영화를 비교해 볼때, 책이 좋았던 점은 세세한 묘사와 설명이었다. 그리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작은 부분에도 세밀한 묘사를 덧붙였다.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책의 매력이자 단점이었다. 영화 속의 그리트는 결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보이는 행동만으로, 그녀의 속내를 짐작했다. 책 속의 그리트는 내 상상과 조금 틀렸다. 신비로움은 덜 했지만, 책 속 그리트의 현실적 감각은 마음에 들었다.

영화와 책은 엔딩 부분에서 조금 차이가 났다. 영화의 엔딩 쪽이 좀 더 매력적이긴 했지만, 오히려 카타리나에게 받은 진주 귀고리를 돈으로 바꾸는 쪽이 설득력 있었다. 책의 그리트는 로맨틱한 꿈에 젖어 살지 않았다. 그녀는 피터와 결혼했고, 아이까지 낳았다. 평범한 로맨스였다면, 그리트가 평생 베르메르의 추억을 간직하고 독신으로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진주 귀고리를 달았던 소녀는 결국 자신의 세계로 돌아갔고,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것이 못내 아쉬우면서도, 마음에 들었다.

책과 영화. 둘 다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쪽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지만, 책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다만, 영상 매체의 리얼한 전개와 생생한 긴장감을 책에서 똑같이 전해 받지 못했고, 이미 영화를 본 후 배우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책에서 큰 감동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소녀의 애매모호한 표정만으로 이와 같은 스토리를 읽어낸 트레이시의 재능에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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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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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간 나를 힘들게 했던 시험이 오늘에서야 끝났다. 3학년 마지막 시험이었기에 부담감도 컸고, 그 만큼 많이 지쳐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책장 한켠에 꽂아두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꺼내들었다. 전에 별 생각 없이 구입한 이 책을 읽고 울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역시나, 책장을 덮고 한동안 눈물을 글썽였다. 멍하니 모리 교수, 그의 삶의 방식과 에너지, 철학에 대해 생각했다.

모리교수는 계속해서 사랑을 강조한다. 인간의 삶을 채우는 것은 돈이나 명성이 아닌, 결국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흔한 말이지만, 동시에 진리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말을 했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쩐지 지난 한달 간 나를 지독히 괴롭혀왔던 고민들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성적, 가정환경, 교우문제, 내가 가진 열등감... 이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이 책에서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죽음을 앞둔 한 노인의 압도적인 힘이 느껴진다.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글을 통해서나마 죽기 직전 그가 남긴 메시지를 듣고 멍해진다.

고백하자면, 모리가 말하는 인생의 방식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마음 깊이 동의하고, 실제로 마음이 충만해져 누구든 사랑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러나 세상 밖으로 나가면 어떠한가? 다시 현실적인 문제에 이리저리 부대끼며 신경질적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대한다.

세상 사람 누구인들 모리 교수처럼 살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사랑에 가장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따스함을 준다. 굳이 철학적인 가치를 부여하지 않아도 제자 미치를 향한 모리 교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애정 어린 인생 이야기는 우리네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첫 번째에서도, 두 번째에서도 내가 울음을 터뜨린 장면은 교수와 미치의 마지막 작별 인사 부분에서였다. 그들의 짧은 대화와 포옹에서, 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들의 관계에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위안을 얻었다. 긴장으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마음이 풀어지는 느낌이랄까.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무척 졸렸다. 아마 지금 누우면 평온하게, 죽은 듯이 깊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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