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뭐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 사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이사카 코타로의 책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 망설임없이 책을 구매하게 만든다.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라면 좀 재미없다 하더라도

다른 "괜찮은" 책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 같은 게 있으니까. (취향의문제겠지만.)

난 원래도 책 두께가 두껍다고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사카 코타로 신작이 두껍기까지 해서왠지 가슴이 두근두근했었다.

 

근데 사놓고 보니 이상하게 책장이 잘 안넘어갔다.

이사카 코타로 책을 읽으면서 이틀을 넘긴 적은 거의 없었는데.

이사카 코타로 특유의 재치도 보이지 않고 그만의 허를 찌르는 교묘함도 별로 눈에 안띄고.

 그래서 2주가 지나도록 5분의 1도 읽지 못했다.

책을 볼때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이상하게 손이 잘 안갔다.

 

 그런데 반쯤 읽으면서부턴 갑자기 몰입도가 확 깊어졌다. 

아마도 내 자체가 음모론을 맹신하는 편이라 더 그렇겠지만.

한 남자를 범인으로 몰고 쫓아가는 방법 자체가 너무도 

"국가" 답다는 점이, 흥미를 유발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지인과 얘기를 하다가 

그 이도 똑같이 처음에 잘 안넘어가다가 중반부터 몰입도가 깊어졌다는 말을 들었었다)

 

결국 주인공은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끝까지 도망치는 것을 택했지만.

책 표지에서도 말해듯이 뭐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사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나중에 주인공이 이와사키 집에 찾아가 마누라에게 바람난 사실을 알려준 장면이나,

히구치의 딸이와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는 장면에는 소름이 돋고 가슴이 찡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이사카 코타로는 대단하다.

마치 결말부터 글을 쓰는 사람처럼 앞 뒤의 연결점이 조금도 어긋남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건

언제봐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초반에 등장했던 아무것도 아닌 에피소드들 조차

결말에선 모든 것을 마무리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표지의 말에 절절히 공감했다.

 

 

이야기 곳곳에 씨를 뿌리고 그것이 일제히 싹을 틔워

커다란 꽃을 피우는 클라이맥스,

복선의 설정과 화수를 반복하는 작법이 철저하게 진행된

대단히 기분좋은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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