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과 모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백석 지음, 클로드 모네 그림 / 저녁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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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시, 모네의 그림



한국 시의 영역을 넓히는데 기여한 시인 백석. 자연을 주제로 한 인상주의 화풍을 선보인 모네. 이 둘의 예술작품이 <백석과 모네>라는 한 권의 책에서 만났습니다.

백석의 시와 모네의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책 <백석과 모네>는 백석의 시 100편에 클로드 모네의 명화 125점이 어우러진 시화집인데요. 시와 그림을 함께 감상하며 일상 속 휴식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답니다.





백석과 모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각자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표현했다는 점이죠. 산비, 노루, 오리, 바다 등 자연 속에 존재하는 대상들로 백석은 아름다운 시를 썼고, 시마다 어울리는 모네의 그림이 곁에서 조곤조곤 함께 합니다.

시와 그림을 함께 보며 감상하고, 잠시 쉬었다가 또 다른 시와 그림을 마주합니다. 페이지마다 담긴 글자 수가 많지 않아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어요.



푸른 열매와 흰 꽃이 피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다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하면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백석의 시는 자연물을 묘사한 장면이 많아서 시의 의미를 추측하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






여러 시 중에서 '창의문외'란 제목의 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 속 임금나무는 능금나무를 뜻하는 말이에요. 능금나무에 열린 푸른 열매, 날아다니는 까치, 붉은 수탉의 울음소리, 하얗게 빛나는 꽃. 긍정적이고 희망에 부풀어있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옆에 실린 모네의 그림도 그런 기운을 더해주듯, 푸른 잎사귀들로 반짝거려요. 평화로운 자연 속 오직 한 사람만이 앉아있는데, 푸른 열매와 흰 꽃을 가슴에 품은 이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자연


<백석과 모네> 책에는 백석 시에 대한 해석이 실려있지 않아요. 읽는 이가 느끼는 대로 시를 감상하면, 그게 바로 참뜻일 뿐. 나무를 볼 때, 꽃을 볼 때 그저 있는 그대로 경치를 감상하는 것처럼 시 속 문장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읽어 내려갔어요.





백석의 시 중 '선우사'란 시도 참 좋아해요. 흰밥과 가재미만 있으면 누구 하나 부럽지 않고 가난해도 서럽지 않고,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가끔씩 너무 많은 인파 속에 휩싸일 때면, 외따른 산골로 들어가 다람쥐와 동무하며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가재미 앞에 놓고 정다운 얘기 나눌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책에 실린 모네의 그림들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시와 잘 어울리며 시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눈 내린 겨울 풍경, 흐드러지게 핀 꽃밭, 물안개에 휩싸인 듯 신비롭게 찰랑거리는 물결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자연 풍경 속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여쁜 시와 그림들로 힐링을 선사하는 책 <백석과 모네>. 책 표지도 보드레한 아가의 볼처럼 반들반들해서 더 좋았습니다. 일상 속 휴식의 순간이 필요하다면, 열두 개의 달 스페셜 시화집 <백석과 모네>를 읽으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 가져보시길 바랄게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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