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
조성용(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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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

오늘도 무언가를 시도 중인

당신을 위한 에세이



미완성의 30대를 보내고 있다. 30대가 되면 뭔가 안정적인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안개에 휩싸인 도시 속을 정처 없이 걷는 기분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틈틈이 공원산책만 종종한다.

그래서일까. 흔글 작가님이 <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책을 통해 무슨 말들을 들려줄지 궁금했다.





<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책은 미완성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끊임없이 완성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 벅차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위안이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책 제목에 완성이란 단어가 쓰여있으니, 완성이란 단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완성이란 말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도출해야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내 머릿속에서 완성이란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그 단어를 지우고 싶다. 그리고 미완성이란 말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마치 "너는 지금 미완성이니까, 아직은 미흡하고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고 누군가가 속삭이는 느낌이다.

미완성이어도 괜찮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대신 사부작사부작 오늘도 뭔가 작은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완성도, 미완성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로.



오늘도 시도 중인 당신을 위한 말들




"너를 믿으라는 말. 다른 이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라는 말. 늪에 빠졌을 때 들어야 하는 건 네 마음의 소리라는 말"

나는 살면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기보단 타인의 말에 따라 행동한 적이 많다. "내가 경험해 봤는데, 이렇게 하는 게 좋아~"라는 식의 타인의 말은 그 사람에겐 적용되는 말일지 몰라도, 나한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어쩌면 자기 확신이 없어서 타인의 말을 들으면서 산 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책 1장 <미완성 인생> 파트는 오늘도 시도 중인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을 담고 있다.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라는 말,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말라는 말 등이 책에 녹아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소개한다.

"아직 당신의 삶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평생 그 눈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엔 눈이 없다거나, 평생 보지 못할 거라 단정 짓지는 않기를 바란다"

"아쉬움은 등 뒤에 남지만, 가능성은 눈앞에 놓여 있다"

나는 남들이 하는 경험들을 많이 하지 못한 채 자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눈'을 예시로 든 위문장이 마음에 들었고, '눈'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더라도 가능성은 '눈'앞에 놓여 있다는 다음 문장이 또 마음에 들었다.

남들이 하는 경험들은 앞으로 해보면 되고, 그 경험들을 테트리스처럼 잘 쌓아 눈앞에 놓인 가능성을 눈에 보이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 오늘도 뭔가 작은 시도를 해야겠다!



목소리가 주는 위로





"한 사람이 없어 무너지는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 누군가에게 그런 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기댈 곳 없고 터놓을 곳 없는 쓸쓸한 그들에게 내미는 손이 되고 싶다"

"메일함을 열어 그 사람과 어떤 메일을 주고받았는지 봤더니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해 주고 있었다"

외롭거나 쓸쓸할 때, 글쓰기만큼이나 나를 치유해 주는 것은 '음악'이란 생각이 든다. '음악'은 나를 위로해 줄 타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어려운 순간에 나에게 내미는 손이었다. 소리로 누군가의 따스한 음성을 들으면 그렇게나 위로가 되었다.

또 어떨 때는 누군가가 추천해 준 음악을 듣다가 그 음악에 빠져버려서 여러 번 들은 적도 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내 취향의 음악들. 내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면서 그 사람에 대한 기억도 함께 저장된다. 좋아하는 노래 속 가사를 읊는 목소리에서 나는 큰 힘을 얻는 것 같다.



단비 같은 감정. 사랑




<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 책 3장에서는 미완성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스스로 사랑 풋내기라고 생각하는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듣길 좋아한다.

<기억에 남는 사랑> 파트에서 흔글 작가님은 당당하게 사랑을 고백했던 순간을 털어놓는다. 좋아하는 마음을 상대방에게 용기 있게 고백할 때. 그 고백의 순간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했다.

나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고백하기보단 그 감정 자체를 끌어안고 지내는 걸 좋아해서, 고백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 드는지 궁금하다.

비 오는 날의 사랑을 그린 문장들도 좋았다. 우산이 없어서 서 있는데,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 우산을 씌워주는 낭만적인 상상. 나 같은 경우는 도서실에서 좋아하는 책을 꺼냈는데, 책과 책 틈 사이 빈 공간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멋진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상상을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그건 너무 드라마 아니에요?"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긴 했지만. 그런 낭만을 품고 살아야 삶이 좀 더 아름다워진다고 믿는다.



완성도 미완성도 아닌 삶. 그저 무언가를 시도 중인 사람으로 남고 싶은 나에게 <완성되지 않은 나와 당신이지만>책은 잠시 기댈 수 있는 어깨와 같은 책이었다.

혼자서만 뚜벅뚜벅 걸어가기엔 인생이란 길이 아주 기니까. 지치지 않게 나만의 속도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을 옆구리에 끼고 하루하루를 살아야지. 그래서 언젠가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직 보지 못한 그 '눈'을 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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