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불행 - 사람은 누구나 얇게 불행하다
김현주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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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불행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

스무 살 봄부터 스물아홉 겨울까지. 어쩌면 나의 모습일지도 모를 주인공이 등장하는 연애소설 <얇은 불행>.

불행 앞에 '얇은'이란 수식어가 붙어, 왠지 모르게 다행이라 느껴졌던 이 소설은 주인공 '소영'이 사랑과 삶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아낸 연애 소설이에요.


프롤로그



연애를 소재로 한 책이라 어느 정도 말랑말랑한 감성을 기대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 감성은 스무 살 소영의 모습을 담아낸 82페이지까지 느낄 수 있었죠.

스물셋, 스물여섯, 스물아홉... 책의 주인공이 나이를 먹을수록 초반의 발랄했던 소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띄게 되는데요.

사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소영이 사랑에 상처받고 사람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과 함께 씁쓸함이 느껴졌던 소설이었어요.



작가 소개




연애소설 <얇은 불행>의 작가 김현주님의 소개를 보면,

'키 크고 못생기고 똑똑하고 자존심 센 남자 사랑하다가 연애의 피 맛본 사람'

'사랑 앞에 자존심 없는 남자 만나서 잔잔하게, 천천하게 사랑받고 행복한 여자'라는 글귀가 눈에 띕니다.

작가님과 닮은 '소영'이란 캐릭터에 작가님의 경험과 싦이 투영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줄거리



얇은 불행은 스무 살의 봄부터 스물아홉 겨울까지 소영이 살아온 삶을 시간 순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대학생이 되어 '하늘'이라는 남자애를 짝사랑한 기억,

스물셋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알게 된 수학 강사 민이 베푼 불편한 호의와 학원 수강생 건과의 짧은 추억,

스물여섯 한동안 썸만 계속 타다가 어느 날 편의점에서 마주친 혁에게 한눈에 반해 연애한 일,

스물아홉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도로 만났던 현과의 이야기까지.

설렘 가득한 대학생 시절부터 현실의 녹록함을 알아가는 이십 대 후반의 소영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었어요.



풋풋한 짝사랑의 계절, 스무 살



가장 밝고, 말랑말랑한 감성이 느껴졌던 스무 살 봄의 이야기.

스무 살의 소영은 '늘'이란 남자애를 짝사랑했어요. 늘이와 함께 있을 때는 기쁘고 즐겁지만, 늘의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해 있을 때는 쓸쓸함과 외로움도 느꼈죠.

이 장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을 꼽자면, 아래 문장을 들고 싶은데요.

소영은 지금 늘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지금 이 순간이 설레는 순간이라는 비밀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대화하고 있는 이 시간, 이 계절을 좋아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풋풋한 짝사랑의 설렘을 잘 드러낸 것 같아 몽글몽글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썸과 쫑을 반복하던 스물여섯



스물여섯의 소영은 계산하면서도 마음을 주고 또 확신 없는 불안함을 피하기 위해 그만하자고 썸을 쫑내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누군가와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게 두려워 썸을 반복하지만,

그 끝에 외로움과 서글픔이 자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해지는 건 이다지도 어려운 일이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아주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얇은 불행>은 주인공 소영을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설렘, 행복감, 불안함, 쓸쓸함, 초라함 등 다채로운 감정들을 보여줘요.

그러면서 지극히도 현실적인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을 주죠.

책을 읽으면서, 해피엔딩에 가까운 사랑을 하려면 뭐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까? 고민해 보았는데요.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제대로 아는 게 가장 먼저라고 말하는 소영이 친구 사랑이의 말에 그 해답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룬 소설답게 결말도 현실적으로 마무리 지어서 마음에 남았던 책 <얇은 불행>.

사랑에 대한 추억을 가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연애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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