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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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연주하듯 쓰인 클래식 교양 입문서

알고 들으면 재밌는 클래식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 <오늘부터 클래식>을 읽어보았어요. 오늘부터 클래식은 우리가 평소 클래식에 대해 궁금해했던 이야기들, 내로라하는 유명 작곡가들의 이야기, 현대의 연주가들의 이야기 등 클래식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연주하듯 풀어낸 클래식 교양 입문서랍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장에서는 요즘 콘서트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2장에서는 베토벤, 슈만, 하이든 등 유명 작곡가들과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3장에서는 저자 김호정님이 만난 연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4장에서는 클래식과 관련된 흥미로운 정보들을 다루고 있어요.

공연장에서 벌어졌던 웃지 못할 사연부터,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작곡가의 길로 활로를 틀어 성공한 작곡가 이야기, 무대에서 피아니스트들이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하게 된 데에는 어떤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지 등, 클래식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답니다.

1. 박물관이 살아있다? 놉! 피아노가 살아있다!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 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피아니스트의 영혼을 소환한다는 스피리오 피아노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어요. 이 피아노는 연주자 없이 스스로 곡을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라는 사실! 믿겨지시나요? 기계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대체하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지만 피아노마저 기계가 연주할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수록된 큐알코드를 스캔하면 스피리오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데요.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 도중 손을 떼자 손이 닿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반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연주하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스피리오 피아노는 한국에서도 판매를 하는데 가장 작은 크기가 1억 6천만 원 정도라고 하네요.


2. 연주자와 청중이 나누는 언어, 앙코르



앙코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답니다. 앙코르는 '한 번 더'라는 프랑스어에서 나온 단어인데, 우리가 보통 앙코르라고 외치면 연주자가 짧거나 듣기 좋고 즐거운 곡을 연주할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피아니스트 김선욱님은 청중들의 예상을 뒤엎고,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30분짜리 긴 곡을 연주한 적이 있대요.

앙코르가 가진 다양한 특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었는데, 때로는 추모를 위해 연주되기도 하고, 신년음악회에서 반드시 연주되어야 하는 고정된 앙코르곡도 있으며, 오페라 극장에서는 앙코르가 금지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어요.


3. 나 같은 작곡가 있으면 나와보라 해!




클래식 역사에 엄청난 발자취를 남겼던 여러 작곡가들 중에서, 에릭 사티와 라벨의 이야기가 시선을 끌었는데요. 에릭 사티는 정말로 정말로 특이한 작곡가였어요. '해삼의 배아', '갑각류의 배아' 등 곡에 특이한 제목을 붙이기도 하고, 악보 위에 '의문을 가지고 연주할 것', '치통을 앓는 나이팅게일처럼'이라는 괴상한 지시어를 적어 놓기도 했습니다. 괴짜 중의 괴짜인 작곡가네요!




볼레로로 유명한 작곡가 모리스 라벨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어요. 끝날 것 같지 않은 볼레로의 반복되는 리듬은 라벨이 겪었던 뇌질환 증상의 영향 때문이라는, 몰랐던 사실을 알았어요.

5.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조성진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비행기를 타고 국제 콩쿠르에 출전하며 이력을 쌓았다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와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조성진님의 이야기도 나와 있었어요. 조성진님은 베를린 필하모닉이 정했던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랑랑을 대신해 무대에 올랐었는데, 대타로 기용된 지 약 열흘 후 해야 하는 연주였음에도 훌륭하게 연주를 해냈다고 합니다.



6. 노래를 못하는 소프라노와 좋은 연주에 대한 생각


객석의 청중보다도 노래를 못하는 소프라노 플로렌스 젠킨스.


그녀는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을 녹음한 음반을 내기도 했는데 못 들어줄 수준이고 코미디에 가깝지만 의외로 이 소프라노의 팬이 지금도 많다고 합니다. 그녀는 '계속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의 상징이 되었어요. 노래를 못해도 노래에 대한 꿈을 소중히 품은 채 음반까지 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어요.



사람 목소리같이 들렸다는 말은

악기 연주자들에게 최고 찬사다.


좋은 연주는 어떤 연주일까요? 이 책은 '노래하듯이' 하는 악기 연주가 이상의 경지라고 말합니다. 최고의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클래식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책 <오늘부터 클래식>. 표지가 주는 모던한 느낌 때문인지 고상하게 쓰여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어요.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글로 음악을 듣는 듯한 문체가 참 마음에 들었던 책이에요. 클래식을 쉽고 재미있게 접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이 책으로 시작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의 협찬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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