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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빵을 훔친 장발장의 인생극장 이야기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레미제라블을 읽었다. 레미제라블은 1832년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6월 봉기를 소재로 한 소설로 책 제목인 레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리킨다. 빵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이나 교도소에서 감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이 주인공으로,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의 인생극장 이야기라 봐도 무방하다. 미리엘 주교를 만나 인생에 있어 가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달은 일,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행한 일, 장발장을 뒤쫓는 자베르 경관과의 일들 등이 차례차례 펼쳐지며 장발장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1. 레미제라블 등장인물
레미제라블에는 다수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그중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장발장: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징역살이를 해야 했던 인물
자베르: 장발장을 쫓는 경관
팡틴: 코제트의 어머니. 코제트를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맡긴다.
코제트: 팡틴의 딸. 테나르디에 부부 집에서 하녀처럼 살다가 장발장을 만나 장발장과 같이 살게 되면서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는 인물
마리우스: 코제트와 사랑에 빠지는 청년
테나르디에 부부: 여인숙을 운영하고 있고, 팡틴이 맡긴 딸 코제트를 하녀처럼 부려먹으며 코제트를 이용해 팡틴에게서 돈을 뜯어낸다.
미리엘 주교: 은식기를 훔친 장발장이 잡혀오자, 꾸짖기는커녕 도리어 은촛대를 주며 장발장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
2. 레미제라블 줄거리
굶주리는 가족들을 위해 빵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가 있는 곳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는데, 장발장은 주교의 집에 있던 은식기를 가지고 달아나다가 붙잡히게 된다. 주교는 헌병대장에게 붙잡힌 장발장에게 은촛대는 왜 가지고 자기 않았냐고 반문하고, 은식기를 훔친 장발장에게 은촛대까지 준다. 이에 장발장은 큰 감명을 받아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장발장은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살며, 흑옥 제조 공정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는 빈민들을 위해 이 돈을 쓰고, 시장이 되기에 이른다.
한편, 팡틴이라는 여자가 여인숙을 운영하는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자신의 딸인 코제트를 맡긴다. 팡틴은 자신이 태어난 몽트뢰유쉬르메르로 돌아가서, 마들렌(=장발장)이 운영하는 공장에 여직공으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직장의 여감독이 팡틴에게 더 이상 공장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시장님도 고장에서 그녀가 떠나주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그런데 마들렌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팡틴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어느 날 남자와 시비가 붙게 되는데 이때 마들렌이 나타나 팡틴을 도와준다.
마들렌은 팡틴에게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하며 팡틴의 딸인 코제트도 찾아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한다.
그렇지만 마들렌을 장발장으로 의심하고 있던 자베르 경관이 샹마티외라는 사람이 장발장 대신 장발장으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마들렌에게 알리게 되고, 이에 고뇌하던 마들렌은 재판정에서 자신이 진짜 장발장임을 고백한다. 팡틴은 장발장에게 딸인 코제트를 부탁하며 숨을 거둔다.
장발장은 수병을 구하면서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 극적으로 살아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
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인숙에서 온갖 학대를 당하며 살아가던 코제트와 만나게 되고, 무거운 물통을 손에 들고 있던 코제트에게서 물통을 들어주며 처음 만나게 된다. 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팡틴이 적은 글을 보여주며 거액의 금액을 부부에게 주고, 코제트를 데려간다.
이후 장발장은 자신이 과거에 도움을 준 일이 있는 포슐방 영감의 도움을 받아 프티 픽퓌스 수녀원에서 살게 된다. 장발장은 그곳에서 정원사로, 코제트는 수녀원 기숙생으로 살아가게 된다.
작품 중반부에 가면 레미제라블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마리우스가 등장한다. 마리우스는 코제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청년으로 뤽상부르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장발장과 함께 있던 코제트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장발장은 종드레트라는 사람이 사는 집을 방문하게 되고, 옷가지 등을 주며 자선 행동을 한다. 그런데 사실 종드레트는 몰락한 테나르디에였고, 테나르디에는 그 옛날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려가 코제트를 돌봐주는 명목으로 받아왔던 돈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테나르디에로 인해 위기에 처한 장발장은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프랑스 6월 봉기 사건 현장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게 된다.
3. 인상 깊은 장면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의 인생 역경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서사를 볼 때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 소설 곳곳에 가난으로 인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묘사가 많아서 작품 분위기가 다소 어둡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대목을 읽는 때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장발장이 자베르의 목숨을 구해주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관을 놓아주는 것은 언젠가 자신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한 장발장의 모습이 놀라웠다. 장발장과 자베르. 두 사람의 수년에 걸친 이야기 흐름도 이 책의 묘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접할 수 있는 레미제라블 이야기를 책으로 제대로 완독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분량이 많긴 하지만 극적인 사건 전개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장발장이 한 말 중에 아래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언제까지나 사랑하거라.
이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절망의 그루터기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랑이 아닐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장발장이 남긴 위 말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