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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줘
정이연 지음 / 청어람 / 2016년 4월
평점 :
남주 : 이수호 34세 작가. 어린시절 엄마에게 버림받고 외삼촌에게 학대당하며 자랏다. 집안일을 봐주던 도우미 아줌마에게 어머니의 포근함을 알았다. 도우미 아주머니의 사고로, 대신 온 그녀의 딸 여주에게 끌리는 캐릭터.
여주 : 유아영 26세 대학생. 늦은 나이에 결혼한 부모님이 본 늦동이자식. 연로한 부모님께 부담되기 싫어 일하며 공부하는 장학생. 엄마가 다쳐 엄마 대신 일해주러 간 집에서 남주와 만난다.
책 제목부터 "안아줘"
이걸 누가 말한 걸까? 남주? 여주? 혹은 둘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제목이였다. 뒷표지 소개를 보고, 저 말은 남주가 한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뒤 어쩌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 속으로 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표면적으로 보면, 가진거 없이 힘든 환경에 있는 여주와, 가진것 많고 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남주인데, 오히려 내면은 부족한건 돈 뿐인 여주와, 가진건 재물뿐인 남주. 이런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현실에 쪼들리고 힘들지만, 사랑받고 자라서 밝고 씩씩한 여주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목마른 남주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둘이 있을때 여주가 리드하는 느낌이었다. 8살이나 어리고 도우미로 그의 일을 도와주러 간 그의 공간에서 여주가 더 어른스럽고 남주를 이끄는 느낌이 들던 책이다.
그만큼 남주는 아무리 스펙 좋고 유명인이 되었다고 해도, 사회에 대한 경험이나 세상앞에 나가기에 스스로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하는 상처있는 캐릭터였고..
어린시절의 여러가지 결핍은 정말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걸까?
이 남주는,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이런 '결핍'을 극복하지 못했나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나의 의문에 대한 대답은 책의 후반부가 되어서야 해결되었다. 책 끝부분에 보면 남주가 "지킬 것이 생긴 사람은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걸 알았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남주는 여주를 만나면서 이런 식으로 어른이 되었구나'
'정신적으로 아직 어리고 약한 남주가, 여주를 만나면서 이렇게 성장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책 후반부까지 두 사람의 상황이 내게 정리가 안되고, 이 둘이 지금 데이트 하는 상황들만 계속 묘사되는 것같은 어쩌면 나와 책이 서로 '겉도는' 느낌이 들어서 책 읽기가 쉽지않았다.
둘의 연애장면만 주르륵 나열된 느낌이라 이 일들이 갖고있는 의미는 뭐지? 하는 의문도 들고, 사랑은 타이밍인가? 이 여자가 아니더라도 이 남자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랑을 느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
책 후반부에 가서 내 의문들, 책에 대한 느낌이 정리가 되고.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다보니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가 되는 느낌이 든다.
작가님이 하고싶었던 말은, 최후반부에 드러난다는.
세상에 대해, 스스로에 대해 기대감, 소망 이런게 없던 남주가 사랑을 하게되고 진짜 '내 것'이라고 불릴만한 가족이라는 걸 갖게되면서 변해가는 모습.
사람을 변하게 하는 힘은, 그 사람에게 쏟아지고 그를 가득 채우게 하는 사랑 이라는걸 말씀하고 싶으셨던게 아닐까..
속은 여리고 말수적고 소극적인 남주가 사랑스럽고 당찬 여주를 만나서 변화하는 이야기.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그렇지만 조금 아쉽다. 내게 두 사람의 사랑이 필연이였음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가 조금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