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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일 그리고 하루
반흔 지음 / 로망띠끄 / 2015년 9월
평점 :
남주 : 윤다이 32세. 소설가. 이사온 동네, 아침마다 하는 조깅. 그리고 물을 사마시러 슈퍼 앞에서 만나던 꽃집 여주인. 몇번 얻어마신 생수로 안면을 트고, 느닷없는 그녀의 제안에 의해, 또 그의 소설 소재발굴을 위해 하게된 석달 동안의 연애. 미련없이 끝내겠다던 그들의 약속은 시간이 흐를수록 미련을 남기고. 우연으로 시작한 연애가 사랑이 된다.
여주 : 서지원 27세. 꽃집 주인. 림프종 4기. 발병과 항암치료가 재발하게되고, 세상을 떠나는 것에 큰 미련이 없는 여주. 얼마쯤 남은 제 삶에 한번의 연애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어 건강한 싱그러움이 부럽던, 남주에게 제안을 한다. 미련없이 끝내는 조건으로 석달정도 만나보기. 질척거리지 않을 자신있었는데.. 그래야 하는데., 그리고, 그럴수 있었는데...
오랜만이지요?
아임유얼스 가 13년에 나왔으니 딱 2년하고 좀 넘습니다.
시한부 인생에 시한부 연애.
그 짧은 시간을 같이 해줄. 뜻밖의 남자.
계약된 100일간의 한정된 연애는 첫날부터 남들과는 다른 상황을 맞습니다.
밑도끝도 없는 제안과, 수락. 그리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몸부터 섞고 시작한 연애.
그와 보낸 100일. 그리고 그 후 그녀에게 일어난 일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정리하면서, 그녀 인생에 없었던 '남자와의 연애'를 제안하는 여주.
편의를 위해서 정했던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감정도 쌓여서, 질척거리지 않겠다 다짐했던 여주의 마음이, 자꾸 그를 향하게 되고, 소설의 모델이 필요해서 연애를 시작한 남주는 그녀에 대한 자세가 변하면서 더이상 소설 스토리를 이어가지 못할만큼 감정이 고이게 됩니다.
마음이 생기면, 욕심도 자라고, 뜻대로 되주지않는 상대에게 상처될 말도 하게되요...
이런 상황들, 여주와 남주가 쌓아가는 시간이 작가님 특유의 덤덤하고 서걱거리는 표현들로, 자칫 여주가 아픈 상황 때문에 우울하고 늘어지기 십상인 글이, 잔잔하고 차분하게 흘러가요
남주와 여주가 서로에 대한 마음이 변하면서, 하게되는 생각들, 그리고 표현하지 못하는 속 마음들.
석달동안, 연애의 끝을 정해놓고 질척거리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찡했어요. 미련없이 떠나려고 순간순간의 감정에 충실하지만 또 덤덤하게 대하려고 하는 여주.
그녀가 생각하는 자신의 삶과, 비슷한 병으로 떠난 엄마의 삶을 대조하면서 느끼는 자기의 모습을 건조하게 표현할 때는, 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본인의 모습을 객관화 시킬 수 있다는 건 얼마만큼의 고민을 한 흔적일까, 그러기위해 혼자 삭인 시간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런 마음을 가지려고 그녀가 뒤척였던 밤들은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참 많이 안쓰러웠어요. 주인공들은 덤덤한데 내가 막 눈물이 나는 상황이 되더라구요. ㅎㅎ
대단히 유명하거나 멋진 설정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두 사람에게 찾아온 사랑을, 무심한듯 다정하게 이어가는 두 사람.(특히 남주!!)
여주가 힘든 치료 마치고, 좋아졌을 땐, 그 시간을 같이 견뎌준 남주가 대견해서 이런 남자가 몇이나 될까 싶었어요..(기특해 기특해)
간결하지만 오랜동안 고민한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들. 덤덤해보이는 주인공들, 그리고 아픈 상황이라고 오버하지 않는 감정들. 이런 요소들때문에 잔잔한 여운이 많이 남아요.
에필로그를 읽을 때쯤. 갑자기 책 내용이 주욱 생각나면서 많이 울컥했어요. 아마도 제 상황때문에... (눈물은 자기설움에 나오는거라면서요)
마지막에, 왜 타이틀을 저걸로 하셨는지 나오는데 확 감정이 올라왔던거 같아요. 마지막 눈물은, 저 제목 때문이였습니다.
제가 반흔님의 스타일, 덤덤한 문장, 건조한 느낌. 이런 걸 참 좋아하거든요.
오랜만에 보는 작가님 책, 펼치고 얼마 안되서 나타나는 반가운 문장들... 그 문장들을 다시 보니 정말 좋았어요. 한동안 못만났던 친구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나 주었을 때의 반가움. 그리고 또 만나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그간 변화된 새로움.. 이런게 좋아서 책 덮고나니 뭔가 따뜻하고 흐뭇한 마음이 들었어요.
작가님!! 오랫만에 만나는 작품이,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와서, 참 좋았어요. 너무 멀지 않은 다음을 기다릴테니, 다음엔 좀 빨리!!! 다른 작품 보여주세요~~ 알랍!!!
<이 리뷰는, 로망띠끄 서평단의 일원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 나름의 감상을 적은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