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Grown Ups - 드라마 <나의 아저씨> 세상의 모든 이지안을 위한 그림책 노래를 그리다 2
서동성.이치훈 작사,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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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보는 드라마가 몇 개 있다. 가끔씩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편씩 소중하게 꺼내어 천천히 음미한다.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저릿한 기분과 함께 진한 여운을 준다. 아마도 평생을 가지고 가지 않을까 하는 이런 나의 소울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나의 아저씨'다.

힘들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할머니를 부양하며 하루하루를 먹고산다. 기댈 곳 하나 없이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어둡고 캄캄한 세상을 겨우 끌고 간다. 한 발짝 앞으로 갔다 싶으면 두 발짝을 밀어내는 듯한 날들을 억지로 끌고 간다. 이렇게 꾸역꾸역 살아가는 지안에게 어떤 아저씨가 나타난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살고 싶어지는 세상을 보여주는 '어른'이 나타난다.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찍어누르는 상사를 두어 만년 부장으로 지내며 핍박받는다. 안 그래도 말 없는데,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고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채 더욱 말이 없어진다.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며 겨우 살아간다.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잡아 내리며 억지로 끌고 간다. 새장 속에 갇혀 날아갈 수 있지만 날아갈 수 없는 동훈에게 어떤 아이가 나타난다. 자기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자신보다 '어른'같은 지안이 나타난다.

'어른'이란 뭘까. 국어사전 속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이다. 몸도 다 자라고, 마음도 다 자라고, 생각도 다 자라고, 어느 방면으로 보아도 다 자란 사람을 뜻하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어른이 아니다.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는 걸까?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 상처받고 괜히 심통 부리고 우울하고 어쩌다 가끔 행복해서 웃음 짓고 나머지는 그냥 무표정으로 지내는 나에게 이 어른들이 크나큰 위로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라고, 버텨내라고, 이렇게라도 버텨내다 보면 어느샌가 나는 내가 돼있을 거라고 말해준다. 알을 깨고 나오기 전까진 좁은 공간에서 너무나 답답하고 알을 깨면서 온통 고통스럽지만 알을 깨고 나오면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러니까 힘들면 조금씩 쉬어가면서 소소한 일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그렇게 한 발자국씩 나아가라고,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나에게, 세상 모든 지안에게 크나큰 위로를 준다.

나의 아저씨 테마곡 '어른'을 들으며 지안의 슬픔을 위로하며 내 슬픔도 위로했는데 이제는 노랫말 그림책이 내 눈까지 위로해 준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어른'은 노래 어른의 가삿말을 주제로 한 그림책으로 노래에 걸맞은 그림이 담겨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어두운 세상에 홀로 남겨져 홀로 어둠을 이겨내고 홀로 비를 맞고 홀로 달리고 홀로 꿈을 꾼다. 그러다 비로소 빛을 보며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나비가 된다. 전체적인 그림 색은 어두움을 뜻하기 위해 검푸른 색을 쓴 것 같은데 꼭 해가 뜨기 전 푸르스름한 기운을 담고 있는 것 같다. '곧 있으면 해가 떠.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라고 하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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