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시작합니다 - 초보 작가 고군분투기
김경란 외 지음 / 더로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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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오프라인 글쓰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1주일에 한번, 총 4주간의 짧은 수업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주 글쓰기 이론과 함께 한 편의 짧은 글을 쓰면서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불꽃이 스멀스멀 일어났다. 많은 독서량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책을 읽으며 나도 글 쓰고 싶다, 책 한 권 쓰고 싶다는 실현 가능성 0%일 것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그동안 글을 안 써본 건 아니었다. 독후감도 글쓰기니 쓴 거로 치자면 나름 조금씩 써 오긴 했다. 그러나 글쓰기 수업을 듣고 난 후 예전에 썼던 글을 읽으니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두서도 없고 주제도 없고 엉망이었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아주 조금의 변화는 느껴졌다. 글쓰기 전에 글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지, 문장의 호흡은 길게 뺄 것인지, 짧게 끊을 것인지 등 한 번씩 더 생각해 보고 고쳐 써보기도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 조금 배웠다고 오히려 쓰기 어려워졌다. 배웠으니 잘 쓰고 싶다는 부담감이 있고 글감 찾기도 무척이나 어렵게 다가왔다.

딱 이 시기에 <글쓰기를 시작합니다>를 읽었다. 총 10명의 초보 작가들이 공동으로 출판한 이 책은 글을 쓰고자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에게 한 줄기 희망을 보여주었다. 내가 글 쓰는 것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졸업한 것도 아니고 '잘'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잘'이라는 것에만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글쓰기 수업 선생님도 많이 써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해주셨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봇물처럼 터지듯 써지는 게 글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공동저자 책의 최대 장점인 짧은 시간에 여러 명의 생각, 글쓰기 스타일, 정보 등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10명의 글을 읽고 같은 주제로 더 잘 읽히는 글이 있다는 것도 알아버렸다. 술술 잘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선 정말 꾸준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쓰고 쓰다 보면 나만의 스타일이 생길 거고, 문장력도 높아질 거고, 차곡차곡 모아지다 보면 언젠가 그 실현 가능성 0%일 것 같던 일도 100%가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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