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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 - 차생활자가 전하는 열두 달의 차 레시피
여인선 지음, 이현재 사진 / 길벗 / 2020년 11월
평점 :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몇 번 있었다. 이전에 직장을 다닐 때에는 출근하면 항상 다 같이 둘러앉아 이 책에서 뜻하는 차를 우려 마시는 걸로 시작했었는데 몸을 쓰는 일이라 차를 마시며 몸을 이완시키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집에서 차 좀 마셔볼까 생각만 하고 말았더랬다. 그리고 몇 해전 효리네 민박을 보고 차를 마시고 싶어 차 도구들을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알아보기만 하고 그냥 흐지부지 돼버렸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시작해야겠다 하고 끝내버렸다. 그리고 세 번째 이 책을 만나고 다시 불타올라버렸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을 차의 세계로 빠트리려는 게 분명하다. <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를 읽고 '나도 차 한잔 시작해볼까'하는 생각을 안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등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뉘는 차의 종류와 차를 다리는 도구들, 월별로 추천하는 차, 그리고 차를 위해 떠난 여행기까지 차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롭게 읽힐 만한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차가 그냥 말리기만 하는 건 줄 알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차를 얼마큼 열에 익히는지, 얼마큼 말리는지, 발효를 얼마나 시키는지에 따라 차의 색과 맛과 향이 전부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내가 이전에 마셨던 차는 발효시켜 만드는 보이차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신기했다, 차의 세계.
차는 또 물 맛에 따라서, 습도와 온도 등 환경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단다. 이 자그마한 차마저도 이렇게 달라지는 데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이유로 저런 이유로 휘둘리고 생각과 가치관이 흔들리는 사람들 그리고 나. 그래도 꿋꿋이 이겨내고 버텨내서 진하게 우러나왔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