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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평점 :
건강한 사회를 위해, 『숫자 사회』
(임의진 지음, 『숫자 사회』, 웨일북, 2023)

『숫자 사회』는 돈을 좇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왜라는 의문을 갖고 살펴봅니다. 우리 사회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함께 고민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임의진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을 공부하여 KOICA(한국 국제 협력단), UN 및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국제개발협력 및 공식개발원조(ODA) 전문가로서 활동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국제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으며, 그 기여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 내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숫자 사회』를 집필했습니다.

1장에서는 돈 앞에 무릎 꿇어버린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2장에서는 이러한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왜 남들보다 뒤처지는 건 참을 수 없는지’를 분석합니다. 3장에서는 전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형 성공 방정식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우리가 함께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 책은 물질만능주의로 변한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비판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찾습니다. 숫자에 집착하는 사회는 우리를 절망으로 이끌지만, 이 또한 우리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돈을 벌고 추구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라. 돈이 최고의 가치일 수도 있다.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돈만을 좇는다는 데 있다. (p. 28)
저자는 돈의 대한 욕망이 문제가 아니라 오직 돈만을 욕망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쉽게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남의 노력과 절실함은 나에게 쉬워보입니다.
이렇게 돈에 욕망을 추구하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말하며, 돈과 행복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끊임없이 경쟁과 부족한 사회 안전망에서 우리는 정신적 빈곤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좁고 한정적인 기회에 매달려 그 공정성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사이, 성공을 다각화해 실질적인 삶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사라지고 대다수를 실패자로 몰고 가는 근원적인 시스템이 그 자리에 남아 견고하게 돌아가고 있다. (p. 127)
개인의 힘은 견고한 시스템 앞에서 무력합니다. 특히나 튀지않고 살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이런 상황은 변하기가 힘듭니다. 우리가 매달리는 공정성은 한 번의 기회, 시험만으로 충족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기회, 더 많은 기회에서 공정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제는 행복을 위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건강한 경쟁이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어릴 때부터 누렸던 '삶의 기본값'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있다. (p. 198)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풍족해졌습니다. 부모 세대는 모두가 부족하게 생활했기에 뒤쳐질 염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지금은 "상대적 하향 평준화" 사회로 변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SNS의 발달로 남들의 눈치를 더 봐야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항상 두렵고 불안합니다. 때문에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입니다. 인구 소멸로 향해가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저에 깔린 욕망과 불안을 주시해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풍족해졌습니다. 부모 세대는 모두가 부족하게 생활했기에 뒤쳐질 염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지금은 "상대적 하향 평준화" 사회로 변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SNS의 발달로 남들의 눈치를 더 봐야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항상 두렵고 불안합니다. 때문에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입니다. 인구 소멸로 향해가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저에 깔린 욕망과 불안을 주시해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건은 대립과 충돌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갈등을 관리하고 중재해 특정 계층이나 승자의 독식을 막고 다수가 만족하는 방안을 찾는 데 있다.
(p. 204)
저자는 그 과정에서 소외받는 목소리가 없도록 들어주고, 시민들이 자신의 입장 역시 존중받는다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대립과 충돌, 갈등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토론과 논쟁의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저자의 주장은 아직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나의 행복과 남의 행복이 서로 증대할 수 있는 사회가 우리는 필요합니다. '시험-자산-돈'에 대한 견고한 성공 방식을 부수면서 공동체를 되살리고, 다양성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숫자 사회』의 특징으로는 첫째, 숫자로 우리 사회를 표현하여 이해가 잘 됐습니다. 연령대별 소득, 서울 아파트 가격과 같이 우리 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직접 보면서, 더 깊은 고민과 공감을 했었습니다.
둘째, 조선시대와 광복 이후로 우리나라를 역사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현재의 우리나라의 문제와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의 과거제도가 출세였듯이 현재의 시험 또한 출세로 이어지며 성공 방정식이 견고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농촌사회에 과거부터 이어진 두레와 품앗이를 보며 우리사회가 신뢰 자체가 없는 공동체가 아니었다는 것, 지금의 경쟁중심 문화가 아닌 서로 돕는 상부상조가 우선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셋째, 새로운 한국형 공동체와 같은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해결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기존의 서구적인 공동체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공동체, 넓은 범위의 구성원 간 신뢰에 기반한 다양성을 주장했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실제로 마을에 살면서 얻은 경험에서 비롯한 것이며, 공동체 간의 신뢰와 아파트와 같은 현대 주거공간에 적합한 가까운 공동체에서부터 출발하자는 의견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숫자 사회』의 추천 독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각자 도생의 사회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로 갈 수 있는 길이 궁금한 사람
우리가 추구하는 숫자 이면에 무엇이 숨어있을까 궁금한 사람
"숫자 사회"는 희미해질수 있을까?
모두가 불행해지는 "헬조선"에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남의 행복을 뺏어 행복해져야만 하는 걸까? 저는 이 책을 통해 "숫자 사회"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다양성입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고 고유합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바라볼 때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