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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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너먼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이얼 프레스의 『더티 워크』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책, 『더티 워크』

(이얼 프레스, 『더티 워크』, 오윤성 옮김, 한겨레 출판, 2023)


• 지은이 : 이얼 프레스()

• 제목 : 더티 워크(Dirty Work)

• 번역 : 오윤성

• 출판사 : 한겨레 출판

• 출판 연도 : 2023. 5. 26

• 원문 출판 연도 : 2021. 8. 17

• 페이지 : 총 495면


『더티 워크』는 사회에서 용인되는 노동 차별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저자는 미국 사회의 노동 현실을 고발하면서 사회 시스템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우리에게 알립니다.







『더티 워크』의 저자인 이얼 프레스는 미국의 작가이자 탐사보도 전문기자입니다. 『더티 워크』는 저자의 세 번째 저서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시카고 트리뷴》와 같은 언론에 주목해야 될 도서로 선정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2022년에는 공익을 위한 사회정의와 공공정책을 추구하는 언론인, 작가, 공적 인물에게 수여하는 힐만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평범한 사람들이 규칙을 깨고 권위에 도전하는 『양심을 보았다』(이얼 프레스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 출판, 2014)가 있습니다.


『더티 워크』에서 말하는 더티 워크란 무엇인가? 저자는


사회에서 꼭 필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 노동 가운데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여겨져 더욱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 노동(p.22)


이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미국 사회에 있는 더티 워크 노동자들에 다룹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교도소 정신 병동의 노동자(교도관, 정신과 치료사)를 다루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드론 공습에서 영상을 분석하는 노동자를 다룹니다. 첫 번째, 두 번째 파트가 우리 사회의 공공 영역을 다뤘다면 세 번째와 네 번째 파트에서는 민간 영역의 더티 워크 노동자인 도축 공장 노동자, 시추선 노동자를 다룹니다. 저자인 이얼 프레스는 더티 워크가 펼쳐지는 ‘무대의 뒤편’에서 더티 워크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최근 들어 유행하는 말로 “누가 칼들고 협박하나?”이 있습니다. ‘자신이 한 행동, 선택이니까 불만을 가지지 말라’라는 의미입니다. 누칼협은 소통의 차단을 불러오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개개인의 선택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넘어, ‘선택을 할 여지’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누칼협은 이런 선택의 차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더티 워크』에서는 이런 노동자들이 등장하는데, 더티 워커들이 모두 가난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티 워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더티 워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더 나은 선택지가 없어서, 빚을 지지 않기 위해서 더티 워크에 매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더티 워크에 대해 다루면서 경제의 불평등의 사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이런 경향에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노동에 대해서 깊이 알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우리가 만든 사회이니 바뀔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즉,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누칼협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가 없으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인에게 대한 공감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티 워크』가 노동을 논한 다른 저서들과 가장 큰 차별성을 고른다면 교도소의 정신 질환 치료사부터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노동 실태를 다뤘다는 점일 것입니다. 저자의 폭넓은 노동에 대한 관심은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더티 워크’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저자가 말했듯 이러한 공감은 더티 워크가 바뀔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더티 워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사회학적으로 노동의 시스템을 바라보는 동시에 노동자 한 개인의 아픔에 대해서도 잘 다뤘습니다. 책에서는 더티 워크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넘어 이들의 행위를 지속시키는 권력의 움직임에도 초점을 맞춥니다. 현대 사회의 노동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 저자인 이얼 프레스는 르포 작가답게 노동자 개개인의 사연과 고통에도 공감하며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둘째로는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모두 외면받는 노동자를 다뤘다는 점입니다. Part 2에 나오는 드론 조종사의 경우 드론 조종사의 트라우마와 민간인을 학살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고발하면 군 수뇌부를 비롯한 보수 측에서는 내부 고발자로 낙인이 찍히고, 진보 측에서는 그를 전쟁 범죄자일 뿐이라 생각해서 양측 모두에게 적대적인 공격을 받습니다. 결국 오갈 때가 없는 더티 워크의 피해자인 드론 조종사는 어쩔 수 없이 요가, 명상과 같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는 아픈 상처를 가진 채로 홀로 회복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티 워크』에서 나오는 ‘선량한 시민’들의 암묵적 동의를 생각하면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떠올랐습니다. 정치 이론가이자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티 워커들의 가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노동이나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신 분께 『더티 워크』를 추천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올해 초에 봤던 «다음 소희»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 «다음 소희»는 관행이라는 시스템에서 아파하는 콜 센터 노동자가 주인공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더티 워크』에서 나오는 노동자들처럼 외면당하고, 바뀌지 않는 세상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처럼, 『더티 워크』를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서로의 아픈 마음을 서로 공유하며, 좀 더 나은 세상이 찾아오기를 바라봅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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