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터키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하는 순수박물관을 접하게 된 나로서는

터키의 생소함과 이국적인 모습들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이나 시대상을 반영하는 주인공 집안의 부의 축적이라든지

여자들에 대한 순결관념 등은 지리학적인 면모를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하다는것에 적쟎이 놀라웠다.

어찌나 흡사한지 터키라는 나라가 우리와 가까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주인공 케말은 이책의 작가 오르한 파묵의 자라온 환경과 동일하다.

이스탄불의 부유한 집안의 둘째 아들.

그래서인지 그러한 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한껏 즐기는 삶을 살아온 서른살의 청년이

사랑의 열병에 빠져버리는 장면은 어찌나 가슴저미고 책장을 넘기는 내내 힘들던지

눈물을 마를새 없이 훔쳐야 했다.

 

"정오의 무더위 아래서 나샨타쉬의 인도가 마법적으로 샛노랗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발이 나를 그늘밑으로, 진열장을 보호하기 위해 쳐 놓은 굵은 푸른색 줄과 하얀색 줄로 된 차양과 처마밑으로 이끌던 차에 진열장에 놓여있는 샛노란 물주전자를 보고  그 어떤 본능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 사 버리고 말았다.  -중략-

노란 주전자의 손잡이를 잡을때마다, 삶이 나를 떠밀어 넣은, 그리고 어머니가 상기시키던 나의 불행이 시작된 나날들을 떠올리곤 했다."

퓌순과 은밀한 만남을 계획한 직후 충동적으로 구입한 샛노란 주전자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케말의 어머니가 투자목적으로 사들인 멜하메트 아파트에서 퓌순과의 은밀한 만남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로인해 그의 약혼녀 시벨과 그에게 지독하게 빠져버린 여자 퓌순의 고통도 함께 된다.

사랑은 행복과 고통의 교차점일까?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케말은 스스로의 함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삶을 망쳐버린 우매한 남성들의 표본이 된다.

그러면서도 그의 심리는 독자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가져가 버리는 힘이 있다.

시벨과의 약혼식 장면에서나 퓌순을 잃어버리고 멜하메트 아파트에서 퓌순과의 추억을 함께한 물건들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장면들,

킬요스 해변과 보스포루스파도...

 

결국 퓌순과 재회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된 후였고,

퓌순 부부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영화 투자자가 되어 그녀를 도우려고 하는데

케말은 퓌순의 행복만 바라며 살수 있을까 자문하게 되며 1편은 마무리 된다.

 

순수 박물관은 실제로 2010년 8월에 개장할 박물관으로

이 소설속에서 추억들과 교차하며 하나씩 소개되는데 이런 방법의 표현은

놀라울정도로 독자들을 흡입하는 힘이 있다.

이미 마음은 순수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는걸 느끼며

2권에서 펼쳐질 케말과 퓌순의 운명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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