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 마음별 그림책 19
허은미 지음, 조은영 그림 / 나는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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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 >
글 : 허은미
그림 : 조은영
출판사 : 나는별

주인공 동구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채워지지 않는 마음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느꼈다.

제대로 된 관심이나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 누군가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호감을 보이거나 잘해주면 그 사람도 나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칭찬을 누군가에게 듣고 나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거나 그 칭찬 속 모습이 평소의 내 모습인가 꾸며진 모습인가 생각하며 기뻐하기보다 나를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잔소리를 듣는 날은 내가 하지도 않은 행동에 대한 것도 포함됐는데 억울하다 느꼈지만 자책하며 나의 행동을 속으로 꼬집곤 했다.
그럴 때는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10대, 20대가 지나고 30대가 되었을 때는 잔소리에도 사랑과 관심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 되라고, 바르게 자라라고, 확인차하는 모든 잔소리는 나쁜 말이 아니라 사랑이 담긴 말 주머니의 느낌을 가졌다는 것을.
잔소리를 많이 듣는 나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모르다가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고 잔소리를 하는 상대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면 문득 다시 잔소리를 듣고 싶거나 시간을 붙잡고 싶은 생각이 든다.

동구의 나이에는 그저 싫은 소리로 느낄 수밖에 없다.
원하는 말을 해 주지 않으면 서운함이 밀려오고 사랑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나이에는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하다.
동구가 자신이 받고 있는 사랑을 잘 받아들이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바라는 말은 사실 특별한 게 없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격려, 실수나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짧지만 사랑한다는 표현,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잔소리는 금하는 것.
지켜봐 주고 등을 토닥여주는 따뜻함도 포함이다.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 속에서 위와 같은 말과 행동을 느끼면 아이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스스로를 아끼게 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된다.

내 아이에게는 날마다 안아주고 사랑의 표현을 하려 한다.
아이에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찾아보고 아이가 원하는 답을 해 주려 한다.
잘 안되는 날도 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부분이 걱정이 되고, 어떤 부분은 잘하고 있고 어떤 부분 때문에 슬프고 기쁘고 화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잠자기 전에는 애칭들을 넣어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뽀뽀 후 하루를 마무리한다.

문득 아이가 듣기 싫은 말이 궁금해져서 질문했는데 그 말과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친구들과 놀이를 하다가 오갔던 말인 듯한데 속상했던 모양이다.
아이는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잘 챙겨주니까 친구들을 놀리지 않는다고 한다.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아는 듯하다.

아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일까 질문했는데 내가 아이에게 자주 하는 말이 나왔다.
그 말들을 꾸미고 싶다 해서 스케치북에 적고 도장과 사인펜 두 가지로 활용 가능한 펜을 사용했다.
하트는 색연필로 색을 채우고, 글자들은 도장 속 그림으로 색을 채웠다.
아이가 듣기 좋아하는 말이니 앞으로 더 자주 해줘야겠다.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던 나에게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주신 분이 있다.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떠나신 우리 외할머니...

말씀은 많지 않으셨지만 가까이에 살며 자주 찾아뵐 때면 30년 전이라 해도 일흔이 넘은 연세인데 손녀들 맛있는 거 해 준다며 매번 국과 반찬에 신경 써 주시고 본인 간식도 내어주셨다.
그걸로도 부족하다 느끼면 마을 끝에 있는 할머니 댁에서 거리가 멀었던 슈퍼에 데려가 먹고 싶어 하는 것들을 사 주셨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속으로 투정을 부렸는데 지금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할머니가 해 주신 것들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씀드리고 포옹하고 싶다.

피곤하실 텐데도 늦게 잠드는 손녀들이 보고 싶어 하는 TV프로그램들도 보라고 그냥 두시고 본인은 먼저 잠드셨다.
방학 때 며칠을 머물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면 버스를 타는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시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셨다.
그 어떤 말보다 할머니의 그런 따뜻함이 큰 사랑이었는데 그걸 일찍 깨닫지 못했다.
지금은 그 사랑이 너무나도 그립다.
할머니의 사랑은 엄마가 내 아이를 대하실 때와 좋아하는 음식들을 해 주시는 모습들을 보며 많이 느낀다.

사랑하는 할머니, 감사했어요.
할머니 덕분에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오래 기억할게요.

끝으로,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했을 때 서평 기한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주신 출판사 나는별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이 글은 라엘(@lael_84) 님의 그림책한스푼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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