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열두 살에게 >저자 : 소복이출판사 : 나무의말책을 읽으며 나의 열두 살은 어땠을까 곰곰이 생각했다.원래 말이 없던 나는 사춘기가 가까워지면서 말수가 평소보다 더 줄고 집이 점점 불편해졌다.지금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나아졌다 생각하는데 그땐 서로 필요한 말을 하는 때가 아니고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다.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대화하는 법을 모르니 어쩌면 당연히 나와야 할 모습이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친구들과의 교환 일기장엔 나의 열두 살을 고스란히 담아 전했다.그 당시 유명한 학생용 잡지에서 편지지를 잘라 친구에게 하고픈 말을 여러 색깔 펜으로 꾹 눌러쓰고 줄 공책에 붙이며 나의 열두 살이 알록달록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긴 내용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교환 일기장을 받을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을 기다리는 재미를 알고 있었다.말로는 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글은 진심을 담아 몇 번이고 수정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글로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더 좋았다.CDP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 중 하나였는데 MP3와 MP4가 나오기 전엔 좋아하는 가수의 CD를 넣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으며 가사를 마음속에 담아두었다.집이 불편하다 느낄 땐 혼자 밖으로 나가 무작정 걷다가 벤치에 앉아 노래를 듣곤 했다.열두 살에 난 딱히 잘 하는 게 없었고 피아노도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며 공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시험 기간에는 급한 마음으로 달려들었다.인정받지 못한 나는 무언가를 해야 할 때 많이 헤맸다.겨우 좀 해내면 엄마는 결과를 보고 잠깐 좋아하시긴 했지만, 그건 무엇을 위한 노력이었을까 나중에 많은 생각에 잠겼다.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눈물을 쏟아냈다.책 내용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엄마가 웃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고 싶었다.조금이라도 봐주길, 인정해 주길 바라는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집에서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라디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들을 듣거나 그 당시에 유행하는, 아주 유치하지만 종이에 우정 테스트나 좋아하는 사람과의 이름 합 결과를 내보기도 했다.날마다 나에게 중요한 일이나 그날의 감정을 일기장에 적어 두는 것도 나에게 꽤 즐거운 일이었다.지금의 나는 그때의 열두 살은 아니지만, 결혼을 통해 나만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열두 살보다는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다.아직은 애가 애를 키우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아이가 아닌 다 자란 어른의 느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나의 열두 살을 보내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낸 나에게 인사를 보낸다.오늘 하루도 잘 살았어. 고생했어!- 이 글은 라엘(@lael_84) 님의 그림책한스푼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나의열두살에게#나무의말#사춘기#성장만화책#소복이작가#내면의힘#열두살만화책#책추천#사춘기추천도서#열두살추천도서#위로#공감#추억#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