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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부끄 북 ㅣ 토토의 그림책
하워드 펄스타인 지음, 제임스 먼로 그림, 장미란 옮김 / 토토북 / 2025년 5월
평점 :
<< 부끄부끄북 >>
글 : 하워드 펄스타인
그림 : 제임스 먼로
옮긴이 : 장미란
출판사 : 토토북
나는 아주 내향적인 아이였다.
부끄부끄의 그림을 보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책에 빠져 지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쉬운 이름 때문에 초등학교 때 남자친구들의 놀림을 많이 받았는데 기분이 나쁨에도 화는 내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기 바빴다.
그에 대응한다고 해봐야 하지 말라는 작은 말 한마디, 그게 다였다.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불편해서 발을 뒤로 빼고 고개를 숙이고 어찌할 바 몰라 했다.
그냥 말을 걸어도 불편한데 질문을 받게 되면 마음은 두 배로 불편했다.
상대방의 질문에 마음에 드는 답을 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손가락을 만지고 몸을 벌벌 떨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주지 않길 바라면서 동시에 작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나에게 말을 걸던 상대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면 되려 상대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먼저 다가가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말을 정리해서 하는 것을 잘 못했기 때문에 말보다는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게 편하다고 느낄 정도라 마음을 전하려 편지를 쓸 때면 계속 찢거나 구기며 항상 편지지 두, 세 장은 그냥 버리기 일쑤였다.
편지를 쓰고 나면 일단 마음은 편했는데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또 고민에 빠진다.
가까워지는 타이밍이라는 게 내향적이던 나에게는 이렇게 맞추기 어려운 것이었다.
멀리서부터, 몇 시간 전부터 고민하고 지켜보며 긴장한다.
편지 하나 건네는 데도 심장은 평소보다 2배로 빠르게 뛴다.
혹시 좋아할까 싶어 간식도 함께 준비해서 건네는데 손이 덜덜 떨린다.
제대로 눈을 맞추며 주지도 못하고 앞에 있는 모습을 확인하면 빠르게 편지를 주고 돌아서버렸다.
그렇게 건네진 편지에 대한 답이 오지 않으면 마음을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울고 말았다.
그땐 좋아하는 마음이 전부라 친구든, 좋아하든 사람이든 거절당하면 다시는 마음을 열지 않겠노라 마음을 먹으면서도 또다시 누군가가 내게 다가오면 움찔하면서도 쉽게 마음을 열었다.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금방 사랑에 빠졌다가 금방 식는다고.
나는 깊은 상처를 갖지 않기 위해 내 나름대로 내 마음을 지켰을 뿐이다.
어릴 때의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가여워했지만 다독여주지 못했고, 하던 일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자책을 먼저 하고 절망했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인가 생각하며 항상 자괴감에 빠져 지냈다.
나를 좋아해 주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설명도 없이 그 마음에서 도망가기 바빴고, 고마운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받을 줄 안다고 하던데 내가 받아본 적 없는 사랑과 관심에 확실한 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정반대의 성격이 되었다.
아니, 사실 아직도 정리해서 할 말하는 건 좀 어렵다.
그래도 외향적으로 바뀌었고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공감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린 시절의 부끄러움을 이겨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나를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좀 더 과감하게 행동하면 되는 거였었다.
관계에서의 틀어짐을 통해 확실한 교훈을 얻으니 더 이상은 이렇게 지내면 안 되겠다 싶어 몸부림을 쳤다.
사람은 끝없는 배움과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이의 반응이 궁금해서 책을 보여줬는데 내가 부끄부끄가 되어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다정한 말투로 답을 해 준다.
아이는 부끄부끄가 된 엄마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답을 하고 반응을 했다.
어릴 때의 나와 딸아이가 친구가 되어 대화하는 느낌이 드니 고맙기도 하고 나도 좋은 친구가 생겼구나 생각하며 안심이 되었다.
이런 거 저런 거 재지 않고 따뜻한 친구가 되어 준 아이를 조용히 안아주었다.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기 전부터 알던 친구가 올해 같은 곳을 다니게 되고 부끄럼을 많이 탄다는 것을 알게 되니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놀이터에서도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는 그 친구에게 간식을 챙겨서 가져다주었다.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되었고, 아이의 그림에서 그 친구가 항상 함께 있다.
감정형은 아니지만 우는 친구, 부끄럼을 타는 친구에게 다가가 걱정의 말을 건네고 챙기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지금처럼 용기 있게 먼저 다가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사랑스러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건강히 잘 자라기를.
부끄부끄 엄마가 많이 사랑해.
- 이 글은 출판사 토토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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