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 작은 것 그 사이 어디쯤
카터 히긴스 지음, 다니엘 미야레스 그림, 조이스 박 옮김 / 반출판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 것 작은 것 그 사이 어디쯤 반출판사 Big and Small and In-Between 카터 히긴스 다니엘 미야레스

제목 : 큰 것 작은 것 그 사이 어디쯤 Big and Small and In-Between
글 : 카터 히긴스
그림 : 다니엘 미야레스
옮긴이 : 조이스 박
출판사 : 반출판사

하루를 마무리하고 아이가 잠든 후에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나에게 가장 크고 감사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무엇이며 작지만 소중했던 것을 생각한다.

크고 작은 것만 생각하다가 이 책을 읽었는데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더 집중하도록 하고, 그 순간들에 대한 나의 감정과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이라면 모두 공감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의 나는 아이가 이 내용에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고, 나는 일부를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했다.

아이는 책을 처음 만났을 때 큰 것의 시작 부분에 관심을 보이며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하듯이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그러더니 내가 읽어주기 전에 그림을 전체적으로 한 번 살폈고, 내용에 대한 이해보다 그림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책이 두께가 있지만 글자가 많지 않고 그림이 편안하게 다가오는지라 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책을 두 번 읽었다.

아직 어린아이는 맞다고 느낀 게 모르거나 어렵다 느끼는 그림이 나오면 조용히 보고 넘겼고, 아는 것이 나오면 한 번은 꼭 이야기를 해야 했다.

아이는 저물녘의 하늘빛을 오래 바라보았다.
평소에도 거실에서 놀이를 하다가 늦은 오후에서 밤으로 넘어갈 즈음이 되면 언제쯤 밤이 되는지 자주 질문하곤 했다.

나도 저물녘의 하늘빛을 자주 살피는데 그때쯤엔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지나갔구나 싶어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저물녘의 하늘빛이 주는 안도감 때문에 하루 동안 마음을 조이고 긴장의 연속이던 내 몸이 스르르 풀어진다.

아이는 무대에 올랐을 때 느끼는 정적의 그림에서도 오래 멈추어 있었다.

어떤 상황인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설명을 하고 나서 아이에게 재롱잔치할 때 무대에 올라가서 저 언니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슬쩍 물어봤다.

자신은 언니처럼 긴장을 하지 않았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나는 그림 속 아이만 한 나이에 리코더부 대회를 몇 번 나간 적이 있다.

남들 앞에 서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고 정적이 흐르면 몸을 많이 떨며 가장 긴장하고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여전히 앞에서 무언가를 하기 직전에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눈을 피하고 정적의 무거움을 이겨내기 버겁다고 느낀다.

아이는 달님이 마음에 들었는지 손으로 망원경을 만들어 초점을 맞추는 시늉을 한다.

달님은 반짝거리고 자신에게 엄청 행복한 친구라 좋다고 이야기한다.

배가 마음에 든다며 좋은 이유를 설명한다고 했다.

여름섬 배 안에서 낚시를 하고, 바다 밑에서 물고기 소리가 들리는 말이 예뻐서 배가 좋다고 한다.

의외의 대답이라 놀랐다.
이런 말도 하는구나...

울새보다 알이 더 좋다고 했다.

알이 맛있고, 흰자 노른자가 밝고, 달걀 맛의 폭발은 촉촉한 맛, 맛있고 그 맛이 아름다워서 좋다고 한다.

울새보다 알이 좋다고 한 것부터가 내 예상을 벗어나는데 알이 좋은 이유도 예쁜 것보다 맛이 더 중요했던 거였다.

어떤 생각을 또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책으로 대화하는 시간은 행복하다.





사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다 느끼는 책 중 하나인데 어른의 감정으로 어린아이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어서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 느낀다.

겉은 다 자라버린 나는 안에 어린아이가 남아있다.

긴장을 많이 하고 정적을 무서워하던 아이를 보내고 이제는 어른이고 싶다.

내 하루를 채우는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 이 글은 라엘(@lael_84) 님의 그림책한스푼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큰것작은것그사이어디쯤#반출판사#카터히긴스#다니엘미야레스#물성의미학#그림책추천#책추천#감성그림책#그림책추천도서#삶의소소한행복#책스타그램#일상속행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