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초반에 이름에 관련된 별명 때문에 힘들었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며 화가 좀 났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을 다른 아이가 마음대로 바꾸어 부를 때 드는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그 놀림 때문에 이름을 바꾸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했기 때문에 애써 무시하며 그 순간들을 넘기곤 했는데 그때의 내 모습이 싫기도 했다.싫다고 표현했다면 그 친구들이 멈췄을까..?초미가 처음에 동진이를 놀린 건 잘못했지만 친구들에게 동진이가 들키기 싫어하는 비밀을 말하고 다니지 않았다. 동진이는 초미 이름을 거꾸로 부르고 놀리는 행동을 하며 눈치를 보고 나름의 뇌물까지 주고 자신의 비밀을 지키려 한다. 초미의 똥 일기가 적혀 있는 수첩을 보고 자신의 비밀이 퍼지지 않게 하려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동진이도 초미의 비밀을 퍼트리지않았지만 자신이 먼저 이야기하고 걱정하지 않게 되기까지 그 과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생각을 해 보면 상대방의 비밀을 알게 된 순간에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입장을 바꾸어보고 비밀의 주인공이 내가 된다 생각하면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할 수도 있다.나의 중심을 잘 잡는다면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딸과도 친구에게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그리고 상대방에게 말을 건넬 때 내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적어도 이름 가지고 상처 주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