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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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가 행복하기만을 원했죠. 하지만 행복해지려면 당신을 놓아주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노력 중이에요, 조엘. 바닥에 떨어진 내 심장을 줍고,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당신을 보내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줘요." (p.372)​


출간전 가제본 판으로 만난 최고의 로맨스 소설 '더 사이트 오브 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간질간질한 로맨스 소설에 감동할 나이는 이미 오래전에 지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중년의 아줌마에게도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너무나 사랑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평범한 행복을 위해 서로를 놓아주어야만 하는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이 가슴아프다. 자신의 옆에서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는 연인을 위해 있는 힘껏 그녀를 밀어내는 조엘과 가슴아프지만 조엘을 마음을 이해하고 그를 위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캘리. 운명처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것으로 그들의 사랑을 이어가지만, 만나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향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예지몽을 꾸는 탓에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수의사 조엘. 어린시절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시는 예지몽과 그녀에게 위험을 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예지몽으로 인해 잠드는 시간이 두렵다.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다. 까칠하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외로운 일상을 이어간다.


절친 그레이스를 뺑소니 사고로 한순간에 잃고 자신의 꿈을 잊은 채, 그레이스가 일구고자 했던 카페에서 지루한 삶을 이어가는 캘리. 그녀 앞에 어느날, 조금 특별한 한남자가 나타난다. 왠지 눈길이 가고 그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운명처럼 조우하게 된 조엘과 캘리는 각자의 아픔으로 인해 서로가 끌리고 있음에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을 멤돌기만 한다. 그러던중, 조엘이 살고 있는 아파트 위층으로 캘리가 이사를 오게되고, 반복된 우연은 그들의 운명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어준다.


달콤한 사랑의 기쁨도 잠시, 조엘은 캘리의 운명을 보게되고... 캘리의 운명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막고 싶은 조엘과 운명을 미리 알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싶지 안았던 캘리는 가슴아픈 이별을 선택한다. 다시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조엘. 캘리와 헤어지고 악몽같은 일상을 이어가던 조엘은 남들과 다른 그의 불행한 능력에 대한 원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막연히 의심하고 있던 출생의 비밀을 확인하게 되지만, 덕분에 생물학적 아버지 워런과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캘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조금도 지울 수가 없다.


조엘이 그녀와 헤어지는 것도 그의 사랑임을 알기에 더욱 더 힘든 나날을 보내는 캘리. 가슴한켠에 조엘을 남겨둔채 그의 사랑이 헛되지 않게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또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핀을 만나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낸다. 하지만, 조엘을 잊을 수가 없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서로를 위해 함께할 수 없는 두 연인의 절절한 사랑이 각자의 시선으로 이어진다. 끝까지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힘들더라도 함께 그 순간을 극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얼마나 사랑하면, 이렇게 절절할 수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더사이트오브유#홀리밀러#한스미디어#문화충전200#서평단#로맨스소설#예지몽#영화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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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 후회 없이 말하고 뒤끝 없이 듣는 감정 조절 대화법
노은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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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꼭 필요한 수단이지만, '말'이라는게 참 어려운 수단이다. 아무것도 아닌 말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무심코 던지기도 한다.


나는 말투가 예쁘지 않다. 좋게 말하면 자신있게,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 없게 들리는 말투 탓에 종종 오해를 받는다.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이야 '힘들어도 기도 안죽고 당차다'고 말해주고,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은 '잘난척하는 꼴이 보기 싫다'고 말하기도 한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말투 때문이라는 걸 아는 탓에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좀 시끄럽죠?' 하면서 먼저 선수를 치기도 한다. 그럴 때면 간혹 '본인이 시끄러운 건 알아?'라고 다시 되묻기도 하는데, 이런 질문을 받은 날에는 - 내 딴엔 자연스럽게 웃으며- 안다고 받아치지만, 이미 머릿속은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든 후고, 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만 싶어진다. 내적 지도를 드러내는 '말' 이라는 수단 덕분에 관계 맺기에 실패한 것이다.


모두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말이 전하는 상처와 대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상에서 말로 겪을 수 있는 상처에 대한 구분이 놀랍도록 공감된다. 파트의 제목만 읽어도 '말'이라는 도구를 좀 더 잘 다룰 수 있게 될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서로의 말에 다치지 않게-관계와 나를 해치는 말버릇 고치기]​

짧게 제시해 둔 사례들은 일상속에서 너무나 쉽게 겪는 사례들이고, 실수하기 쉬운 예들이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넘치는 배려가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지나친 겸손과 자기피하의 피로도는 관계의 단절을 불러온다고 한다. 작은 칭찬에 큰 행복으로 표현! 쉽지만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대화의 팁이 아닐 수 없다.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 단호하고 분명하게 내 감정 전하기]​

혹시나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과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 사실 나 또한 친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 다고 생각 될때 종종 서운함을 느끼곤 했다. 상대방의 감정은 생각하지 않고 혼자서만 허물없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감정을 흘리고 다녔을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거리두기! 꼭 필요한 스킬이다.

업무처리 할때의 당당함에 비해 식사메뉴를 고르거나, 주관적인 의견을 물을 때면 '아무거나'를 입에 달고 살고, 남들이 맛있다고 하면 입에 안맞아도 맛있고, 마음에 안들어도 예쁜척하는 바보중 하나다. 좋은게 좋은거지하면서 말이다. 남은 속여도 나는 못 속이는데 왜 쓸데없는 소심함을 장착하게 되는 걸까.


[뒤끝 없이 편안하게 - 말과 감정 사이에 안전거리 두기]​

말과 감정사이에 안전거리를 두는 일이 가능하기는 할까? 말과 감정은 불가분의 관계가 아닌가! 진심으로 어렵겠지만 말이라는 쓰레기를 던졌을 때 지혜롭게 반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고 싶다. 아무 것도 아닌 말, 특히 남편이하는 말에는 좀 더 격하게 반응하게 된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줘야 한다는 무의식 때문이지 싶다. 감정을 누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현명하게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딱 30초만 말과 감정의 안전거리를 만들어 봐야겠다.


[나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 과거의 상처가 만든 불안에서 해방되기]​

아이가 처음 만나는 세상은 부모다. 작은 한마디 말에도 세상이 무너지기도, 천국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무심코 툭툭 던졌던 말들로 인해 아이들의 내적 지도를 망가뜨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의 세상을 좀 더 단단하게 쌓아 주고 싶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의 주인이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불가분의 관계라 여겨지던 말과 감정의 거리에 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책읽기였다. 감정에 솔직한 '말'로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말이상처가되지않도록#위즈덤하우스#노은혜#책과콩나무#서평단#감정조절대화법#대화의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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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3 - 선라이즈, 블루 하와이
아나이 지음, 주은주 외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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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하와이 : 하와이의 푸른 바다를 이미지한 것일까. 블루 큐라소로 안정된 푸른 색을 연출한 매우 깔끔한 남국풍 칵테일 (네이버지식백과)​


환락송 1, 2권에 이은 3번째 권을 읽기 시작한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표지 색깔과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부제로 시선을 끈다. 3권의 부제는 선라이즈, 블루하와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에서 청량한 블루하와이 한잔의 느낌으로 환락송 22층 다섯 아가씨들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3권으로 이어지는 깊이를 대변하듯, 여전히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1. 2권에 비해 서로에게 훨씬 더 깊숙히 녹아들어 있다. 이제는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각자의 방식대로 서로를 보듬는다. 더불어, 너무 신중해서 실패하거나 너무 가벼워서 이어지지 못했던 그녀들의 연애가 완숙해진다.


개인적으로 다섯 아가씨들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사람은 차갑고 도도한 2201호 아가씨 앤디다. 견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벽을 쌓고 살아가던 앤디가 특이점과 이별하고 떠났던 여행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바오이판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기시작한다. 바오이판의 엄마 덕분에 잠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들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기도 하고, 감추기 바빴던 그녀만의 세계를 조금씩 허물어 간다.


엉뚱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환락송 2203호의 부잣집 고명딸 취샤오샤오는 드디어 자오치핑을 함락(?)하기에 이른다. 장난섞인 행동이지만 그녀의 가볍고 개인적인 행동 때문에 자오치핑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너무 쉽게 상처를 받는다. 정형적인 천방지축 부잣집 고명딸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아빠를 닮아 탁월한 감각으로 영업을 성공시키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길고양이를 위한 짝퉁 수의사 노릇까지 마다하지않고, 자오치핑이 인내심을 갖고 그녀를 이해하고 있지만,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우리 아빠가 평생 입만 열면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너한테 꼭 필요할 거 같아서 말해 줄게. 사람이 너무 올곧으면 자신이 피곤하대. 너처럼, 올곧은 척하면 주변 사람이 피곤하고, 성메이 언니처럼, 올곧지 않으면 능력이라도 있어야 성격이 쿨하다는 소릴 듣는대, 앤디 언니처럼…." (p.127)​


반면, 사내연애로 크게 상처를 받고 겨우 극복한 채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 2202호의 츄잉잉은 고향 친구 잉친의 끈질긴 구애에 못이겨 알콩달콩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만, 말썽꾸러기 샤오샤오 덕분에 잉친에게 버림받고 만다. 다시 혼자가 된 잉잉은 위태로운 생활을 이어가지만, 환락송 그녀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일상을 되찾아 간다.


파란만장의 끝장을 보여주는 환락송의 터주대감 판성메이는 드디어 퇴사 후, 원하는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고 불쌍하지만 구제할 길이 없는 그녀의 든든한 남자친구 왕바이촨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로부터 독립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고단한 삶이지만, 성메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왕바이촨 덕에 어두운 일상에 밝은 빛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너무나 다른 다섯 아가씨들이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그녀들의 진지한 대화를 듣고 있다가 그만 웃음이 터져 배를 잡고 한바탕 웃었다. 추샤오샤오는 귀엽기도하고 고지식하기도 한 22층 친구들이 그녀의 동창이나 옛 친구들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p.243)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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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4 - 오로라, 블러드 메리
아나이 지음, 박영란.주은주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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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메리 : 사연이 있을 듯한 「피투성이의 메리」라는 칵테일명은 영국 여왕인 메리1세의 별명에서 왔다. 그녀의 재위 중에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비참한 역사가 칵테일명에 남아있는 것이다. (네이버지식백과)​


환락송의 새로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부제로 엮여있는 칵테일을 찾아보게 된다. 역시나~ 처절한 전쟁의 흔적을 갖고 있었다. 4권으로 이어진 환락송 22층은 여전히 바람 잘 날이 없는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연애소설을 가장한 성장소설을 읽고 읽고 있는 듯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바오이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던 앤디는 임신을 하게 되고, 최후의 선택(?)을 해야하는 위기에 맞닥뜨린다. 자신의 가족력에 대한 부담으로 새로운 생명을 완전한 가족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이런 앤디를 든든하게 지켜두는 바오이찬. 친밀한 관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그이지만 흔들리는 앤디를 묵묵히 다독이며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의 사랑이 예쁘다. 앤디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 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보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바오이찬의 사랑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뭐든 다 믿기로 했어. 과학으로 어떻게 할지 배우고, 미신으로 어떻게 피할지 배우면 돼. 앞으로는 힘 좀 빼고 살려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일이 너무 중요한데, 난 잘 모르잖아. 물어볼 사람도 없고. 최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불안함을 달래야겠어. 힘닿는 데까진 해봐야지" (p.75)​


환락송 22층에서 제일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안쓰러운 판성메이는 4권에서도 여전히 가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녀에게서 돈을 얻어내고자 병든 부모까지 이용하는 오빠와 새언니가 얄밉다 못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성메이의 곁에도 그녀의 사랑을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왕바이찬이 있고, 아주 잠깐 돈 많은 고객에게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의 든든한 사랑 덕분에 성메이 또한 가족들의 괴롭힘에서 굳굳히 버텨낸다. 왠지 이 둘은 꽃길만 걸었으면 하고 응원하게 되는 환락송 커플이다.


츄잉잉이 순결을 잃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단칼에 잉잉을 차버렸던 잉친은 새로 만난 약혼녀의 이기심에 지쳐 다시 잉잉을 찾고, 그를 못잊고 괴로워하던 잉잉은 잉친의 친구가 되어주지만... 남녀간에 그것도 전 연인이었던 남녀가 친구가 것을 세상은 곱게 봐줄리 없다. 급기야 약혼녀의 가족들이 잉잉과 잉친을 폭행하기에 이르고, 이 사건을 계기로 잉친은 잉잉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같은 여자로서 말리고 싶은 재결합이다.


자오치핑의 사랑을 손에 넣었지만, 자신을 잃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철부지 취샤오샤오. 그녀 또한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많은 생각 끝에 슬프지만 자오치핑을 놓아주기로 한다. 서로가 너무 다르지만 알콩달콩 잘 어울리는 커플이지만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민이 너무나 현실적인 고민인지라 마냥 응원하기도 어려운 연인들이다.


마지막, 사건사고 없이 조용한 탓에 22층에서의 존재감이 다소 약했던 관쥐얼에게도 특별한 사람이 생겼다. 그녀의 다소곳하고 성숙한 모습을 마냥 사랑스럽게 봐준다. 물론, 자오치핑을 잊지 못한 듯 그녀에게 다가오는 씨에빈 밀어내기도 하지만 봄날 약한 가랑비가 옷깃을 적시듯 그녀의 가슴을 채워간다.

"빌리면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 책 한 권으로 두 번의 만남을 만들 수 있는 데다 흔적도 남지 않는다. 남녀가 사랑을 시작할 때 반드시 거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p.210)​


각양 각색의 다섯 커플의 희노애락이 가득한 환락송 22층은 4번째 권에서도 여전히 시끌벅적한 재미를 선사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 입니다 ]

#환락송#오로라_블러드메리_환락송4#아나이#박영란옮김#팩토리나인#책과콩나무#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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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고자질하고 싶은 게 있어 - 초등학교 교사의 지나치게 솔직한 학교 이야기
서성환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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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그냥 선생님이 엄마에게 하는 고자질이야"

책을 받고 처음 만난 이 한 문장이 이책을 가장 잘, 딱 맞게, 그리고 흥미롭게 설명한 한 줄 이었다.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엄마 아들이니까.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내 편이 되어 줄 사람이 엄마니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마음 속이야기를 엄마에게 털어놓는다. 엄마에게만 통하는 어리광이라는 양념을 한스푼 넣어서, 담백하지만 애교스럽다.


아들이 엄마에게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짧은 에피소드들은 쉽게 읽힌다. 아들만 둘 두고 있는 나는 학부모의 입장 보다는 엄마의 입장으로 서성환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미 다 자랐지만, 아직은 내 품에 남아 있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마음으로 엄마를 생각해줄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쌤의 엄마가 살짝 부러워지기도 한다.


초등학교 선생님만큼 극한의 직업이 있을까.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건만, 근래의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극한도 이런 극한이 없다. 순수한 마음으로하는 쓰다듬기도, 다독임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다반사고, 극성스러운 헬리콥터 맘들 덕분에 아이에게 말 한마디 전하기 어렵다. 심지어 아이에게 훈육이라도 하려고 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는 세상이니,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할 수 있는 선생님이 설 자리가 남아 있기는 할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각박해지는 학교 현장이야 말로 존경받는 선생님을 월급받는 직장인으로 만들어 버리는게 아닐까 싶다.


여러해 아이들과 만났던 기억을 투덜거리 듯 때로는 조언을 구하 듯,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지지해달라고 응석부리 듯 전한다. 자신을 키우셨던 오래전 곱디고운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진 오래전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선생님도 계시고, 한번쯤 꼭 뵙고 싶은 선생님도 계신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벽에 걸어둔 그림같은 아이였다. 적당한 성적과 크게 말썽도 부리지 않았던 탓에 나의 존재감 자체가 없었다. 지금은 많이 좋어졌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선생님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 밖에 없는 히키코모리 였던것 같다... 공감되는 사연이 많다보니 괜스레 감상에 빠져든다.


아이가 학교에 다닐 때,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학교방문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학기초 상담은 어떻게든 참석하려고 노력했었다. 이런 나를 대하는 아이의 선생님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퇴근 후 천천히 와서 상담을 받아도 된다고 나를 안심시키는 선생님이 계신가 하면, 워킹맘이 가지 못할 시간을 주시고 상담을 받든가 말든가의 태도를 보이시는 분도 계셨다. 많은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계시는 분이라 어쩔 수 없겠거니 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들곤 했다. 불편하고 어렵기만 했던 짧은 상담시간, 공부는 차치하고라도 그져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즐겁게 한다는 말만 전해들어도 그져 감사하기만 했던 기억이다.


엄마! 퍽퍽한 우리네 인생살이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시는 분들이다. 삶에 지친 나에게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사람, 짜증이란 짜증은 다 쏟아내도 내 밥이 제일 걱정린 사람. 바보 같은 우리 엄마다. 그리고 나도 그녀처럼 아들바라기 바보가 되가고 있다.


나의 학창시절과 학부모 시절을 동시에 떠오르게 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엄마가 보고싶어지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자주 보는 엄마지만, 이번주말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 효녀 코스프레라도 하고 - 엄마한테 다녀와야겠다.


"사람 마음을 얄팍하게 얻을 생각을 하지 마라. 시간도 쓰고, 돈도 쓰고, 힘도 쓰고, 마음도 쓰고, 니 가진 거 다 써도 얻을 수 있을 까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p.194)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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