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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4 - 오로라, 블러드 메리
아나이 지음, 박영란.주은주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블러드메리 : 사연이 있을 듯한 「피투성이의 메리」라는 칵테일명은 영국 여왕인 메리1세의 별명에서 왔다. 그녀의 재위 중에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비참한 역사가 칵테일명에 남아있는 것이다. (네이버지식백과)
환락송의 새로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부제로 엮여있는 칵테일을 찾아보게 된다. 역시나~ 처절한 전쟁의 흔적을 갖고 있었다. 4권으로 이어진 환락송 22층은 여전히 바람 잘 날이 없는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연애소설을 가장한 성장소설을 읽고 읽고 있는 듯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바오이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던 앤디는 임신을 하게 되고, 최후의 선택(?)을 해야하는 위기에 맞닥뜨린다. 자신의 가족력에 대한 부담으로 새로운 생명을 완전한 가족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이런 앤디를 든든하게 지켜두는 바오이찬. 친밀한 관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그이지만 흔들리는 앤디를 묵묵히 다독이며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의 사랑이 예쁘다. 앤디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 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보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바오이찬의 사랑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뭐든 다 믿기로 했어. 과학으로 어떻게 할지 배우고, 미신으로 어떻게 피할지 배우면 돼. 앞으로는 힘 좀 빼고 살려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일이 너무 중요한데, 난 잘 모르잖아. 물어볼 사람도 없고. 최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불안함을 달래야겠어. 힘닿는 데까진 해봐야지" (p.75)
환락송 22층에서 제일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안쓰러운 판성메이는 4권에서도 여전히 가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녀에게서 돈을 얻어내고자 병든 부모까지 이용하는 오빠와 새언니가 얄밉다 못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성메이의 곁에도 그녀의 사랑을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왕바이찬이 있고, 아주 잠깐 돈 많은 고객에게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의 든든한 사랑 덕분에 성메이 또한 가족들의 괴롭힘에서 굳굳히 버텨낸다. 왠지 이 둘은 꽃길만 걸었으면 하고 응원하게 되는 환락송 커플이다.
츄잉잉이 순결을 잃었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단칼에 잉잉을 차버렸던 잉친은 새로 만난 약혼녀의 이기심에 지쳐 다시 잉잉을 찾고, 그를 못잊고 괴로워하던 잉잉은 잉친의 친구가 되어주지만... 남녀간에 그것도 전 연인이었던 남녀가 친구가 것을 세상은 곱게 봐줄리 없다. 급기야 약혼녀의 가족들이 잉잉과 잉친을 폭행하기에 이르고, 이 사건을 계기로 잉친은 잉잉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같은 여자로서 말리고 싶은 재결합이다.
자오치핑의 사랑을 손에 넣었지만, 자신을 잃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철부지 취샤오샤오. 그녀 또한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많은 생각 끝에 슬프지만 자오치핑을 놓아주기로 한다. 서로가 너무 다르지만 알콩달콩 잘 어울리는 커플이지만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민이 너무나 현실적인 고민인지라 마냥 응원하기도 어려운 연인들이다.
마지막, 사건사고 없이 조용한 탓에 22층에서의 존재감이 다소 약했던 관쥐얼에게도 특별한 사람이 생겼다. 그녀의 다소곳하고 성숙한 모습을 마냥 사랑스럽게 봐준다. 물론, 자오치핑을 잊지 못한 듯 그녀에게 다가오는 씨에빈 밀어내기도 하지만 봄날 약한 가랑비가 옷깃을 적시듯 그녀의 가슴을 채워간다.
"빌리면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 책 한 권으로 두 번의 만남을 만들 수 있는 데다 흔적도 남지 않는다. 남녀가 사랑을 시작할 때 반드시 거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p.210)
각양 각색의 다섯 커플의 희노애락이 가득한 환락송 22층은 4번째 권에서도 여전히 시끌벅적한 재미를 선사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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