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섹스/라이프
BB 이스턴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한참 시드니셀던의 추리소설에 푹 빠져있었던 시절 이후 오랜만에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읽어야 하는 아주 쪼큼,,, 야시시한 책을 만났다. 에구머니나! 어쩐지, 어쩐지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된 책이었네 ^^;;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는 두 아이 엄마로 멋진 남편과 행복하지만 무료한 일상을 살고 있는 심리상담사 BB의 깜찍 발랄한 가상 일탈기로 유명한 넷플릭스의 드라마 '섹스/라이프'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다. 살짝 살짝 보일듯 말듯 야한 스토리를 선호하는터라 대놓고 제목부터 야한 넷플릭스 드라마를 - 궁금해지긴 했지만 용기가 필요하다 -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무려 29금 드라마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대놓고 야하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시작한 것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선정적이었다.

솔직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작가피셜 우와~ 생각보다 대범한 연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생의 남편 켄은 너무나 성실하고 점잖기만하다. 마치 프로그래밍 로봇같다고나 할까... 그러던 어느날, 남편봇 켄님께서 BB의 노트북에 숨겨진 일기장을 슬쩍보고 반응을 보인다! 어쩌면 심심하기 그지없는 남편봇 켄을 섹시하고 화끈한 남편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일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BB를 자극하고, BB는 행동교정 심리상담사의 특기를 적극 활용해 켄을 개조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이어진 4남자에 대한 44장의 일기. 철없던 시절 만났던 형편없는 남자친구들이었지만, 켄의 행동교정을 위해 바람난 근육맨, 자기 몸이 도화지인줄 아는 약쟁이 등 전남친들은 BB의 비밀인 척하는 일기장 - 켄은 절대로 읽어선 안되는 초개인적인 일기, 이건 뭐 대놓고 읽으라는 제목이 나닌가! - 속에서 로맨틱한 섹시가이로 변신한다. 순수하지만 호기심 충만한 BB의 남편봇 켄은 그녀의 바람을 알아 챈듯 - 2% 아쉬운 점도 있지만 - 일기장속 섹시가이들을 흉내내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의 남편봇 켄 섹시가이 만들기 '남편 고쳐쓰기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네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솔직한 그녀의 고민이 살짝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현실부부의 고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BB와 켄과는 다르지만 갈수록 섹스리스 부부가 늘어가고, 섹스리스의 사유가 흥미없는 여자와 이로인해 상대가 없는 남자가 되어 1년이상 관계하지 않는 부부가 3쌍중 1쌍에 이른다니 우스개 소리로 던지던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야~'가 어쩌면 진심을 담은 말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사회적 활동중 가장 은밀한 행위로 여겨지는 부부관계가 무료해지고 소홀해지는 것은 결국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솔직한 작가의 자기 고백으로 여성들의 폭발적 공감을 일으킨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저자 BB이스턴은 스핀오프 시리즈 스킨, 스피드, 스타, 수트로 못다한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한다. 솔직한 그녀의 작가피셜이 얼마나 더 화끈해졌는지 응큼한(?) 기대를 해본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4남자에관한44장의일기#BB이스턴#파피펍#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남편고쳐쓰기프로젝트#부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키마와라시
온다 리쿠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키마와라시로 처음 만난 작가 온다 리쿠는 -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 구상으로부터 12년, 취재기간 11년, 집필기간 7년의 어마어마한 기간동안 혼신의 힘을 들여 집필한 ‘꿀벌과 천둥’으로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양대 문학상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스키마와라시는 작가 온다 리쿠의 입문서로 28년 그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라하니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설레인다.

여러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탓에 - 대부분이 다 그렇겠으나 유난히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견이 있다 - 개인적으로 아직 호불호를 딱히 정의할 수 없으나, 그녀만의 분위기로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노스텔지어의 정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것은 처음으로 접한 ‘스키마와라시’ 만으로도 인정하게 된다. 추리나 스릴러 작품처럼 쫀쫀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준다고하기에는 조금 심심하다 하겠지만, 아련하게 떠오르는 어릴적 추억을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내는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인공 산타가 가족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는 첫장에 – 아닌척 하고 있지만 - 평소 숨겨온 나의 마음을 들킨 듯하다. 가족에 관해 흔하게 포장되어 있는 따뜻하고, 고맙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평소 공기처럼 당연히 그 곳에 존재한다고 여기며 속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다는 그의 독백같은 문장에 공감 한다...

“형은 가족이 보기에도 설명하기 좀 어렵다. 아니, 가족이기에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생각해보자. 당신은 자신의 가족을 얼마나 정확하게 남에게 설명할 수 있나. 오랜 세월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해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공기처럼 그곳에 당연히 있는 존재이기에 이제 와서 구태여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지 않고 속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리라.” (p.5)

타일을 비롯한 오래된 물건들, 특정되지 않은 ‘그것’과의 접촉으로 다로 형제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정확하지 않은 오래된 기억들은 마치 오랜 겨울 지나고 어느틈에 찾아와 좁은 창문의 틈새를 비집고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노곤하다. 어린시절부터 끌림을 느꼈던 오래된 것들을 – 문고리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수집하고 있다 – 다루는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형 다로와 형의 일을 돕고 있는 동생 산타. 산타를 부르는 다로의 ‘동생아’와 그에 응하는 산타의 ‘왜, 형’ 만으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공기처럼 서로에게 존재함을 알게 한다.

"네. 지금 떠올랐는데요, 골동품이나 중고품은 실제로 오 랜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물건이죠. 눈, 바람을 견딘 강함 도 있고 각각 지닌 이야기도 있으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굉장한 존재감이 있잖아요." (p.357)

어느날 들려온 기이한 이야기. 오래된 건물의 철거현장마다 나타나는 어린 소녀. 그녀는 얇디 얇은 흰색 원피스를 입고 밀짚모자를 쓴 채, 하늘색 도란과 함께 기억의 틈을 누빈다. 마치, 다로와 산타의 오래된 기억을 끌어내기 위해 움직이는 정령인 것처럼. 신비한 소녀 스키마와라시는 다로와 산타 사이에 있어야할 잃어버린 가족처럼... 귀신이나 유령 같은 오싹함 보다는 기억의 퍼즐조각을 맞추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미루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어느 의미로는 문제 해결법 중 하나니까." 형이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의 죄책감을 얼버무리려 했다. 하지만 이 건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니, 이어졌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 건의 일부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잠시 잊고 있던 바로 그 '스키마와라시'였다. (p.174)

속도감 있게 읽히는 책이라하기는 어렵지만, 노스텔지어의 정령이라 불리우는 온다 리쿠의 스며듬, 느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준다.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를 느끼면 될 것을 '스키마와라시'를 직역해보겠다고 파파고부터 구글번역기까지 동원한 2% 부족했던 나의 모습이 노스텔지어의 정령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었음을 반성하며,,, 마지막 장을 덮는다.

"그리고 역시 그 아이는······ 스키마와라시는········. 그렇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그 아이에게 스키마와라시라고 이름 붙였다. 형이 말한 그 이름을, 서랍에서 손을 내민 그 아이, 마쓰카와 씨 스마트폰에 사진 찍힌 그 아이에게 스키마와라시라는 이름을. 그리고 그 아이는 나와 관계가 있고 어디에선가 그 아이와 내가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p.239)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스키마와라시#온다리쿠#노스텔지어의정령#내친구의서재#일본소설#장편소설#기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굴 없는 살인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1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웨덴 최고의 범죄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 '얼굴없는 살인자' 650여 페이지에 깨알같은 사이즈의 글자로 채워진 벽돌책이라 완독하는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왠지 오싹한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범죄스릴러였다.

유명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사건이 종종 회자되고, 조용히 당할 수 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어린시절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로부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학교폭력으로 많은 아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극처럼 시작한 잔인한 연쇄살인은 사건이 이어질수록 묘한 비틀림을 보여주며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어떤 이유로 대체 누가 이렇게 잔인한 살인을 이어가는 것일까...

"분명히 나서서 멈추게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잘못 나섰다가는 그다음 목표는 내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이 학창 시절에는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전혀 자랑스러운 기억은 아닙니다. 내가 경찰이 된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더는 등을 돌리고 눈을 감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p.206)

가족과 함께 새로운 일상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범죄수사국 강력반 형사 파비안 리스크. 하지만 범죄 현장은 그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주지 못하고 어느새 '스웨덴 헬싱보리 동창생 연쇄 살인사건' 현장의 깊숙한 곳으로 끌려들어오고 만다. 계속되는 아내 소냐와의 갈등,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있는 아들 테오, 재잘거리며 아빠를 찾는 딸 마틸다. 고향으로 돌아오면 모든 일상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마치 모든 상황들이 파비안과 가족들을 떼어놓으려는 것만 같다.

학교안에서 손목이 잘린채 살해된 교사 예르겐은 학창시절 누구나 다 아는 폭력학생이었고, 그는 유독 멜비크를 무자비하게 괴롭히곤 했다. 그와 함께 멜비크를 주도적으로 괴롭히던 글렌 그리고 그들의 폭력을 방관하던 또다른 가해자들. 헬싱보리 9학년 C반의 학생 21명은 모두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 심지어 그들을 가르치는 담임교사까지도...

"정말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범인일까, 아니면 피해자일까? 릴리아는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때려주고 싶었다. 그도 아니라면 목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고 토하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릴리아가 해야 하는 일은 눈물을 닭고 치솟아 오르는 감정을 한쪽으로 치워놓고 프로답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p.264)

범죄현장에 남겨진 사진한장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헬싱보리 강력반. 사진속 주인공중 한사람인 파비안을 사건의 중심으로 소환하지만 살인자는 이들을 비웃듯 언제나 이들보다 한발 앞서 살인을 이어간다. 오래된 기억에 의존한 채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파비안 그는 기억의 조각이 맞춰지지 않음에 괴로워하고 9학년C반 모두가 가해자 일지도 잠재적 범죄대상 일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말미암아 기억을 더듬던 파비안마져 수사에서 배제된다. 얼굴없는 살인자와의 싸움은 계속되는 살인을 막지 못하는 헬싱보리 강력반 형사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예상하지 못한 얼굴없는 살인자는 그를 잔인한 살인자로 만든 동력이 되어준 무심하기 그지없는, 생각없는 그간의 우리들의 행동을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내가 말했지만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물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이게 무슨 뜻 일까요?" (p.393)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물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듯 냉철한 수사관이지만 보통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도 인간적인 모습의 파비안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강력계 반장 투베손의 리더쉽과 몰란데르의 괴짜같은 과학수사와 자기밖에 모르는 슬레이스네르의 치졸한 캐릭터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어준다. 다음 시리즈가 기다려지는 흥미진진한 범죄스릴러였다.

[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얼굴없는살인자#스테판안헴#김소정_옮김#마시멜로#문화충전200#서평단#파비안리스크시리즈#범죄스릴러#학교폭력#무관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아씨들 -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애니메이션 <작은 아씨들> 원화 그림, 박지선 외 옮김 / 더모던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아씨들은 진심 사랑입니다~ 예쁜 색감의 원화 완전 소장각이네요~ 추억돋는 작은아씨들 읽어보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노 크래시 2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이티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스노 크래시를 구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2권. 마피아 소유
엉클 엔조의 코사노스트라에서 피자배달부로 일하던중 배달오류로 피자배달일을 그만두게 된 히로는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에서 스노 크래시를 목격하게 되고 현실세계에서는 마약처럼 가상현실 메타버스에서는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는 스노 크래시의 뒤를 쫓게 된다.

마약처럼, 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강한 스노 크래시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치명적인 독이 되어 세상을 잠식한다. 마치 코로나가 변이에 변이를 만들며 방역을 무력화시키고 바이러스의 세력을 넓혀가는 모습을 글로 읽고 있는 듯하다. 책 속에서 일어나는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현실 속 바로 코앞에 들이닥친 재앙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원이 막 들어온 컴퓨터는 아무런 능력도 없이 전자 회로를 모아 놓은 물건에 불과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 컴퓨터가 작동하도록 하려면 회로에 어떻게 작동하면 된다는 규칙들을 불어넣어야 한단말이야. 컴퓨터 노릇을 하도록 가르치는 거지. 결국 메라는 게 사회를 움직이는 운영 체제 역할을 한 것처럼 보인다는 거야.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을 작동하는 조직으로 만들었단 말이지." (p.28)

와이티가 구입한 스노 크래시를 순간 냉동하여 샘플을 구한 히노는 스노스캔이라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대부터 내려오는 바이러스의 비밀에 한발작 한발작 다가간다. 사서 데몬이라 불리우는 AI의 도움을 받아 종교를 비롯한 언어, 역사, 정치, 암호학 등 그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안에 숨어 있는 자료를 찾으며 스노 크래시의 정체를 밝힌다.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양의 정보에 대한 표현과 어려운 용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바이러스의 활약(?)을 그리고 있는 탓에 정신을 차리고 히노와 와이티를 따라가기 어렵다. 구글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이 스노 크래시를 읽고 세계 최초 영상지도 서비스 구글 어스를 개발했다고 역설하는 등 많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부여했다고 알려진 소설인데 나는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코로나가 인간을 숙주로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키는 것처럼, 인간은 좀 더 강해지기 위해 지식이라는 바이러스를 퍼뜨고 있다는 결론을 -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해하는 척 - 받아들이며, 아직도 가벼운 스릴러와 로맨스에만 집착하는 탓인지 생각보다 긴 시간을 투자해 책읽기를 끝낸다.

"원시 문명이었을 때는 그렇습니다. 각각의 메는 메타 바이러스라는 원리로 만들어진 일종의 바이러스입니다. 빵을 굽는 메를 예로 들겠습니다. 일 단 그 메가 사회에 등장하면 그 정보는 자생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제 진화론적인 선택에 관한 간단한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빵을 굽는 법을 아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오래 살테고 자손들도 번성할 가능성 이 큽니다. 자연스럽게 빵 굽는 법을 아는 사람들은 스스로 복제하는 정보의 숙주 노릇을 하며 메를 널리 퍼뜨립니다. 그러니 바이러스라고 해야죠." (p.247)

그럼에도 인터넷의 다음 세대 기술로 지목되며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기술을 인터넷, 사이버 개념조차 미미했던 30여년전에 완성했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스노크래시#닐스티븐슨#문학세계사#컬처블룸#컬처블룸서평단#메타버스#가상현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