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든 게 다 나를 위해서라고 했고 다른 말로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엄마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하려는 몸부림에 더 가까웠다. 엄마의 말대로라면 사랑이라는 건, 단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이럴땐 이렇게 해야 한다. 저럴 땐 저렇게 해야 한다,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에 불과했다. 그런 게 사랑이라면 사랑 따위는 주지도 받지도 않는 편이 좋지 않을까. 물론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엄마의 행동 강령 중 ‘너무 솔직하게 말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라는 덕목을 입이 닳도록 외운 덕이다.
-뭐든 여러 번 반복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처음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금 더 지난 뒤엔 변하거나 퇴색되는 것처럼보이지. 그러다 결국 의미가 사라져 버린단다. 하얗게.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아아라아아앙. 사랑, 사랑사. 랑사. 랑사.
영원, 영원, 영원, 영원, 여어엉, 워어어언,
자, 이제 의미가 사라졌다. 처음부터 백지였던 내 머릿속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