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 다시 작가들 9
경번 지음 / 다시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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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각의 주인공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어두움을 안고 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현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손을 잡아주듯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장 짙은 어둠은 『굿문, 시인의 까망 이슬』의 '시인'을 통해 만났다. 위험한 탄광에서 일하는 그에게 소중한 동생 영태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합류한다. 무리한 작업 끝에 동생이 사고로 목숨을 잃고, 삶의 희망이자 전부였던 동생을 잃은 시인의 고통이 더욱 절절해지는 것은 그 비극의 장소가 바로 자신의 일터라는 현실 때문이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작품은 『너를 기억한다』다. 주인공 해원에게서 20대의 내 모습이, 때로는 친구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애틋함이 느껴진다. 내면의 허전함을 외부에서 채우려 부단히 노력하던 이십 대의 시절이 떠오른다.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세상이 무너지는 사랑의 이별을 겪는 그녀의 아픔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화담』은 유독 흐린 날에 읽으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흐린 날이 많은 겨울에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일상의 따뜻함에 감사하게 되었고, 내가 겪었던 쓰린 상처들을 돌아보며 보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둠을 피하며 상처를 덮어두기보다 그저 꾹 참으며 시간이 지나길 바랐던 부족한 나 자신도 이해하게 되었다.

세상에 아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소설들을 따라가며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돌아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상처도 조금씩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픔이 원망스럽거나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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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다시 작가들 8
조재선 지음 / 다시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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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우리 모두의 추억을 깨워주는 이 책은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코끝이 시큰해지는 겨울밤에 음악과 함께 뭉근하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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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다시 작가들 8
조재선 지음 / 다시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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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부로 나뉜 수필집은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 학창 시절, 가족과의 추억, 음악, 일상의 소소한 발견들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작가의 진솔한 고백과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어 독자의 추억을 골고루 건드린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이면 더 보고 싶어 아쉬워진다. 어떤 주제가 나와도 재미있는 추억여행을 시켜줄 것만 같다.

. 작가의 문체는 친근하고 두런두런하다. 마치 선배와 자판기 커피를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처럼 편안하다. 추운 겨울밤의 포근한 이불처럼 따뜻하고 안락한 이 문체야 말로 수필집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 톤은 독자와의 내적 친밀감을 자연스럽게 높인다.

. 오래된 음악을 들으면 처음 들었던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 조재선의 수필집은 바로 그런 시간여행을 선물한다. 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우리 모두의 추억을 깨워주는 이 책은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 카펜터스의 ‘Yesterday Once More’가 소개된 부분에서 이 노래가 귓가에 들리자 나는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 작가는 음악을 통해 개인의 추억을 소개하고,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는 공통된 감성이 살아난다.

. 과거의 기억을 통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응원도 받게 된다. 이런 따스한 위로를 안고 가는 우리는 무엇이든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난다. 연말연시, 코끝이 시큰해지는 겨울밤에 음악과 함께 뭉근하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장을 덮을 즈음이면, 독자들은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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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sun90 2024-11-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서평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가까운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써 내려 갔습니다. 제가 썼다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살았던 이야기를 받아 적어 쓴 것에 불과합니다. 공연히 읽는 분들의 귀한 시간을 빼앗는 글이 아니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언젠가 제주에서 작은 독립 책방에 갔다가 어떤 시인의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천상의 장인이 있어서 그(녁)가 하늘에 못을 박아 별을 만들고 그 별을 실로 잇는 그런 이야기가 담긴 시였어요. 저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시론이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기억과 기억 그리고 사연과 사연을 서로 이어보자. 그래서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 왔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잇기 시작한 실이 닿는 또 하나의 별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김영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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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이름을 통해 세상의 지혜를 전해주는 소중한 인생 안내서다. 세상에 지치고 삶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또는 일상의 작은 깨달음을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매일 한 꼭지씩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층 더 풍성해져 있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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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김영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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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전업주부인 내가 식물의 이름을 알아서 뭐하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는 가을에 만난 이 책은 내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만난 후 내 삶은 더욱 풍성하고 지혜로워졌다.


여러 씨앗이 모여 피어났다가 솜털을 달고 각자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는 민들레 이야기를 보며 북클럽 회원들이 생각났다. 새벽에 줌으로 접속해 모여 함께 책을 읽고, 30분후에는 솜털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사는 우리가 민들레 같았다.

나도밤나무의 율곡 이이의 호의 유래를 들으며 율곡을 지키려던 신사임당의 모습에서, 시댁의 반대를 이기고 둘째 아이 수술을 강행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어쩌면 욕심이라고 생각했던 내 결단도 모성이라는 생각에 용기도 생겼다.
꼭지들마다 삶을 돌아보는 나를 발견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미처 몰랐던 그 이름의 유래에 감탄하고, 생소한 식물을 만나면 그 모습이 궁금해 검색해보는 재미에 빠졌다. 작가님이 들려주는 식물의 이름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세심한 관찰과 삶의 지혜가 녹아 있었다. 이제는 길을 걸을 때마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식물들과 눈이 마주치면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친구처럼 다가와 일상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이 책은 식물의 이름을 통해 세상의 지혜를 전해주는 소중한 인생 안내서다. 세상에 지치고 삶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또는 일상의 작은 깨달음을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매일 한 꼭지씩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층 더 풍성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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