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소담 클래식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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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민화를 기반으로 창작을 더한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집인 이 책은 평화적인 그의 인생철학을 담고 있다. 사람들의 끝없는 욕망,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은 악한가? 선한가? 그 양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살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의를 행하는 것은 마치 버들로 버들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선악은 고정된 것이 없다. 무엇을 품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 톨스토이의 단편선을 읽으며 사람이 만들어야 할 그릇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의가 있다>는 넉넉지 못한 형편일지라도 사랑으로 품는 마음이 서로를 살게 함을 깨닫게 한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의 생애에서 나누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알게 하고 그 마음은 자신도 살리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톨스토이의 단편들은 종교적 은총이나 구원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특정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를 구원하는 마음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여인이 우리를 위해 저녁상을 차렸을 때 그녀는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때 그녀의 얼굴에는 죽음의 그늘이 사라지고, 생기에 찬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간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하신 하나님의 첫 번째 말씀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_ 46p

타인을 구원하면 자신도 구원받고 타인에게 악을 행하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물론 현실은 악인이 더 잘 사는 경우도 많지만 어리석음의 행위는 고이고 썩어서 악취를 풍기게 된다. 종교적 관점에서는 하늘 위에서 심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과 용서는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 사랑과 용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는 죽으면 한평 남짓한 땅에 묻히게 될 인간이 끝이 없는 탐욕에 눈이 멀어 자멸해 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죽는 것은 무섭지만 그렇다고 멈춰 설 수는 없었다. '이렇게 많이 왔는데 여기서 멈춰 서면 사람들에게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거야.'

_103p



<바보 이반> 이야기는 유명한 단편이라 그 내용이 왠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무엇이든 기꺼이 내어주는 그이 모습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폭력과 탐욕 앞에 사랑과 선의로 답하는 그의 모습에는 평화주의자인 톨스토이의 사상이 담겨있다.

​자기 것을 내어주고 포기를 모르는 성실함은 빈 항아리를 다시 채워나가는 힘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누가 보아도 바보 같아 보이는 이반은 몇 가지 기준과 철학만은 확고했다.

똑똑해 보이고 자기 밥그릇을 열심히 챙기지만 기준 없이 사는 이들에게 나누는 값진 마음과 남을 해하는 것만큼은 허락하지 않는 확고한 도리를 일깨워 주고 있다.

<무엇 때문에>는 전쟁이 무너트리는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이 무너트리는 삶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지만 도망가려던 미쿠르스크를 발견한다. 카자크인은 궤짝 속에 폴란드인이 숨어있다는 것을 신고한 것이 과연 잘 한 것인가? 자기를 집요하게 괴롭혔으나 생각하기를 멈춘다.

​권력자들의 권력을 잉태하는 삐뚤어진 의식을 비판하고 있다. 그것은 타인의 행복을 빼앗는 것이다. 사람은 왜 타인을 짓밟으며 자랑스러워하는가? 왜 죄책감에 눈 감는가?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인간에게 결코 허락되는 않은 것이다.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에?"

그녀는 갑자기 외쳤다. 그리고 히스테릭하게 웃기 시작하더니 마차에서 떼어 낸 궤짝 위에 쓰러졌다.

_ 247p

사람을 살리는 것도 마음이요. 사람을 죽이는 것도 마음이다. 사랑과 용서의 마음은 사람을 살리지만 탐욕과 이기심은 사람을 죽인다.

만연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인간에게 존재하는 선과 악을 깨닫고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품어야 할 마음을 일깨워 준다. 쉽게 읽히는 이야기 속에 깊은 진리의 말이 가슴속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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