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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의 열기로 가득했던 지난 시월의 어느 날이 떠오른다.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을 읽어나가며 혁신적인 글에 빠져들었다.
한편으로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한강 전체 작품들을 더욱 쉽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어준다.
노벨문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최종 심사는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다섯 명의 작품을 직접 읽고 토론 후 투표를 거쳐 선정한다.
유럽에서 압도적으로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데 한국에서 수상한 것은 한국문학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을 맡은 데보라 스미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한강 작가의 연대기를 비롯해 인터뷰를 담고 있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부터 1960년대~ 2000연대 이후의 문학까지 살펴보며 한국문학이 걸어온 길을 알게 된다.
소설 <붉은 닻>은 신춘문예작으로 한강 작품세계의 출발점이었다. 매우 서정적인 작품으로 육체적인 병과 마음의 병을 앓아온 형과 동생과 그들 간의 미묘한 갈등, 사라진 남편 대신 그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안쓰러운 모습이 섬세한 문장 속에 깊이 박혀 잔잔한 긴장과 화해의 밝은 전망을 유발시킨다고 심사평에서 발표한다.

한강의 대표작인 <몽고반점>, <채식주의자>, <나무불꽃>, <희랍어의 시간>, <소년이 온다> 등의 해설을 살펴보며 공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더욱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인간과 육체, 예술가의 신념, 혼란과 단절의 세계, 가족과의 단절 등 작품의 키워드를 정확히 집어주고 있다. 고통 3부작의 중편소설이 <채식주의자> 책이 되었으며 그 출발점은 <내 여자의 열매> 였음을 알게 된다.
<바람이 분다, 가라>의 바람의 상징은 인생의 허망함을 상징하는 존재였고 인간이 오롯이 지켜내야 하는 가치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닮은 <작별> 외에도 중단편의 소설이 정말 많았다.
세상 모든 영혼의 소중함, 스스로 회복하는 인간, 상처를 대하는 방식의 깨달음 등 다양한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중단편까지 많은 작품을 다 읽어보기는 쉽지 않은데 여러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발표한 작품의 순서를 따라가며 작품세계의 변화와 함께 작품속에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를 알게 된다.
어둠과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는 순수한 결정체인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 속에서 한강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저자의 해설이 더해져 뚜렷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한강의 시는 차갑게 식어가는 매체가 아닌 온기를 머금은 생명체로 변신한다고 말한다.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긍정의 세계가 보인다고도 말하고 있다. 각기 다른 작품의 이야기들이 모여 한강 작품 세계가 이른 산맥의 맥들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4부에서는 번역가, 역학자, 출판사 대표, 도서관 사서 등 각계각층의 8인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인터뷰에서는 노벨문학상, 한국문학, 한강문학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들에게 문학의 의미, 역사와 개인이란 명제 중 어떤 성향의 문학작품에 더 손이 가는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관점의 질문과 답을 통해 다른 이들이 바라보는 문학의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
문학과의 소통, 공감, 가치 등 새로운 해석과 넓은 시야를 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