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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평점 :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들 중에 해보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버킷 리스트일 것이다. 나태주 시인이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데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 듣기..
시대의 로맨티스트이자 사랑꾼 나태주 시인은 남은 생을 버킷에 사랑을 가득 채우라고 그의 시들이 말하고 있다.
다행한 일
그래 알았어요 알았어
너를 가슴에 안고 잘게
정말로 네가 옆에 있으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겠지만
네 생각 네 사랑
네 모습만 내 마음 거울에 남았으니
얼마든지 너를 안고
밤새도록 잘 수 있단다
그래서 또 다행한 일이야.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일로 남은 생을 가득 채우고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기죽지 말고 남은 인생을 꽃피워보자. 사랑하는 상대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렇게나 저절로 피는 꽃은 없다. 우리의 남은 인생도 어떻게 꽃피울지 생각하게 된다. 매일매일 물을 주고 햇볕을 쐬주고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꽃하고 물으며 대답하는 시인의 삶은 생태주의자 <월든>의 소로를 닮아있기도 하다. 더 좋은 꽃이 되기 위해서는 고개를 들어라. 시인은 병마와 싸우고 다시 봄을 맞이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내 편이 되어 주고 삶을 더 사랑하기로 한다.
그에게 남은 생은 다시 얻은 인생, 살아온 생을 되돌아보고 살아갈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버킷에 무엇을 담을까 고심하면서 그 마음을 시에 담았다.

끝끝내
너의 얼굴 바라봄이 반가움이다
너의 목소리 들음이 고마움이다
너의 눈빛 스침이 끝내 기쁨이다
끝끝내
너의 숨소리 듣고 네 옆에서
내가 있음이 그냥 행복이다
이 세상 네가 살아있음이
나의 살아 있음이고 존재 이유다
시인은 에크하르트 톨레처럼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사람이다. 감사와 지금 이 순간의 자유와 기쁨들이 시에 담겨있다.
코미디
웃어서 행복한가
행복해서 웃는가
함께 답일 수 있지만
오히려 웃어서
행복한 게 아닐까
그래서 인생이 코미디이고
인생에 코미디는
필요할 것이다.
함께 가자는 약속, 손을 꼭 잡고 걷는 길, 혼자가 아닌 함께를 생각하는 길이 앞으로의 길이다. 혼자 걷는 인생이 아닌 함께 하는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살 거야? 그냥요. 그냥 살기도 그냥 되는 것만은 아니다. 시인의 시는 숨 쉬고 살아있는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심장이 원하는 소리를 듣게 한다.
세상의 움직임에 귀 기울이고 매일이 최초의 만남인 것처럼 살라고 한다.

화분 식물
잘 자라지 않는다
쉽게 시든다
거름 부족이거나
햇빛 부족이 아니라
물 과잉이 원인이다.
오늘날 우리들 삶이 그렇다
소망하는 것들과 묘비명을 생각해 보고 오늘을 사는 방법이 시속에 담겨있다. 부모로서 부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지구 떠나는 날까지 사랑을 멈추지 않는 일이 시속에 담겨있다.
조금 허황된 꿈도 버킷리스트니까 가슴에 품어도 괜찮다고 시로 쓴 버킷리스트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시와 함께 지연리 작가의 그림들이 실려있다. 접시꽃, 작약, 수선화 등 여러 계절 피고 지는 꽃은 우리 삶 속에 함께 하는 것들이다. 아름답게 그려진 꽃과 시인의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는 시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분
▶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채우고 싶은 분
▶ 편안한 감성시를 좋아하시는 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