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고전 연속 강의 2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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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이해하는 시선은 다양하다.  우리가 교과서로 배운 위정자들의 역사가 있는가 하면, 철저하게 인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서술이 있고, 그 사이에서 시선배분을 적절히 조절한 역사서술도 있다.  알려진 사실과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하는 서술자의 해석차는 이를 공부하는 이의 조율에 달린 문제이다.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에 계급적 다양성이 존재한다면, 다르게는 문화사회적 현상의 복잡성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두고 바라보아야 할 다양한 원인, 다양한 전개, 그리고 다양한 결과를 분석해보는 것이다.  한 시점을 중심으로 시대를 흐르는 중심사상과 좌우앞뒤의 전개를 통해 그 시점을 분석이해하고 현재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뽑아내어 성찰하는 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강유원선생님의 강의는 깊은 가치를 지닌다. 


  교과서 공부에만 치중했던 우리가 그런 입체적인 사고를 지니기는 힘들다.  게다가 요즘은 입시에 밀려 역사 자체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세상에 역사에서 우리가 성찰물을 걸러내는 작업 자체에 익숙함이 없다.  역사를 바라보지 않고 성찰하지 않다보니 21세기에 어찌되었든 배만은 불릴 수 있었던 어두운 40년전의 현대사를 다시 체현하려 하는지 모른다.  역사적 성찰의 부재와 시대의 흐름에 대한 인식의 부재는, 머리의 성장을 차치하고서라도 결국 배부른 돼지의 늘어진 뱃살만 잃어버릴 일만 남을 것이다. 


  저자의 성찰의 능력과 책으로 제시되는 다양한 레퍼런스의 조합은 역사의 가장 중요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르게 하며, 거기에 살을 붙이는 공부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분명하게 제시한다.  그 방식의 복잡다양함과 요구하는 끈기는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제대로 공부한다는 것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인가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역사를 해설하면서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의 개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유원 선생님은 삶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무명의 존재로 태어나 공부를 하고 공부를 통해 인류의 위상을 높이고 위상을 높인 후 무명으로 죽는다.'  그것이 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며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일 것이다.  언뜻 보면 별다른 의미를 모를 수도 있겠지만, 헤겔의 말대로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엔 언제나 악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래서 역사의 순간순간에 무척 불행한 일이 많았으며, 지금 우리의 삶을 40여년전의 암담한 세월로 스스로 돌려놓은 시점에 그 의미가 마음에 닿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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