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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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것, 무턱대고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한 이후로 이제껏 간과라기보다는 애써 무시해 온 일이다.  분명 내가 놓치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던가, 지금 읽고 있는 책 이전에 읽어야 할 다른 책이 있다던가 하는 그런 느낌..  하지만 애써 무시하고 꾸역꾸역 읽어나갔던 것이 지금까지의 글읽기였다.  짬짬의 시간에 책을 읽는 이유로 정독이 아닌 통독에 가까운 독서와 함께 내가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강유원의 인문고전강의는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나는 마음 안에서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난 듯한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책이 쓰여진 시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때로는 이해를 위한 배경지식을 요하는 일임을 책의 곳곳에서 읽는 일은, 그래서 시대마다의 고전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깨닫는 일은 이제껏 내가 '읽는다는 행위'를 얼마나 무식하게 해왔던 것인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도 못하고 독후감을 씀으로서 '읽었다는 흔적'이상도 이하도 아닌 끄적거림에 불과한 짓을 해왔는지 절절하게 깨달아야 했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도 통찰이 필요한 일임을 깨닫게 한다.  그 통찰은 입체적이다.  하나의 고전이 가지는 의미가 역사적 시점을 중심으로 한 일정범위 안에서의 통찰을 요하는 일이라면, 시간을 따라 현재로 오면서 만나는 시대마다의 고전은 역사의 흐름안에서 인간의 생각과 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라는 통찰을 요하고 동시에 통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동시에 독서는 의미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하는 일임을 알게 해준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책의 내용중에 잠깐 나오고 마는, 내용의 의미와는 다른 단어가 마치 중심적 의미를 지닌 것처럼 호도되어 자본주의자들의 헤게모니 유지에 이용되듯, 책읽기는 내용의 분명한 이해를 획득해야 하는 일이다.  읽다보면, 우리가 알고있는 수많은 책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된 개념이나 단어들이 실은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의 의도로 호도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힘과 깊이가 있고 폭넓은 통찰이 있으면서도 강의의 흐름속에 긴장과 짜임새가 있어 어렵지 않게 읽혀진다.  고전은 그 자체로 읽기가 무척 어렵지만,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고전은 무척 친근하고 깔끔하게 다가온다.  동시에 책읽기라는 행위에 대한 제안은 무척 소중하게 다가온다.  모든게 그렇듯, 책을 읽는다는 것도 쉽고 가볍지만은 않은 일이다.  호되면서도 후련하게 내려치는 꾸지람이 그래서 더욱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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