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개정판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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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국가는 과연 정당성을 가진 통제집단인가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듯 하면서도 쉽게 답을 말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어느 국가의 국민인가라는 결정은 단지 나를 낳아준 부모가 어느나라 사람인가 또는 어느 지역에서 낳았느냐에 달려있고,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려하는 집단을 정당이라 말하는 데, 이 역시 국가를 이루는 국민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라는 존재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따지기보다는 국가의 정당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일일텐데,이 역시도 고민이 되는 것은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 또는 폭력권한은 어디서 부여받은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면 국가권력 또는 폭력은 그나라 국민들이 부여했다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지난 100년간 국가폭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이 약 2억명인데 그 중 1억 3천만명이 자국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쉽지 않은 이야기가 된다.  그런 국가가 자신에게 속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고, 자신의 영역이라 주장하는 지역에서 마음대로 개발을 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강제로 병역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가 하는 의문도 들 수 밖에 없다.  여튼간에, 국가라는 존재는 이렇게 불분명한 근원의 정당성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라는 이해에서 논리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국가에 대한 정당성 또는 어떤 의문은 다른 부분에서도 제기할 수 있다.  바로 국가가 주도하여 벌이고 있는 경제성장, 발전이라는 행위인데, 과연 그런 성장과 발전으로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고, 지금까지의 성장으로 전보다 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 역시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국가간의 경제권력경쟁, 각 나라마다의 발전은 결국 환경파괴와 빈부의 격차, 그리고 국가간의 분배불균형과 착취의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다.  지구 자체의 손상에 의한 환경의 변화, 결국 우리는 생명의 터전인 지구를 스스로 파괴하고 멸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성장과 발전의 논리, '파이가 커지면 조각도 커진다' 또는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도울 수 있다'는 논리는 자체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논리였던 것이다.  파이는 커지면 조각도 커지겠지만, 지구는 더이상 커지지않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이며, 부자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돕는다는 것은 -기실은 착취이지만 설령 진정한 의미에서 돕는다 치더라도- 결국 한정된 지구를 더욱 빠른 속도로 파괴하겠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타이타닉이 빙산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형국, 타이타닉호는 빙산이 있음을 모르고 돌진했지만 우리는 앞에 빙산이 있음을 알고도 엔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이 순간 차라리 엔진을 멈추어야 하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일진대, 국가로 대변되는 권력은 성장과 개발을 명목으로 연료구에 계속 석탄을 넣어 엔진을 가동시키기를 주문한다.  과연 국가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존재인가.

 

  생태적인 의미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책이다.  알다시피 생태주의는 단순한 땅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급진적인 사상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극우나 우파의 맹목적인 개발의 논리를 벗어나 생태주의의 급진적 사고를 가져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당장의 생명에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생태적 위기는 지금 현실이다.  그리고 그 위기의 중심에는 국가와 우리가 속한 사회의 제도등이 존재한다.  다시금 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저자는 평이한 이야기들로 상세히 설명해준다.  부록에 실린 '영어회화의 이데올로기'는 영어속에 담긴 사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어 상당한 공감을 느꼈다.  쓰여진 지는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히 다가오는 내용들이기에 결코 진부하지 않다.  남는 것은 진심가득한 공감과 행동에 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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